경제

“시간외 10% 급등”…오름테라퓨틱, 1450억 유상증자에 성장 베팅 부각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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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테라퓨틱 주가가 장 마감 이후 급반등하며 투자자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정규장에서 지분 희석 우려로 약세를 보인 뒤 대규모 자금 조달 계획이 공개되면서 야간 시장에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성장성에 대한 베팅이 다시 힘을 얻는 모양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름테라퓨틱은 정규장에서 8만 7300원에 거래를 마쳐 전 거래일 대비 3.22% 하락했다. 그러나 장 마감 후 공시된 약 14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이 알려지면서 현재 NXT 시장에서는 9만 6900원까지 뛰어오른 상태다.

투자자들이 주목하는 대목은 이번 유상증자 발행가액이 기준 주가를 웃도는 9만 원대에 책정됐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유상증자는 할인 발행으로 이어져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과 주가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지만, 오름테라퓨틱은 시장 가격 이상 수준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를 ‘저가 매도’가 아닌 ‘성장성에 대한 자신감 표명’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정규장에서는 단기 차익 실현 매물과 지분 희석 우려가 맞물려 주가가 눌렸지만, 발행가 구조가 확인되자 야간 거래에서 매수세가 급격히 유입되고 있다. 특히 1450억 원에 달하는 실탄 확보는 향후 연구개발과 파이프라인 확대, 글로벌 임상 및 라이선스 아웃 준비 등에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과 맞물려 주가를 자극하고 있다.

 

한 증권사 바이오 담당 연구원은 “바이오 기업의 유상증자는 통상 주가 할인과 희석 부담으로 이어지지만, 기준가를 상회하는 발행 구조는 성장 투자 성격이 강하다고 시장이 해석하는 경향이 있다”며 “조달 자금의 구체적 사용 계획과 향후 성과에 따라 재평가 여지도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단기적으로는 유상증자 물량 출회 가능성과 조달 자금 집행 속도, 성과 가시성에 따라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경계도 공존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향후 공시될 세부 자금 사용 계획과 임상·사업 개발 일정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오름테라퓨틱의 이번 결정이 실제 실적과 기업 가치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향후 개발 성과와 글로벌 제약사와의 협업 여부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단기적인 주가 급등락보다 자금 조달 이후의 실행력에 한층 더 무게를 두고 지켜보는 분위기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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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름테라퓨틱#유상증자#nxt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