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4,000선 회복 출발…개인 2,065억원 순매수에 완만한 상승

정유나 기자
입력

코스피가 17일 장 초반 개인 투자자의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4,000선을 회복한 채 완만한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증시가 고용과 소비 지표 부진 속 혼조 마감한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은 주요 이벤트를 앞둔 관망 기조와 개인 매수로 지수 하방이 지지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 반도체 기업 실적과 물가 지표 결과에 따라 향후 변동성이 재차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7일 오전 9시 1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6.00포인트 오른 4,015.13을 기록 중이다. 지수는 장 시작과 함께 20.30포인트 상승한 4,019.43에서 출발한 뒤 한때 3,994.65까지 밀렸다가 다시 4,000선을 회복하며 상승 폭을 조정하고 있다.

코스피 4,015선 회복 출발…개인 2천65억원 순매수·코스닥도 상승
코스피 4,015선 회복 출발…개인 2천65억원 순매수·코스닥도 상승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은 같은 시각 2,06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861억원, 230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선 모습이다. 코스피200선물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07억원어치를 순매도 중이며, 개인도 310억원 규모 매도 우위를 보이고 있다. 기관은 선물에서 605억원을 순매수하며 차익거래와 헤지 수요를 조정하는 흐름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가운데에서는 반도체 대형주가 상대적으로 강세다. 삼성전자는 1.07% 오른 10만3,900원에 거래되고 있고, SK하이닉스는 0.19% 오른 53만1,000원에 머물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0.80%, SK스퀘어 0.71%, 기아 0.58%, 신한지주 0.40%, 현대차 0.35% 등 주요 대형주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01% 하락했고, 삼성물산 0.82%, 두산에너빌리티 0.65%, HD현대중공업 0.57% 등은 약세다.

 

업종별로는 섬유·의류가 2.55% 오르며 가장 강했고, 비금속 2.13%, 전기·가스 1.86%, 금속 1.64%, 의료·정밀 1.03%, 전기·전자는 0.71% 상승했다. 제약 업종은 0.58% 떨어졌고 오락·문화도 0.24% 내리는 등 업종 간 차별화가 전개되고 있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08포인트 오른 919.19를 기록 중이다. 코스닥은 5.92포인트 오른 922.03에서 출발한 뒤 장 초반 913.92까지 밀렸다가 재차 반등해 방향성을 모색하는 흐름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개인은 1,594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42억원, 295억원을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을 이어가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는 삼천당제약이 7.03% 급등했고, 에임드바이오도 4.97% 상승하는 등 일부 종목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반면 펩트론은 5.66% 하락했고, 디앤디파마텍 4.46%, 에이비엘바이오 2.15%, 코오롱티슈진 1.42% 등 바이오 종목을 중심으로 조정이 나타났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초반 원화 강세로 출발했다. 환율은 개장 직후 전 거래일보다 2.5원 내린 1,474.5원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달러 약세와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완전히 강화되지는 않았지만, 국내 증시의 반발 매수와 함께 환율도 소폭 하락하며 안정세를 보이는 분위기다.

 

해외 금융시장에서는 전날 미국 뉴욕 증시가 고용과 소비 지표의 엇갈린 결과 속에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62% 하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 500지수도 0.24% 내렸다. 기술주 비중이 큰 나스닥종합지수는 0.23% 상승 마감하며 차별화된 흐름을 나타냈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비농업 부문 고용은 전월 대비 6만4,000명 증가해 시장 전망치인 5만명 증가를 상회했다. 그러나 실업률은 4.6%로 올라 2021년 9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고용시장 둔화 우려가 계속되고 있다.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10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변동이 없는 7,326억 달러로 집계됐다. 시장에서 기대한 0.1% 증가에는 못 미치는 수준으로, 미국 경기의 핵심 축인 고용과 소비가 동시에 약화되는 것 아니냐는 경계 인식이 금융시장에 확산되는 모습이다.

 

다만 미국 증시에서는 테슬라가 3.07% 오르는 등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다. 최근 조정을 받았던 인공지능 관련주의 불안 심리가 다소 진정되면서 반발 매수세가 유입돼 일부 낙폭을 회복했다. 국내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대형주 강세가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지수 방어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의 제한적 반등에 주목하며 한국시간으로 18일 새벽 6시 이후 예정된 마이크론 실적 발표와 같은 날 밤 10시 30분 발표될 미국 11월 소비자물가지수에 대한 경계 심리가 당분간 시장을 지배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 반도체 업황과 인플레이션 흐름이 동시에 확인되는 일정인 만큼, 결과에 따라 국내 반도체주와 성장주의 변동성이 확대될 여지도 있다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는 이처럼 해외 경기 지표와 기업 실적, 인공지능 수요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의 하방을 지지하는 구조를 장 초반 형성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마이크론 실적과 미국 소비자물가지수 결과가 확인된 이후 국내 증시의 방향성이 보다 분명해질 것인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정유나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코스피#코스닥#마이크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