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주당가치 높인다”…엠게임, 배당·자사주 소각 병행

권혁준 기자
입력

게임 산업 내에서 투자 효율성과 인재 경쟁이 동시에 중요해지는 가운데 엠게임이 공격적인 주주환원과 인력 보상 정책을 병행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을 구체화했다. 현금배당과 자기주식 소각, 그리고 임직원 대상 주식 보상을 한 번에 추진해, 국내 중견 게임사의 자본 효율화와 인재 확보 경쟁 구도를 자극할 조치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고금리·저성장 국면 속에서 게임사의 현금 활용 전략이 기업가치 평가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상황인 만큼 이번 발표가 IT게임 업계 지배구조와 보상 체계 변화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엠게임은 16일 주주 가치 제고와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강화를 목표로 주당 222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배당 규모는 약 43억 원이며 배당기준일은 2025년 12월 31일이다. 배당금 지급 시점은 정기주주총회일로부터 1개월 이내로 잡았다. 회사는 최근 2년간 연속으로 현금배당을 진행해 왔고, 올해 역시 안정적인 현금 창출력과 무리 없는 재무 구조를 바탕으로 일관된 주주환원 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설명했다.

동시에 자본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직접적인 장치로 자기주식 34만1303주를 전량 소각하기로 했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수의 약 1.7퍼센트에 해당하는 규모다. 소각 완료 후 엠게임의 발행주식수는 기존 1954만3877주에서 1920만2574주로 줄어든다. 자본금은 유지한 채 유통 주식 수만 줄이는 방식으로 구조를 설계해, 신규 발행 없이도 주당가치 희석을 억제하고 기존 주주 지분가치를 상대적으로 끌어올리는 효과를 노린 셈이다.

 

특히 게임 산업 특유의 실적 변동성과 라이브 서비스 중심 매출 구조를 감안하면, 자사주 소각은 시장에서 기업의 중장기 실적 자신감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개발 지연이나 흥행 실패에 따른 단기 주가 변동성을 완화하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주주환원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보여주는 시그널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외 상장 게임사 상당수가 자사주를 보유만 하고 활용하지 못한 채 두는 것과 달리, 엠게임은 직접 소각을 통해 공급 물량을 줄이는 쪽을 택했다는 점도 차별점이다.

 

이번 발표에는 인재 확보 전략도 함께 포함됐다. 엠게임은 임직원에 대한 장기 보상의 일환으로 약 60만 주 규모의 자기주식을 배부할 계획이다. 시가 기준 약 40억 원으로 추산되는 이번 주식 보상은 핵심 인력의 장기 근속과 회사 성장에 대한 주인의식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IT와 게임 업종에서 주식 기반 보상은 스톡옵션과 제한부주식 등 형태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현금보상보다 회사의 장기 가치 상승과 직접 연결된다는 점에서 인력 유인 수단으로 활용도가 크다.

 

경쟁사들과의 비교 측면에서 보면, 글로벌 대형 게임사와 빅테크 기업들은 이미 대규모 자사주 매입과 소각, 그리고 광범위한 주식 보상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를 끌어들이는 구조를 고도화해 왔다. 북미 상장사들은 주당순이익과 자본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도구로 자사주 소각을 적극 활용하는 추세다. 국내에서는 일부 대형 게임사가 배당을 늘리거나 자기주식 매입을 공시하는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어, 중견사인 엠게임의 동시다발적 조치는 상대적으로 공격적인 주주·임직원 친화 행보로 읽힌다.

 

다만 주주환원 확대와 주식 보상은 모두 회사의 현금과 지분을 활용하는 전략인 만큼, 규제 당국과 시장은 재무 건전성과 성장 투자 여력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점검하는 추세다. 금융당국은 과도한 배당이나 자사주 매입이 연구개발과 신규 사업 투자 여력을 저해하지 않는지 살피고 있으며, 게임 산업에서도 대형 프로젝트와 글로벌 퍼블리싱 확대에 필요한 투자 재원을 어떻게 균형 있게 배분할지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엠게임은 이번 조치가 성장 투자 여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뤄졌다고 강조하고 있다.

 

권이형 엠게임 대표이사는 엠게임은 주주에게는 보다 명확한 가치 제고 정책을 제공하고, 임직원에게는 장기적인 성장을 함께할 수 있는 보상 기회를 마련하는 상생 성장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며, 기업의 중장기 경쟁력을 강화하고 모든 이해관계자가 함께 성장하는 체계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산업계에서는 엠게임의 이번 행보가 다른 중견 IT·게임 기업의 재무 전략과 보상 정책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실제 실적 개선과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권혁준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엠게임#권이형#자기주식소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