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바이오

"AI 스마트홈 돌봄"…NHN, 초고령사회 케어모델 겨냥

배진호 기자
입력

인공지능 기반 스마트홈 돌봄 기술이 초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돌봄 인력 부족 문제를 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생활공간 곳곳에 센서와 디바이스를 설치해 어르신의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클라우드와 대규모 언어모델을 통해 맞춤형 케어를 제공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인프라 기업과 플랫폼, 디바이스 기업이 결합한 이번 협력이 지자체 중심 공공 돌봄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경쟁에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NHN은 시니어케어 전문 법인 와플랫, 인공지능 케어 서비스 기업 마크노바와 AI 기반 스마트홈 돌봄 서비스 구축 및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30일 밝혔다. 협약식은 최근 NHN 판교 사옥 플레이뮤지엄에서 열렸으며 황선영 NHN 법무정책그룹 이사 겸 와플랫 대표, 최혁 마크노바 대표, 이새미 와플랫 팀장 등 주요 관계자가 참석했다.  

3사는 이번 협약을 통해 어르신이 실제 거주하는 생활 공간에 인공지능 기술을 적용한 스마트홈 돌봄 환경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NHN의 대규모 AI 인프라, 와플랫의 스마트폰 기반 통합 돌봄 플랫폼 운영 역량, 마크노바의 케어 전용 디바이스 기술력과 현장 사업 경험을 하나의 서비스 모델로 통합하는 구상이다.  

 

기술적 기반은 NHN이 담당한다. NHN은 국가 AI 데이터센터 운영 경험과 국가 GPU 인프라 구축 역량을 바탕으로, 대규모 AI 모델 구동에 최적화된 클라우드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정부의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며 축적한 대규모 언어모델 기술을 활용해, 음성 기반 상담이나 돌봄 패턴 분석, 이상징후 탐지 등 지능형 서비스의 고도화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는 기존 룰 기반 알림 시스템보다 상황 인식과 대화 이해 능력을 높여, 사용자별 맞춤 응답과 장기적인 케어 전략 수립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와플랫은 스마트폰 기반 통합 돌봄 서비스 와플랫 AI 생활지원사를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는 2023년 7월 시작 이후 전국 23개 지자체에 도입됐으며, 50대 여성 생활지원사를 모델로 한 AI 휴먼 사용자경험을 적용해 어르신 사용률 95퍼센트를 기록했다. 실제 인력을 대체하기보다 보완하는 디지털 생활지원사 개념으로, 약 복용 알림, 상담, 생활 패턴 체크 등 기능을 제공한다. 와플랫은 여기에 스마트홈 환경을 연동해 조명, 문 열림 감지, 낙상 감지 센서 등과 통합된 고도화된 AI 돌봄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마크노바는 보건복지부 독거노인 장애인 응급안전안심서비스와 AI 사물인터넷 기반 어르신 건강관리 사업에 자사 케어 디바이스와 서비스를 공급해 온 기업이다. 침입과 낙상, 움직임 변화를 감지하는 센서, 게이트웨이 기기, 응급 호출 장치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협력을 통해 마크노바의 기기와 와플랫 서비스는 다양한 IoT 센서와 혈당계, 혈압계, 체중계 등 건강관리 기기와 연동된다. 수집된 데이터는 NHN 인프라에서 처리돼 어르신의 건강과 안전 상태를 상시 모니터링하고, 이상 패턴 발생 시 보호자나 지자체 돌봄 인력에게 즉시 알리는 통합 돌봄 환경으로 확장된다.  

 

세 기업의 역할 분담은 돌봄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구조를 잘 보여준다. 클라우드와 AI 인프라 기업은 대규모 데이터 처리와 모델 학습, 지능형 분석을 담당하고, 플랫폼 기업은 사용자 경험과 서비스 설계를 맡는다. 여기에 디바이스 기업이 현장 설치와 센서 데이터 수집,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식이다. 특히 이번 모델은 인공지능, 데이터, 기기가 하나의 서비스 체계로 통합된 점에서 기존의 단일 기능 위주의 응급 호출 서비스보다 고차원적인 돌봄 체계로 평가된다.  

 

정책 환경 측면에서도 이번 협력은 정부의 AI 스마트홈 돌봄 정책 방향과 궤를 같이한다. 정부는 자립생활을 지원하는 AI 스마트홈 돌봄 정책을 추진하며, 실시간 모니터링과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디지털 돌봄 체계를 지향하고 있다. 여기에 지자체별 예산으로 운영돼 온 응급안전안심서비스, AI IoT 건강관리 사업 등이 연계되면서, 통합 플랫폼 기반의 표준 모델 필요성이 커졌다. 이번 협력 모델이 지자체가 즉시 도입 가능한 표준 패키지 형태로 발전할 경우, 장비와 플랫폼이 제각각이던 기존 공공 돌봄 사업의 파편화를 줄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고령친화 스마트홈, 디지털 케어테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추세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웨어러블 기기와 스마트 스피커, 각종 센서를 결합한 홈 헬스 모니터링 서비스가 보험과 연계돼 확산되고 있으며, 일본 역시 지자체와 민간 기업이 협력한 고령자 주거시설 디지털 케어 모델이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통신사와 대형 플랫폼, 의료기기 기업이 잇달아 AI 돌봄 사업에 뛰어드는 가운데, NHN 컨소시엄은 공공 지자체 사업에 최적화된 구조를 내세우며 차별화를 노리는 모습이다.  

 

다만 초고령사회 돌봄 데이터는 민감한 건강정보와 생활 패턴을 포함하는 만큼,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강화, 서비스 책임 범위 설정 등 법 제도적 장치가 병행돼야 한다. 특히 AI가 이상 행위를 감지하고도 인력 대응이 지연될 경우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지에 대한 논의, 장비 설치와 유지보수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최혁 마크노바 대표는 마크노바가 보유한 AI 시니어 케어 기술력이 NHN 인프라와 와플랫 플랫폼과 결합해 케어 서비스와 디바이스,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통합된 스마트홈 모델을 제시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지능형 돌봄 정책 방향에 맞춰 고령층 실제 생활 공간에서 신뢰할 수 있는 사용자 중심 돌봄 서비스를 완성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황선영 NHN 이사는 초고령사회 돌봄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생활 공간 중심 디지털 전환이 필수라며, NHN 그룹의 AI 기술력과 마크노바 현장 기기 기술을 융합해 어르신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지속 가능한 AI 스마트홈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이번 협력으로 제시된 통합 돌봄 모델이 실제 지자체 사업과 민간 시장에 얼마나 빠르게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배진호 기자
share-band
밴드
URL복사
#nhn#와플랫#마크노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