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R 전용공장에 8천68억원 투자…두산에너빌리티, 창원서 원전 수출기지 구축 나선다
인공지능 산업 확대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커지면서 차세대 원전인 소형모듈원자로 시장이 주목받는 가운데 두산에너빌리티가 대규모 설비투자에 나섰다. 신규 수주 확대에 대비해 국내에 전용 생산기지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향후 원전 수출과 연관 산업 전반에 적잖은 파급효과가 예상된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7일 경남 창원공장에 소형모듈원자로 전용 생산시설을 신축하는 등 총 8천68억원 규모의 설비투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투자안은 이날 이사회에서 의결됐으며, 집행 기간은 2026년 3월부터 2031년 6월까지 약 5년 3개월이다. 회사는 이번 투자로 창원공장을 글로벌 SMR 공급 거점으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투자 계획에 따르면 두산에너빌리티는 창원공장 내에 SMR 전용 생산시설을 새로 짓고 기존 공장 설비를 SMR 제작에 맞게 최적화한다. 아울러 대량생산과 원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혁신제조 설비도 함께 구축할 계획이다. 회사는 신규 공장이 완공되면 연간 20기 수준의 소형모듈원자로를 제작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 산업 확산에 따라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SMR 도입을 검토하는 사업자가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탄소중립과 안정적 전력 공급을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이번 투자는 향후 수주 물량 증가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생산 기반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라는 설명이다.
글로벌 파트너십도 강화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SMR 개발사 엑스에너지와의 협력을 확대하며 세계 최대 데이터센터 시장인 미국에서 SMR 사업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12일에는 엑스에너지와 SMR 16기분 핵심 소재인 단조품에 대한 예약 계약을 체결해 향후 본계약과 후속 수주 기반을 마련했다.
엑스에너지 외에도 미국 내 3대 소형모듈원자로 업체로 꼽히는 뉴스케일, 테라파워와 협력 관계를 구축하며 사업 저변을 넓히고 있다. 업계에서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탄소 감축과 전력 수급 안정을 위한 대안으로 SMR 도입 논의가 확산되는 만큼, 두산에너빌리티의 제작 역량이 향후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번 설비투자를 통해 글로벌 SMR 공급망에서 핵심 제작기지 역할을 한층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진행되는 SMR 프로젝트 참여 기회를 확대해 수주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원전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하겠다는 구상이다.
향후 투자 성과와 수주 흐름은 글로벌 에너지 전환 속도, 각국의 원전 정책 변화,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확대 추세 등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