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거래일 연속 상한가”…상지건설, 주택공급 확대 정책 기대에 수급 탄력 강화
상지건설 주가가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 기대와 개별 수주 모멘텀에 힘입어 단기간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단기 급등세가 이어지면서 중소형 건설주 전반으로 매수세가 확산되는 양상으로, 정책 구체화 속도와 수급 흐름에 따라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실적 악화와 재무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정책 테마가 단기 주가를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가 제기된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4일 장중 기준 상지건설 주가는 9,84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29.99 상승한 상한가를 기록 중이다. 최근 한 달간 52주 신저가 수준이던 3,020원에서 3배 이상 급등하며 2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고, 6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를 벗어나 거래량을 동반한 장대양봉 패턴을 만들며 단기 추세 전환을 시사했다.
![[분석] 주택공급 정책 기대에… 상지건설 중소형건설주 수급 탄력 강화](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04/1764827620883_449617545.jpg)
주가 급등을 이끈 핵심 재료는 임실 정주활력센터 건립 공사 수주와 국토교통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이다. 지난 2일 공시된 전북 임실군 정주활력센터 건립 공사 계약 규모는 약 89억 6,000만 원으로, 지난해 매출액 대비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한다. 공사 기간이 2027년까지 이어지는 만큼 중장기 매출 가시성이 확보됐다는 점이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산업 전반에서는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방침이 중소형 건설사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김이탁 국토교통부 1차관 취임 이후 9.7 공급대책의 조기 이행과 수도권 대규모 공급 시그널이 구체화되면서, 중소형 건설사의 수주 기회가 확대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에 따라 상지건설뿐 아니라 동신건설, 일성건설 등 중소형 건설주들도 동반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단기적으로 매수세가 집중되는 모습이다. 최근 1주일간 외국인은 상지건설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12월 3일에는 약 1만 7,000주를 사들이며 상한가 안착에 기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기관은 소폭 매도세를 이어가며 보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어 투자 주체별로 엇갈린 행보가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경우 추가 상승 탄력이 붙을 수 있지만, 급등 구간에서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질 경우 변동성이 확대되는 패턴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지건설은 시가총액 671억 원 수준으로 코스닥 내 1,073위에 해당하는 소형 건설주다. 상장주식수는 약 683만 주에 불과해 유통 물량이 적고, 시가총액 1조 원 이상 대형사에 비해 주가가 상대적으로 가볍게 움직이는 구조다. 이러한 특성 탓에 호가 공백이 발생하기 쉬워 정책 뉴스나 수주 공시와 같은 이벤트가 발생하면 상승폭과 변동성이 동시에 확대되는 경향이 강하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상지건설의 PBR은 약 0.76배로, 현대건설 0.41배 대비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다. 업계 평균보다 높은 PBR은 자산 가치 대비 주가 탄력성이 상대적으로 크게 반영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이 같은 주가 수준이 실적 개선보다 정책 테마와 수급에 의해 형성됐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적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재무 지표는 다소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2024년 예상 매출액은 204억 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 감소가 전망되며,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218억 원으로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이 모두 마이너스 구간에 머물며 수익성 악화가 심화된 가운데, 부채비율은 128.39로 업계 평균 수준에 근접하지만, 유보율이 335.25를 기록해 재무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회사 관련 유동성 이슈도 잠재 리스크로 언급된다. 상지건설은 최근 자회사 카일룸도산에 대한 185억 원 규모 대여금 만기를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그룹 내 자금 운용 차원으로 해석하며 단기 악재로 보지는 않았으나, 향후 이 대여금 회수 지연이나 추가 지원이 필요할 경우 재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상지건설은 과거 정치 테마주로 분류된 이력이 있어 정책 및 인물 관련 뉴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종목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최근 한 달간 주가 급등은 특정 인물 이슈보다는 정부의 부동산 공급 정책과 구체적인 수주 공시라는 실질적인 산업 이슈가 결합된 결과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정책 방향성과 개별 기업 모멘텀이 동시에 부각되면서 테마 강도가 한층 강화됐다는 분석이다.
동일 업종 내에서 현대건설, GS건설 등 대형 건설사는 안정적 실적과 낮은 PBR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방어적인 성격을 띠는 반면, 상지건설은 높은 주가 변동성과 정책·테마 민감도를 무기로 단기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 수요를 끌어들이는 구조다. 전문가들은 적자 지속과 매출 감소로 펀더멘털이 약화된 상황에서 주가만 빠르게 오른 만큼, 향후 실적 개선 속도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한다.
단기적으로는 상한가 잔량이 유지되는 동안 추가 상승 시도가 이어질 여지가 있다. 기술적 관점에서는 9,000원 선이 1차 지지 구간으로 거론되며, 이 가격대를 지키면 정책 이슈와 수급에 힘입은 오버슈팅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해당 지지선이 무너질 경우 차익 실현 매물이 급격히 늘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레버리지 활용이나 단기 추격 매수에는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는 조언도 함께 제시된다.
중기적으로는 실제 주택 공급 사업의 착공과 분양 실적이 가시화되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정부 공급 대책이 계획 수준에 그칠 경우 정책 모멘텀이 차츰 약화될 수 있고, 건설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중소형사의 유동성 압박과 채산성 악화가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시장 참여자들은 단기 급등에 따른 가격 변동성 확대와 적자 전환 전망이라는 펀더멘털 리스크를 동시에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특히 정책 모멘텀이 약해지거나 수주 공백이 발생할 경우 테마성 자금이 빠르게 이탈할 소지가 있는 만큼, 향후 정책 이행 속도와 신규 공사 수주 여부가 주가 흐름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