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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UST로 조직문화 재설계"…LG유플러스, 2026 디지털전환 승부수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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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인프라와 통신 플랫폼 경쟁이 고도화되는 통신·ICT 시장에서 조직문화와 구성원 경험을 전면에 세우는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네트워크와 보안, 서비스 개발 역량을 뒷받침하는 것은 결국 사람과 신뢰라는 판단에서다. LG유플러스가 2026년 신년 메시지에서 내건 핵심 키워드도 바로 신뢰다. 업계에서는 이번 선언을 5G 고도화와 기업용 디지털 전환, 구독·콘텐츠 플랫폼 확장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2일 사내 메시지 형태로 발표한 2026년 신년사에서 TRUST를 상징 키워드로 제시하고, “2026년은 우리가 설계한 미래 경쟁력에 대해 성공 체험을 확대하고 실제 성공을 축적해 가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을 “가야 할 방향과 전략에 대한 큰 그림을 디자인한 해”로 규정한 그는, 지난해 정리한 차별적 경쟁력의 영역과 우선순위가 올해에도 변함없는 원칙으로 남아 고도화·구체화되며 모든 실행의 기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말하는 신뢰는 고객과 약속을 지키는 믿음, 회사 전략과 방향에 대한 확신, 동료와 리더를 향한 상호 신뢰라는 세 축으로 정의된다. 홍 사장은 “신뢰가 쌓이면 남들이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만들고, 성공 속도가 붙어 탁월한 성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 시장에서 네트워크 품질과 요금제, 콘텐츠 강화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고객 유지율과 브랜드 충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를 ‘신뢰 기반 경험’으로 두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이번 신년사의 또 다른 축은 2025년에 공개한 신규 브랜드 철학 심플리 유플러스와의 연결이다. 심플리 유플러스는 복잡한 통신·디지털 서비스를 고객 관점에서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전략적 방향성을 담고 있다. 홍 사장은 이 철학을 구성원 행동 원칙으로 구체화하기 위해 TRUST라는 다섯 글자를 제시했다. 디지털 전환 과정에서 고객 경험을 설계하는 내부 문화와 일하는 방식까지 함께 바꾸겠다는 의도다.

 

TRUST의 첫 번째 요소인 R은 레드 리빌스 위 라이즈로, 문제를 숨기지 않고 투명하게 드러내 함께 해결하는 용기를 뜻한다. 그는 “숨기기보다 솔직하게 하고 탓하기보다는 함께 해결하는 용기가 신뢰에서 비롯된다”고 말하면서, 네트워크, 보안·품질·안전 기본기, 서비스 개발 체계 등 회사 전 영역에서 이런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통신망 장애나 보안 사고가 기업 신뢰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상황에서, 문제를 미리 공유하고 조기에 대응하는 ‘레드 플래그’ 기반 리스크 관리 체계로 전환하겠다는 선언으로도 읽힌다.

 

두 번째 요소 U는 유나이트 어라운드 더 하더스트 챌린지로, 어려운 과제일수록 조직이 함께 뭉치는 연대를 의미한다. 홍 사장은 “진심 어린 소통으로 쌓이는 신뢰가 동료와 리더에 대한 든든함을 준다”고 말하며, 부서·조직 간 협업과 타운홀 미팅 등을 통해 자신이 가장 무거운 짐을 나눠 들겠다고 약속했다. B2B 클라우드, 인공지능 콜센터, 기업 보안 솔루션처럼 복합 기술과 여러 조직의 협력이 필요한 디지털 사업에서는 이러한 수평적 소통 체계가 프로젝트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세 번째 S는 세그먼트 딥 액트 스마트로, 고객 세분화를 통해 깊이 이해하고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성공을 쌓자는 메시지다. 홍 사장은 “세그먼테이션을 하면 고객을 깊이 이해하게 되고 고객을 진심으로 이해할 때 우리의 일하는 방식도 한층 지혜로워진다”고 말했다. 통신과 AX 사업 포트폴리오에서도 해법은 고객 진심에서 나온다고 설명했다. 5G 요금제, IPTV와 OTT 결합 상품, 중소기업 대상 클라우드·보안 패키지 등 디지털 상품 구성이 세분화될수록,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정교한 타깃팅과 상품 기획 역량이 중요해지는 흐름을 반영한 언급으로 보인다.

 

네 번째 요소 T는 땡크 싱크 앤 트랜스폼이다. 감사와 칭찬의 힘, 그리고 생각이 만드는 변화를 동시에 포괄하는 개념이다. 홍 사장은 “감사와 칭찬은 서로를 가까이하게 하고 생각하는 시간이 우리를 단단하게 한다”고 말하며, 사내 소통 플랫폼 트리고를 통해 구성원들 사이에 오가는 온기가 회사 전반으로 확산되도록 경영진과 리더들이 솔선수범하겠다고 했다. 디지털 혁신 프로젝트가 반복될수록 피로도와 번아웃 위험도 커지는 만큼, 심리적 안전과 긍정 피드백을 제도화하는 문화적 장치가 성과 유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홍 사장은 TRUST를 실천하는 과정이 고객과의 약속을 넘어 사회적 기여로 확장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TRUST를 실천하면 고객과의 약속을 넘어 밝은 세상으로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할 수 있다”며 “이를 실천하고 심플리 유플러스를 실현하는 것이 가장 든든하고 고마운 일”이라고 말했다. 통신 인프라 기업으로서 디지털 격차 해소, 안전한 네트워크 환경 조성, 데이터 기반 서비스의 책임 있는 활용 등 사회적 책무까지 시야에 두겠다는 의미다.

 

통신·ICT 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의 이번 메시지가 5G와 그 이후 세대 통신, 디지털 플랫폼 사업 전환에서 인적·조직적 기반을 다지려는 움직임과 맞물린다고 보고 있다. 네트워크와 데이터센터 투자, 인공지능·클라우드 기술 도입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장애 대응과 보안, 고객 경험 관리, 신사업 추진을 통합적으로 견인할 수 있는 조직문화 구축이 성패를 가르는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기술·서비스 경쟁은 단기간 설비 확충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친 서비스 신뢰도와 고객 접점 데이터 축적이 성과를 좌우하는 구조로 바뀌는 양상을 보인다.

 

해외 통신사들도 유사한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북미와 유럽 주요 사업자는 5G와 광대역망 확장 과정에서 품질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장애 정보와 복구 현황을 실시간 공유하는 투명 커뮤니케이션 정책을 앞다퉈 도입해 왔다. 또 네트워크 슬라이싱, 엣지 컴퓨팅, 사물인터넷 플랫폼 등 신사업 영역에서는 기능 조직과 사업 조직을 혼합한 애자일 스쿼드 체계를 통해, 고객 세분화와 서비스 기획을 반복적으로 고도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LG유플러스의 TRUST 원칙도 이런 글로벌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조직 운영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국내 통신 3사는 5G 투자비 회수 부담과 요금제 경쟁, 콘텐츠·플랫폼 사업 확대 등 복합 과제에 직면해 있다. 이 가운데 LG유플러스는 심플리 유플러스와 TRUST를 통해 브랜드 철학과 내부 실행 체계를 정렬하려 하고 있다. 신뢰 기반의 조직 문화가 실제로 네트워크 품질 지표 개선, 고객 이탈률 감소, B2B·디지털 사업 매출 확대 같은 구체 지표로 이어질지는 중장기적으로 평가될 전망이다. 산업계는 LG유플러스가 제시한 신뢰 중심 경영이 통신·디지털 인프라 시장에서 실질적 경쟁 우위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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