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휘발유 가격 79달러선 재상승”…한국 정부, 정유·주유소에 가격 인상 자제 요청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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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0일, 한국(Republic of Korea) 정부가 국제 휘발유 가격이 다시 79달러대로 반등한 가운데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급등을 막기 위해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에 가격 인상 자제를 공식 요청했다. 이번 조치는 국제 유가 변동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국내 소비자 부담 확대 가능성에 선제 대응하려는 시도로, 에너지 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이해당사자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일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열어 최근 국제 석유제품 가격 흐름을 점검하고 정부의 가격 안정 기조를 공유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한 달 동안 국제 석유제품 가격 상승과 함께 국내 석유제품 가격도 빠르게 올랐으나, 이달 들어 국내 판매가격은 대체로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국제 휘발유 79달러대로 반등…정부, 정유·주유소에 가격 인상 자제 요청
국제 휘발유 79달러대로 반등…정부, 정유·주유소에 가격 인상 자제 요청

정부는 그러나 국내 석유제품 가격의 기준 역할을 하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셋째 주 배럴당 78.2달러에서 넷째 주 77.7달러로 소폭 하락했지만, 이달 첫째 주 79.4달러를 기록하며 재차 상승 흐름을 나타냈다. 한국 정부는 이러한 흐름이 이어질 경우 국내 가격 변동성이 커질 소지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 같은 조치는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한 흐름 속에서 가격 충격을 완화하려는 각국 정부의 움직임과 맞닿아 있다. 주요 석유 수입국들은 최근 국제 유가 등락이 내수 물가와 성장률에 미치는 영향을 예의주시하며 세제 조정, 비축유 방출, 업계 자율 규제 요청 등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왔다. 한국 역시 유가 급등기에 유류세 조정과 업계 협조 요청을 반복해온 바 있다.

 

산업부는 회의에서 국제 가격이 오르는 상황에서도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필요 이상으로 과도하게 인상되지 않도록 정유사와 주유소에 자발적 협조를 재차 당부했다. 정부는 특히 단기적인 시세 변동을 이유로 소비자 가격을 과도하게 올리는 행위에 대해 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전했다.

 

한국 정부의 이번 요청은 에너지 가격을 둘러싼 민심과 물가 관리 부담을 고려한 조치로 해석된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운송비와 생산비를 자극해 전반적인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각국 정부는 에너지 시장 안정을 중요한 정책 과제로 다뤄 왔다. 한국 산업부는 국내 석유제품 가격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 때까지 석유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며 총력 대응 체계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국제 석유시장은 산유국 생산 전략, 지정학적 리스크, 세계 경기 둔화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등락을 거듭해 왔다. 전문가들은 향후에도 국제 휘발유 가격이 단기간에 큰 폭의 하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어,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같은 국가들에는 가격 안정 대책이 당분간 정책의 핵심 사안으로 남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각국의 이러한 대응이 에너지 시장 안정과 물가 관리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하고 있다.

오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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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국제휘발유가격#국내석유제품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