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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고율 관세 철회 불확실성 고조”…핌코 CIO, 미국 경기침체 경고→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확대
국제

“트럼프 대통령, 고율 관세 철회 불확실성 고조”…핌코 CIO, 미국 경기침체 경고→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확대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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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저녁, 미국 뉴욕 월가의 창에는 어둡고 묵직한 긴장감이 깃들었다. 세계 최대 채권 운용사 핌코의 전망은 그 창 너머 전 세계 투자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끌어당겼다. 핌코의 최고투자책임자 댄 이바신은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심도 깊은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믿어라. 그는 관세 정책을 굳게 신뢰한다”고 토로했다. 그 무게 있는 한 마디는, 수개월째 계속되는 국제 무역 불확실성의 단면을 상징했다.

 

올해 4월 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해방의 날’을 기념하며 대부분 국가에 10%의 기본 관세와 70여 개국에 상호 관세를 선포하자, 세계 각국의 교역 질서는 더욱 예민하게 흔들렸다. 초조한 시간 속에서 지난달 9일, 미국 정부는 상호 관세 시행을 90일 유예하고 각국과 테이블에 앉았으나, 평온은 좀처럼 돌아오지 않았다. 핌코 역시 “해방의 날 이전으로 손쉽게 돌아가리라는 믿음에 확신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핌코’ CIO “미국 고율 관세 철회 확신 어렵다”…스태그플레이션·침체 가능성 경고
‘핌코’ CIO “미국 고율 관세 철회 확신 어렵다”…스태그플레이션·침체 가능성 경고

댄 이바신 CIO는 지금의 관세 정책이 미국 및 세계 경제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높은 관세가 경기 성장 둔화와 물가 인상, 이른바 스태그플레이션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으며, 근래 들어 경기침체 확률도 수년 만에 가장 짙어진 현실을 언급했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역시 관세 정책으로 인한 경제 전망 부정과 인플레이션, 실업률 상승의 위험을 일제히 경고한 점을 강조했다. 

 

근래 핌코의 투자 전략은 변화의 흐름을 곱씹는다. 이바신 CIO는 신용위험이 높은 회사채 시장엔 경계의 시선을 보이며, 대신 담보가 견고한 모기지 박스와 같은 품질 높은 섹터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최근 두 달간은 만기가 짧은 미국 단기 국채 비중을 조심스럽게 늘렸다고 털어놨다. 이는 무역 불확실성 속 변동성 확대에 따른 방어전략임을 시사한다.

 

국제 금융시장은 미국의 재정 악화와 달러 기축통화 체제 내 변동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핌코는 미국이 오래도록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하리라고 바라보지만, 눈앞의 재정적자 해소는 결코 쉽지 않을 것이란 냉철한 현실을 전했다. 이에 더해 타국 국채의 상대적 매력도가 오름에 따라 투자자들은 분산 투자와 우량 시장 탐색에 더욱 몰두하고 있다.

 

뜨거운 관세 논쟁 한가운데, 이바신 CIO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은 고조될 수밖에 없으며, 신중한 투자와 다변화된 자산 배분이 어떤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강조한다. 지구적 교역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만큼, 시장의 파도와 출렁임은 앞으로도 깊은 여운을 남길 것이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이에 따르는 세계 시장의 파장은 앞으로도 못다한 숙제로 남아, 긴장과 불확실성의 그늘 아래 미래의 길을 조심스럽게 밝히고 있다.

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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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핌코#트럼프#관세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