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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위안전지킨다”…배달플랫폼, 라이더 선행 확산 눈길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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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플랫폼이 일상 생활 물류를 장악한 가운데, 도로 위에서 시민 안전을 지키는 배달 기사의 선행이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공유되며 주목받고 있다. 알고리즘이 배차와 이동 경로를 정교하게 최적화하는 시대지만, 실제 교통 환경의 안전은 여전히 현장 노동자의 순간 판단과 행동에 크게 좌우되는 현실이 다시 부각된 셈이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기반 배달 산업이 성장할수록 이런 시민 참여형 안전 문화가 서비스 신뢰도와 지속 가능성의 핵심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확산된 영상에는 한 교차로 한복판에 대형 쓰레기봉투가 떨어져 있는 장면이 담겼다. 운전자들이 이를 피해 지나가는 사이, 한 배달 기사가 신호 대기 중 오토바이를 세우고 차로 중앙까지 달려가 쓰레기를 치운 뒤 다시 복귀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해당 장면은 아침 시간대 아기 병원을 다녀오던 한 이용자가 촬영해 온라인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도로 한가운데 방치된 대형 폐기물은 차량 파손은 물론 이륜차 전복 사고까지 유발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분류된다. 특히 배달 라이더처럼 도심 골목과 교차로를 반복적으로 오가는 이륜차 운전자에게는 시야 확보가 어려운 구간에서 치명적 장애물이 된다. 이번 사례에서 배달 기사는 플랫폼 앱이 제시한 경로와 속도보다 앞서, 안전 위험 요인을 제거하는 선택을 한 셈이다.  

 

플랫폼 관리 시스템은 주로 GPS와 지도 데이터를 활용해 속도 과다 구간, 잦은 사고 지점을 분석하지만, 갑작스러운 낙하물이나 쓰레기 투기는 실시간 반영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실제 도로 안전을 높이려면, 데이터를 보완하는 현장 참여형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라이더가 직접 위험 요소를 제거하거나 앱을 통해 즉시 신고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해당 사연이 공유되자 온라인에서는 플랫폼 노동자의 과로와 위험을 우려하던 기존 논의와는 다른 온도도 나타났다. 누리꾼들은 쉽지 않은 배달 환경 속에서 추가 위험을 감수하고 도로를 정리한 점에 주목하며, 보상 체계와 별개로 라이더의 직업 윤리와 시민 의식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의견을 남겼다. 배달 기사에 대한 사회 인식 개선이 이뤄질 경우, 안전 교육과 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한 상호 신뢰 기반도 강화될 수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플랫폼 기반 배달 서비스가 도시 인프라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만큼, 단순 시간당 배달량 경쟁에서 벗어나 안전과 공공성을 서비스 품질 지표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고를 줄이기 위한 기술적 관리와 함께, 이번 사례처럼 현장에서 위험 요소를 먼저 발견하고 행동하는 라이더를 인정하고 격려하는 문화가 확산될 때, 플랫폼 산업 전반의 신뢰와 지속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계는 일선 라이더의 이런 작은 실천이 도로 안전 문화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

조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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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기사#배달플랫폼#도로안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