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 독립운동 거점 복원”…국가보훈부, LA 흥사단 옛 본부 내년 완공 추진
미주 독립운동의 현장 중 하나이자 일제강점기 한인사회 투쟁의 상징이었던 로스앤젤레스 카탈리나 거리에 위치한 흥사단 옛 본부가 내년 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다. 최근 국가보훈부가 건물을 매입한 뒤 1930년대 본래 양식에 맞춰 복원사업을 추진하며, 미주 지역 한인동포 사회의 자긍심 회복에 불을 지폈다.
20일 국가보훈부는 흥사단 옛 본부 건물이 현재 실시설계 단계에 들어섰으며, 오는 11월 착공해 내년 12월 준공을 목표로 일정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애초 2025년 8월 80주년 광복절 개관안을 검토했으나, 국내외 상황을 고려해 2027년 3·1절 기념식과 연계한 현지 개관으로 계획을 조정했다.

1932년 흥사단이 매입한 이 건물은 상설 독립운동 자료 전시관으로 새단장된다. 특히 1930년대 건축 양식을 반영한 복원으로 역사의 현장을 살아 숨 쉬게 만들겠다는 복원 방향을 제시했다. 더불어 별관과 신축 건물은 차세대 한인 청소년 정체성 교육, 문화행사 공간으로 활용될 방침이다.
흥사단은 1913년 도산 안창호 선생이 샌프란시스코에서 창립한 대표 독립운동 단체다. 옛 본부 건물은 흥사단이 미주 조직의 지휘소 역할을 했던 주요 사적지로 1948년까지 본부 ‘단소’로 쓰였고, 이후 미국 지부로 1978년까지 사용됐다. 그러나 1979년 재정난으로 매각되며 수십 년간 임대주택 등으로 전락했고, 최근까지 현지 부동산 개발업체가 매입해 철거 위기에 처했었다. 국가보훈부가 2023년 직접 사들인 것은 국외 독립운동 관련 사적지 매입 첫 사례였다.
보훈부는 이번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본부 건물을 미주 159개 독립운동 유적 자료의 수집 및 연구·관리 거점으로 삼을 계획임을 밝혔다. 나아가 대한인국민회 등 인근 역사 유적지와 연계, LA를 중심으로 하는 역사관광벨트 조성과 함께 현지 한인사회와 지역민이 소통하는 다목적 커뮤니티 공간으로도 운영할 방침이다.
정치권과 동포 사회는 미주 독립운동의 산 증거를 보존하는 중추 거점 마련에 의미를 두며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역사 전문가들은 “정부가 해외 독립운동 사적지에 대한 소극적 관리를 벗어나 적극적인 유산 수호의지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진단했다.
국가보훈부는 향후 LA 흥사단 본부뿐 아니라 미주 지역 산재한 독립운동 유적지의 지속적 관리와 함께, 현지·국내 청소년 교육 프로그램 확대를 검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