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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에 담긴 여름밤의 풍경”…제주 전통술과 해변 재즈의 만남이 남기는 기분 좋은 여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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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에 담긴 여름밤의 풍경”…제주 전통술과 해변 재즈의 만남이 남기는 기분 좋은 여운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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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해변의 저녁 공기가 잔에 담긴 전통주와 함께 퍼지는 순간을 상상하는 사람들이 늘었다. 예전엔 도심의 바나 집에서만 즐기던 전통주가, 이젠 바다와 재즈, 슬로우 무드가 어우러진 축제의 일상이 됐다.

 

최근 제주에서는 ‘제주한잔 우리술 페스티벌’이 열린다. 행사장인 이호테우해수욕장에서는 잔술 한 모금, 감귤 뱅쇼 한 잔이 해풍과 어우러진다. 제주산 전통주 40여 종이 펼쳐지고, 한정판 로컬 수제맥주와 하이볼, 제주 증류소주 칵테일까지 지역 미식과 페어링된다. 저녁 바닷바람을 맞으며, 재즈 뮤지션들의 라이브 무대와 다채로운 음식이 어우러진 풍경은 일상의 틀을 벗어나 느림의 미학을 선물한다.

잔술 맛보기부터 해변 재즈까지…‘제주한잔 우리술 페스티벌’ 제주서 열린다
잔술 맛보기부터 해변 재즈까지…‘제주한잔 우리술 페스티벌’ 제주서 열린다

이런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농식품부 발표에 따르면, 최근 3년 새 전통주를 찾는 젊은 세대가 꾸준히 늘고 있다. ‘잔술 맛보기’ 트렌드는 SNS와 지역 행사장에서 인증샷 열풍으로 번졌고, 제주만의 증류주와 수제맥주 시장 역시 성장세다. 축제장 내 미식 페어링존을 찾는 사람들은 “음식이 술의 이야기를 더 깊게 만들어준다”고 고백했다.

 

축제 관계자는 "술을 나누는 건 취함보다 교감의 경험"이라며 “기분 좋은 호기심과 사려 깊은 대화가 이곳의 풍경”이라고 표현했다. 또, 친환경 운영 원칙 아래 다회용 용기와 세척 공간을 제공하는 등 느린 소비와 지속가능성도 놓치지 않았다.

 

댓글 반응도 흥미롭다. “재즈와 술이 함께하는 해변의 밤이라니, 제주라서 가능한 일” “잔 하나로도 여행의 기분이 살아난다”는 간증이 잇따른다. 직접 체험한 관객들은 “이 순간이 낯설면서도 오래 기억될 것 같다”고 느꼈다.

 

결국 ‘제주한잔 우리술 페스티벌’은 술과 음악, 대화와 시간이 어우러지는 새로운 여름 문화를 제시한다. 잔술 한 모금, 해변의 노을, 한 조각 재즈가 작은 변화를 일으킨다. 바다 위의 느린 축제는 잠시 멈춰 서서, 내 삶의 리듬을 다시 느껴보게 한다.  

작고 사소한 선택이지만, 우리 삶의 방향은 그 안에서 조금씩 바뀌고 있다.

최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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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한잔우리술페스티벌#이호테우해수욕장#전통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