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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면역력 책임지는 브로콜리…비타민 2배, 항산화까지 주목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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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감과 각종 호흡기 감염이 확산되는 겨울철을 맞아, 면역력 관리 수단으로 제철 식품의 기능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단순 보양식 개념을 넘어, 식품 속 비타민과 항산화 물질, 장내 미생물 환경을 조절하는 성분 등은 일종의 ‘일상형 건강기능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제약·바이오 업계가 비타민과 항산화 성분을 원료로 한 건강기능식품과 디지털 영양 관리 서비스를 확대하는 가운데, 기존에 겨울 대표 식품으로 인식이 크지 않았던 브로콜리와 석류 등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예방의학적 가치가 부각되는 흐름이다. 업계에서는 이런 제철 식품 정보가 향후 개인 맞춤 영양 솔루션과 연계되는 초입 단계로 보고 있다.  

 

10일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식생활안전관리원 정리 자료에 따르면, 겨울철 건강 먹거리로 굴, 감귤, 고구마, 석류, 브로콜리 등이 제시됐다. 이들 식품은 비타민과 무기질, 항산화 물질을 다량 함유해 면역 기능 유지와 대사 건강 관리에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브로콜리는 비타민이 풍부한 대표 과일로 꼽히는 레몬보다 약 2배 많은 비타민을 포함한 것으로 소개돼, 겨울철 채소 기반 기능성 식품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굴은 겨울철 제철 해산물 가운데 영양 밀도가 높은 식품으로 꼽힌다. 칼슘, 철분, 구리, 아연 등 무기질이 풍부해 혈액과 뼈 건강, 효소 활성에 기여할 수 있고, 중금속 해독 작용과 관련해 연구되는 셀레늄 함량도 높은 편이다. 다만 굴은 노로바이러스와 자연독소 등으로 인한 식중독 위험이 존재해, 유통 단계에서부터 섭취 직전까지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가열조리용이나 익혀먹는 용도로 표시된 제품은 반드시 완전 가열 후 섭취해야 하며, 이는 식품 안전성과 감염병 예방 측면에서 핵심적인 수칙으로 꼽힌다.  

 

겨울철 대표 과일인 감귤 역시 면역과 대사 건강에 관여하는 다양한 성분을 갖고 있다. 감귤에는 베타카로틴, 플라보노이드, 비타민C 등 항산화 능력을 가진 물질과 수용성 비타민이 함께 포함돼 있다. 이러한 성분들은 활성산소를 줄여 세포 손상을 억제하고, 피부 건강과 대사질환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조합으로 평가된다. 비타민C는 면역 신호 물질과 백혈구 기능에도 관여해, 겨울철 감염성 질환 대응력 유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 영양학계의 일반적인 해석이다.  

 

다만 감귤 보관 과정에서 주의할 점도 있다. 감귤 표면에 자주 발생하는 곰팡이는 두드러기와 발진 등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어, 곰팡이가 핀 감귤은 주변까지 함께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저장 시에는 통풍이 잘 되고 건조한 환경을 유지해 곰팡이 번식을 최대한 억제하는 것이 권장된다.  

 

고구마는 겨울철 간식이자 주식 대체 식품으로 활용도가 높은 작물이다. 탄수화물 비중이 높지만 단백질과 지방, 식이섬유, 미네랄, 비타민 등을 골고루 포함해 ‘복합 탄수화물 식품’으로 평가된다. 특히 식이섬유는 장내 미생물 발효를 촉진해 유익균 비율을 높이고 장 점막 환경 개선과 배변 활동을 돕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러한 발효 과정이 과도해지면 가스가 많이 생성될 수 있어, 과량 섭취 시 복부 팽만감이 나타나기 쉽다.  

 

전통적으로 고구마와 함께 섭취되는 무는 이런 부분을 보완하는 식품으로 언급된다. 무에 포함된 디아스타제 성분은 복합 탄수화물을 분해해 소화를 돕는 효소로 알려져 있다. 깍두기나 동치미처럼 발효된 무 음식과 고구마를 함께 먹는 식습관은, 장내 발효를 조절하고 소화를 원활하게 해주는 기능성 조합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는 장내 미생물과 효소를 활용해 소화 부담을 줄이는 ‘음식 간 상호 보완 효과’의 대표 사례로 소개된다.  

 

겨울 채소로 상대적으로 주목도가 낮았던 브로콜리는 최근 영양학적 가치가 특히 부각되는 식품이다. 브로콜리는 비타민C 등 주요 비타민 함량이 레몬보다 약 2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C는 체내에서 합성되지 않기 때문에 식품을 통해 꾸준히 보충해야 하며, 피부 콜라겐 합성, 항산화, 면역세포 기능 유지 등에 관여하는 필수 영양소다. 브로콜리에는 여기에 더해 식이섬유와 각종 파이토케미컬도 포함돼 있어, 대장 건강과 체중 관리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브로콜리를 날 것으로 섭취할 경우 장내 발효가 강하게 일어나 가스가 찰 수 있어, 살짝 데쳐 먹는 방식이 권장된다. 살짝 데치는 과정은 소화 부담을 줄이는 동시에 주요 비타민 손실을 최소화하는 타협점으로 알려져 있다. 저칼로리, 저지방 식품인 브로콜리는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체중 조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겨울철 다이어트 식단의 핵심 채소로 활용 가능성이 크다. 식이섬유 함량이 높아 장운동을 촉진하고 장내 체류 시간을 조절함으로써 변비와 대장암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의학적 관심사다.  

 

석류는 겨울철 과실 가운데 항산화 기능이 두드러진 식품으로 꼽힌다. 석류에는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가진 엘라그산과 함께, 여성 호르몬과 유사하게 작용하는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이 풍부하게 포함돼 있다. 항산화 물질은 세포 노화와 관련된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만성질환 리스크를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고, 식물성 에스트로겐은 여성의 갱년기 증상 완화와 골손실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성분으로 주목된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이들 성분을 농축한 건강기능식품과 뼈 건강 관련 제품 개발에 활용하는 사례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이번에 정리된 겨울철 제철 식품 정보는 단순 권장 식단 수준을 넘어, 데이터 기반 영양 관리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로의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실제로 일부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과 병원은 개인의 건강 상태, 복용 약물, 생활 습관 데이터를 바탕으로 계절·질환별 식단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을 개발 중이다. 이 과정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같은 공공기관이 제시하는 영양 성분 데이터와 안전 가이드라인은 중요한 학습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국외에서는 유전체 분석과 연계한 맞춤 영양 서비스가 이미 상용화 단계에 들어섰다. 미국과 유럽의 일부 기업은 개인별 유전자 변이 정보와 장내 미생물 구성을 바탕으로, 특정 비타민과 항산화 성분에 대한 반응도와 필요량을 예측하고 계절 식단을 설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유전자 검사와 식단 추천을 결합한 프로그램이 점차 늘고 있어, 겨울철 제철 식품 정보가 향후 정밀 영양 서비스의 로컬 데이터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식품 기능성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과장 광고나 의학적 효능 표현이 강화될 경우, 규제 대응이 중요해진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건강기능식품과 일반 식품의 표시 규정을 엄격히 구분하고 있으며,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에 대해서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표현을 요구하고 있다. 디지털 헬스케어 앱과 온라인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식단·영양 정보 역시 의료정보인지, 단순 생활정보인지에 따라 규제 수준이 달라질 수 있어, 서비스 기업들이 법적 기준을 세밀히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한 식품영양학계 관계자는 추운 날씨로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겨울에 제철 식품을 균형 있게 섭취하면, 감염병 대응력과 전반적인 대사 건강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계는 이러한 과학적 데이터를 토대로, 계절·연령·질환별 맞춤 식단과 건강기능식품, 디지털 영양 관리 솔루션을 어떻게 결합할지 전략 수립에 나서고 있다. 궁극적으로 겨울 제철 식품 정보가 개인 맞춤형 바이오 헬스케어와 연결될 수 있을지, 기술과 제도가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로 떠오르고 있다.

정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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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콜리#겨울면역력#식품의약품안전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