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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2500화 무료 개방” 네이버웹툰, 20주년 팬덤 공략

김태훈 기자
입력

네이버웹툰이 정식 서비스 20주년을 맞아 대규모 인앱 이벤트 네웹월드를 열고 명작 웹툰 2500화 이상을 이달 무료로 제공한다. 장기 연재를 거치며 축적한 IP와 이용자 데이터를 다시 팬덤 경험으로 환류시키겠다는 전략으로, 웹툰 플랫폼 경쟁이 심화된 상황에서 충성 고객 락인과 신규 유입 확대를 동시에 겨냥한 행보다. 업계에서는 이번 이벤트를 글로벌 웹툰 플랫폼 경쟁에서 브랜드 파워를 재확인하는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10일 네웹월드를 앱 내에서 시작했다고 밝혔다. 네웹월드는 테마파크 콘셉트로 구성된 가상 이벤트 공간으로, 지난 20년간 인기를 누린 레전드 웹툰과 명대사, 독자 댓글과 밈, 숏애니 이용자 제작 콘텐츠 서비스 컷츠 등 플랫폼 위에서 생성된 다양한 2차 창작 문화를 한곳에 묶었다. 이용자는 네이버웹툰 앱 홈 우상단 아이콘이나 더보기 메뉴를 통해 접속할 수 있으며, 공간은 6개 존으로 나뉜다.  

명대사 스피드 게임은 웹툰 속 특정 장면에 맞는 명대사를 제한 시간 안에 완성하는 방식으로, 팬들이 축적해 온 서사 기억을 게임화한 것이다. 정답을 맞힌 이용자는 랜덤 선물 뽑기를 통해 유료 콘텐츠 구매 재화인 쿠키와 모바일 쿠폰 등 약 3억원 규모의 경품을 받을 수 있다. 네이버웹툰 입장에서는 게임 참여 과정에서 사용자의 선호 작품, 장면 인지도, 플레이 패턴 등 정교한 이용 데이터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타임머신존은 인터페이스 변천을 활용해 장기 이용자의 ‘추억 소환’을 겨냥했다. 2000년대, 2015년대, 2020년대에 사랑받은 명작 72편을 당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 디자인으로 재현했으며, 이 가운데 59개 작품의 2500화 이상을 이달 동안 무료로 개방한다. 플랫폼 경쟁이 커진 가운데 이용 장벽을 낮춰 과거 히트작의 회독률을 높이고, 글로벌 서비스 확장 과정에서 검증된 IP 풀을 재정비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20주년 명작 극장에서는 마음의 소리로 잘 알려진 조석, 기자매를 연재한 범배 등 대표 작가들이 네이버웹툰을 상징하는 명작들을 자신의 개그 코드로 재해석한다. 플랫폼 초기 성장을 이끈 대표 작가군을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 스토리텔링을 강화하는 장치로, 후속 세대 독자에게는 ‘클래식 IP 입문 코스’ 역할을 할 전망이다.  

 

베댓 박물관은 다년간 축적된 베스트 댓글을 박물관 형태로 전시하는 존이다. 댓글 문화가 곧 웹툰의 2차 서사로 기능해 온 만큼, 이용자 반응을 하나의 큐레이션 자산으로 재가공했다는 점에서 커뮤니티 경쟁력을 강조하는 장면으로 읽힌다. 전시에 선정된 댓글 작성자에게는 쿠키 20개를 지급해 참여 동기를 강화했다.  

 

숏애니 기반 UGC 플랫폼인 컷츠를 내세운 컷츠존에서는 랑또, 제나, 박태현 등 인기 작가와 컷츠 크리에이터들이 22개 레전드 웹툰 속 설정을 변주해 숏폼 애니메이션으로 선보인다. 네이버웹툰은 컷츠를 통해 고정형 웹툰 이미지를 영상 포맷으로 확장하고 있으며, 이번 이벤트로 숏폼 소비 데이터를 늘려 애니메이션·게임·드라마 등 2차 사업으로의 확장 가능성도 탐색하는 모양새다.  

 

오프라인 연계도 강화했다. 네이버웹툰은 편의점 브랜드 CU와 손잡고 전국 매장에서 한정판 진짜 초코칩 쿠키 10만개를 판매하는 콜라보존을 운영한다. 20년 만에 첫 실물 쿠키 형태로 선보이는 이번 제품에는 유료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쿠키 쿠폰이 동봉되며, 랜덤으로 최대 1000개 쿠키까지 제공된다. 디지털 재화 쿠키와 실물 쿠키를 결합한 구조로, 오프라인 구매 경험을 다시 온라인 결제로 이어지게 하는 폐쇄형 선순환을 구성한 셈이다.  

 

또 글로벌 포토 플랫폼 포토이즘과 제휴해 네웹월드 및 인기 웹툰 9종의 한정판 프레임을 전국 포토이즘 부스에서 이달 한정으로 제공한다. 웹툰 캐릭터와 장면을 사진 프레임으로 활용하게 해 MZ세대 중심의 오프라인 체험 접점을 넓히고, 사진 공유를 통한 자발적 홍보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웹툰의 이번 20주년 프로젝트를 장기 IP 기반 플랫폼이 택할 수 있는 전형적인 팬덤 심화 전략으로 본다. 과거 히트작 무료 개방과 쿠키 보상, 숏폼 UGC와 오프라인 굿즈를 결합해 체류 시간과 재방문율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국내외 시장에서의 데이터 경쟁력을 더욱 축적하려는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산업계는 네이버웹툰이 구축한 팬덤형 이벤트 모델이 향후 글로벌 스토리 IP 비즈니스에서 어떤 성과로 이어질지 주시하고 있다.

김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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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웹툰#네웹월드#컷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