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밤 활기 더했다”…야간 골프장 238곳→4년 새 45% 시대 개막
해가 진 뒤에도 뜨거운 스포트라이트 아래, 전국 각지의 골프장은 여름밤을 밝히는 라운드로 가득 찼다. 야간 플레이의 쾌적함을 즐기는 수많은 이들은 대형 조명 아래에서 느슨하게 이어지는 여유와 소소한 짜릿함을 만끽했다. 올해 7월 기준 국내 야간 영업 골프장이 238개소에 육박하면서, 불과 4년 만에 72개소가 증가한 셈이 됐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19일 오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7월 기준 군 골프장을 제외한 전체 527곳 중 238개소가 야간 영업을 시행하고 있다. 이는 전체의 45.2%로, 야간 플레이가 점차 새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중형 골프장에서는 특히 이같은 변화가 두드러졌다. 18홀 이상 대중형 골프장의 경우 128곳이, 9홀 대중형 골프장 역시 과반이 넘는 57곳이 밤낮 없이 문을 연다. 반면 회원제 골프장은 53개소만이 야간 영업에 동참해 대중형과 대조를 보였다.

지역별로도 변화의 속도가 차이를 보인다. 영남권이 80곳으로 가장 많은 야간 골프장을 자랑하고, 뒤이어 수도권이 78곳으로 총합을 주도했다. 강원도 24곳, 충북 21곳 등 지방에서도 야간 문화가 퍼지는 가운데, 제주도와 전북은 도입이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부담 없는 비용도 야간 영업 확산의 한 축이다. 강원도 횡성의 벨라스톤CC는 7월 기준 주중 낮 그린피가 12만9000원인 것에 비해, 야간에는 9만9000원으로 낮췄다. 캐디피 또한 야간이 10만원으로 주간보다 6만원 저렴한 수준이다. 수도권 소피아그린CC 역시 주말 야간 그린피가 낮 시간대보다 6만원가량 저렴하게 책정됐다.
이러한 변화는 운영사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했다. 벨라스톤CC는 지난해 야간 영업을 통해 1만5700명에 달하는 야간 이용객을 유치하며 1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장 관계자들은 “기후 변화로 여름철 시원한 저녁 플레이가 각광받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서천범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소장은 “야간 골프장은 비용 부담이 적고, 골퍼들에게 더 쾌적한 환경을 제공한다”며 “향후 기후 변화 및 수요 확대에 따라 야간 영업 골프장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시원한 바람이 선선하게 이끄는 여름밤, 대중형 골프장과 회원들의 선택은 야간 라운드로 넓어진다. 달빛과 조명이 교차하는 필드는 휴식과 짧은 해방감을 선사하며 또 다른 골프 문화를 열어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