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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로 황새까지 보전한다…셀트리온제약 생물다양성 경영 강화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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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경영이 제약 산업의 새로운 경쟁 축으로 부상하는 가운데 셀트리온제약이 생물다양성 보전을 전면에 내세운 환경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과 함께 사업장 인근 생태계를 관리하는 전략을 통해 글로벌 수준에서 강조되는 기후·생태 리스크 대응 역량을 끌어올리려는 행보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보를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의 ESG 실행력이 공급망과 지역사회로 확장되는 분기점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셀트리온제약은 3일 한국교원대학교와 ESG 협력 사업의 공동 개발과 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의 핵심은 멸종위기종 보전을 포함한 생물다양성 증진과 환경 보전, 그리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인적·물적 자원 교류에 있다. 단순 기부나 일회성 사회공헌이 아니라 대학의 연구·교육 역량과 기업의 자원을 결합해 장기적인 ESG 모델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양 기관은 우선 셀트리온제약 사업장 인근에 서식하는 멸종위기종 황새를 보호하기 위한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구체적으로 청주 일대에 황새 둥지탑을 설치하고 현판과 안내 체계를 구축해 서식지 안전성과 시민 인지도를 동시에 높일 계획이다. 여기에 황새 방사 시설을 함께 마련해 개체 수 회복과 자연 적응을 지원한다. 활동 결과는 황새생태연구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연구·교육 자료로도 활용한다.

 

이번 협력은 환경과 교육을 결합한 ESG 모델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셀트리온제약과 한국교원대학교는 환경·생태 분야 교육 프로그램과 캠페인을 공동 기획해 지역 학생과 주민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현장 탐방, 생태 강의, 시민 과학 프로젝트 등으로 연계될 경우, 기업 ESG가 지역사회 환경 문해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양측의 판단이다. 단계적 이행을 통해 단발성 행사가 아닌 상시적인 현장 중심 환경 보전 활동으로 정착시키겠다는 방침도 세웠다.

 

제약·바이오 산업은 제조 공정에서의 에너지 사용과 폐수·폐기물 관리뿐 아니라 원료 조달 과정의 생태 영향까지 ESG 평가 범위가 넓어지는 추세다. 글로벌 투자기관과 다국적 제약사들은 공급망 차원의 생물다양성 리스크 공개를 요구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도 대응 전략이 필요하다. 특히 멸종위기종 보호와 연계된 프로그램은 기업이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사업장 인근 생태계 관리 실적을 보여줄 수 있어 ESG 공시와 대외 평가지수에서도 의미를 가질 수 있다.

 

셀트리온제약은 이미 지난해 10월 기업의 생물다양성 대응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기업과 생물다양성 플랫폼 BNBP 이니셔티브에 가입했다. BNBP는 기업이 사업 활동과 관련된 생물다양성 영향을 분석하고 개선 과제를 도출하도록 돕는 국제 협력 네트워크다. 이번 황새 보전 협약은 플랫폼 가입 이후 실제 지역 현장에서 실행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이행 단계에 들어섰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글로벌 제약사들도 이미 생물다양성 보전을 ESG 전략의 핵심 축으로 끌어올리는 분위기다. 유럽과 북미에서는 생산시설 인근 습지 복원, 야생 동식물 서식지 보호 구역 지정, 지역 대학과 연계한 생태 모니터링 프로그램 등이 활발하다. 유럽연합의 기업 지속가능성 실사지침과 자연 관련 재무 공시 권고안은 기업에 생물다양성 영향 분석과 공시를 요구하고 있어, 향후 국내 기업들의 대응 강도도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 셀트리온제약의 행보는 향후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유사한 지역 밀착형 생태 프로그램을 설계하는 데 참고 모델이 될 수 있다.

 

정책 측면에서도 생물다양성은 기후변화와 함께 국제 규범의 핵심 축으로 다뤄진다. 유엔 생물다양성협약을 통해 채택된 글로벌 프레임워크는 기업 주도의 보전 활동과 민간 투자를 장려하고 있어, 제약·바이오 기업의 참여 여지가 크다. 국내에서는 환경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멸종위기종 보호구역과 서식지 복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어, 기업이 공공 프로젝트와 연동해 ESG 실적을 쌓는 구조가 점차 마련되고 있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협약을 통해 사업장 인근 황새 보전과 ESG 경영 실천을 위한 지역사회 연계 환경보전 활동을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아가 다양한 환경보호 활동을 확대해 지역사회 환경 보전에 기여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산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 기업의 ESG 성과가 재무 지표뿐 아니라 생태계와 지역사회 가치로 확장되는 흐름에 주목하면서, 이번 협력이 실제로 측정 가능한 생물다양성 개선 성과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

송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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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제약#한국교원대학교#황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