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주권되는 시대”…기술 패권 경쟁 격화, 산업구조 대전환 예고
AI와 ICT가 결합해 전 산업 구조를 변모시키는 패러다임 전환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 전문가들은 2026년을 기점으로 '에이전틱(Agentic) AI'와 '피지컬(Physical) AI'가 생산성 혁신의 동력이 될 것으로 진단한다. AI기술은 단순히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 투입의 크기를 경쟁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효율성·활용성 등 실질적 가치 창출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다. 업계는 이러한 변화가 곧 국가 차원의 ‘AI 주권’ 경쟁 심화와 글로벌 산업 판도 재편의 중대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원장은 12일 열린 ‘2026 AI·ICT 산업·기술전망 컨퍼런스’에서 "AI 대전환 2.0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가 일상 깊숙이 침투하며 교감과 동반자 지위를 갖추고, AI가 할 수 있는 일과 그렇지 않은 일을 명확히 구분해 비즈니스 프로세스 혁신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AI자체가 국가의 기술 주권으로 부상하면서, AI모델·AI반도체 등 핵심 원천기술 확보를 둘러싼 각국의 주도권 경쟁이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적 관점에서도 전통적 AI 발전 경로였던 대규모 데이터·컴퓨팅 의존에서, 적은 자원으로 효율을 극대화하는 전환이 최근 두드러지고 있다. 임진국 IITP 단장도 '에이전틱 AI', '피지컬 AI', 'AI Ready Data', '플랫폼 생태계 확장', 'BCI(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2026년 10대 핵심 AI 이슈를 제시하면서, AI가 국가 주권이자 국민권리라는 사회적 인식 확산을 언급했다. 대한민국의 ‘AI G3 전략’을 통해 산업 전반에 활력이 증폭될 것으로 기대했다.
AI 혁신이 ICT 산업 전반의 수요 증가를 이끌고, 실제 산업재편을 앞당기고 있다는 점도 부각된다. 이재영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ICT 통계정보연구 실장은 AI 활성화가 ICT 제품·서비스, 반도체, SSD 및 정보서비스 시장의 성장 요인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국내 ICT 생산은 2024년 644조원, 수출은 2740억 달러에 달할 전망이다. AI 서버·AI PC·AI폰 등 신제품군 확산에 따른 부품시장 확대도 언급했다.
한편, 대규모 전력 수요, 데이터센터 설치, 전문 인력과 양질의 데이터 확보, AI 안전성 기준 도입 등은 산업 성장의 실질적 제약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전력 인프라 패스트 트랙 도입, 핵심 인력 양성, 수출시장 및 품목 다변화, 공급망 상류 글로벌 기업 유치 등 종합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분석이다. AI 활성화가 ICT 산업의 글로벌 재편과 맞물리면서, 관세와 통상 규제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AI 주권’ 확보와 함께, AI기술 확산에 따른 투자·규제·윤리 등 복합 이슈 관리 역량이 곧 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 분석했다. 산업계는 주력기술이 실제 시장에 얼마나 빠르고 안정적으로 안착할지, 그리고 국가 단위 주권 경쟁에서 어떻게 우위를 잡을지에 주목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