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로열티 매출 본격화에 20대 급등…칩스앤미디어, 온디바이스 AI 수혜 기대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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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스앤미디어 주가가 북미 빅테크향 로열티 매출 가시화와 차세대 NPU 기술 공개를 계기로 급등하며 재평가 흐름을 타고 있다. 최근 한 달간 주가가 2만 원선을 회복하는 등 반등세를 보이자, 온디바이스 AI 확산 국면에서 로열티 기반 수익 구조와 NPU 기술 경쟁력이 어떤 변화를 이끌지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단기 변동성에 유의할 필요를 언급하면서도, 구조적 성장 스토리에는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12월 5일 칩스앤미디어는 전 거래일보다 21.73% 오른 1만9,38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2만650원까지 올라 지난 7월 이후 처음으로 2만 원선을 회복했다. 지난달 말부터 이어지던 완만한 상승세가 최근 들어 가팔라지며 5일선과 20일, 60일 이동평균선을 모두 상향 돌파하는 등 6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를 되돌리는 강한 추세 전환 신호가 감지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분석] 빅테크 로열티 가시화… 칩스앤미디어(Chips&Media), NPU 테마 밸류 재평가 흐름
[분석] 빅테크 로열티 가시화… 칩스앤미디어(Chips&Media), NPU 테마 밸류 재평가 흐름

이번 상승장을 이끈 핵심 요인은 북미 빅테크 기업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칩스앤미디어 비디오 IP가 실제 탑재돼 로열티 매출이 본격 반영되기 시작한 점이다. 시장에서는 구글로 추정되는 글로벌 빅테크사의 신형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동사 IP가 통합 적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라이선스 계약 단계를 넘어 판매량에 연동되는 로열티 수익 구조에 진입했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3분기 실적에서 로열티 매출이 실적 하방을 받쳤다는 점이 재조명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도 투자 심리 개선 흐름이 확인된다. 최근 1주일간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매도가 교차하며 활발한 손바뀜이 진행됐다. 12월 5일 기준 외국인 보유 비중은 0.09% 수준으로 여전히 낮지만, 최근 급등 구간에서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며 상승 탄력을 뒷받침하는 모양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매도가 나와도 기관 수급이 이를 소화하며 주가 하단을 지지하는 패턴이 나타난 점을 두고, 단기 매물 부담이 일정 부분 완충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밸류에이션 측면에서 칩스앤미디어는 코스닥 내 반도체 IP 특화 기업으로 프리미엄을 인정받고 있다. 시가총액은 4,123억 원, 상장주식수는 약 2,127만 주로 중형주급에 속하며, 반도체 설계자산 IP에 집중된 사업 구조를 갖는다. 주가수익비율 PER은 47.5배로 삼성전자 22.51배, 리노공업 33.08배 등 업계 평균을 상회한다. 유통 물량이 시가총액 대비 과도하게 크지 않아, 호재 발생 시 주가 탄력성이 크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는 평가다.

 

재무 구조는 우수한 편이다. 부채비율이 10%대에 머물고 유보율이 700%를 웃돌아 업계 상위권 재무건전성을 확보하고 있다. 올해 예상 영업이익률은 약 20% 수준으로, 제조설비 부담이 큰 반도체 장비주에 비해 높은 수익성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다만 자기자본이익률 ROE가 13.46% 수준에 그쳐 높은 PER에 걸맞은 자본 효율성 개선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에서는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2만3,000원이 제시돼 있어, 현재 주가 대비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 있는 구간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사업 측면에서는 온디바이스 AI 수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칩스앤미디어는 차세대 커스텀 NPU IP인 웨이브앤 v2 WAVE-N v2의 출시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기반 AI 연산 수요가 글로벌 시장에서 급증하는 가운데, IoT 기기와 카메라, 모바일, 자율주행차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동사 NPU가 핵심 연산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되고 있다. 기존 비디오 코덱 중심 포트폴리오가 AI 연산 프로세서 영역으로 확장되며, 성장 스토리 구조가 넓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량용 반도체 분야도 재평가 요인으로 꼽힌다. 칩스앤미디어는 최근 일본 톱티어 차량용 반도체 기업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상위 3개사 중 2곳을 고객사로 확보했다. 자율주행과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고도화로 차량 내 영상 처리 수요가 증폭되는 시점에 안정적 매출처를 넓힌 만큼, 중장기 성장 로드맵이 한층 강화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중국 시장 전략도 가시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설립한 중국 합작법인 JV가 현지 자율주행 AI 업체와 IP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주 역량이 입증됐다는 분석이다. 미중 반도체 갈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독자적인 IP 기술력으로 중국 내 점유율을 확대하는 행보는 지정학적 리스크 완화 요인으로 거론된다.

 

차세대 비디오 코덱 기술 APV Alliance for Open Media 중심 차세대 오픈 코덱에 대한 기대도 높다. 삼성, 구글, 퀄컴 등이 참여한 오픈 미디어 연합에서 차세대 표준 논의가 활발한 상황에서, 칩스앤미디어의 하드웨어 IP 설계 역량이 표준 선점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주목받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APV 상용화와 표준 채택 여부에 따라 기술 로열티와 시장 지배력 확대 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본다.

 

증권가 리포트도 투자 심리에 힘을 실었다. 유진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는 칩스앤미디어에 대해 로열티 매출 성장의 지속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며 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특히 신규 칩 출시와 고객사 확대가 겹치는 2025~2026년 구간에 구조적인 실적 퀀텀 점프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단기 트레이더뿐 아니라 장기 투자자 매수세까지 유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테마 관점에서 칩스앤미디어는 시스템 반도체, 온디바이스 AI, 자율주행, NPU 테마의 교집합에 위치한다. 최근 AI·반도체가 국내외 증시의 대표 주도 섹터로 부각된 가운데, 실제 로열티 매출이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이 과거 기대감 위주 테마주에서 실적 기반 성장주로의 전환 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제조 시설이 필요 없는 팹리스 IP 기업으로 고정비 부담이 낮고 영업이익률이 높은 구조를 보유한 점도, 실적이 확대될수록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커질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리스크 요인도 상존한다.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대형 IDM에 비해 매출 규모가 작아 특정 고객사의 이탈이나 신제품 출시 지연 시 실적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단기간에 주가가 20% 넘게 급등한 상황에서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출회될 수 있고, 글로벌 금리와 나스닥 기술주 흐름에 동조화될 가능성도 투자자들이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IP 계약 기반 사업 특성상 고객사 제품 출시 일정에 따라 매출 인식 시점이 지연되거나 분기별 실적 편차가 커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거론된다.

 

기술적 관점에서는 2만 원선 안착 여부가 단기 분기점으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주가가 1만8,500원을 지지선으로 유지하며 2만 원대에서 거래를 이어갈 경우, 향후 전고점 재도전 흐름으로 이어질 여지도 있다고 본다. 반대로 1만7,000원선을 아래로 이탈하면 단기 조정 국면 진입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시각도 나온다. 중기적으로는 분기별 로열티 매출 증가 추세와 NPU 수주 성과가 확인되는 시점까지 우상향 기조가 유효할 수 있다는 분석이 많은 편이다.

 

향후 칩스앤미디어 주가와 밸류에이션 방향성은 로열티 매출 성장 속도, 온디바이스 AI·자율주행 확산 속도, 글로벌 기술주 투자심리 변화 등에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투자자들은 높은 성장성이 기대되는 만큼, 실적 공시와 주요 고객사 신제품 출시 일정, 글로벌 금리 환경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 나온다.

강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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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칩스앤미디어#온디바이스ai#np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