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은 4만대 유지·내수는 추락”…한국GM, 양극화 판매 구조→체질 점검 요구
한국GM이 2025년 11월 국내외 시장에서 4만3천799대를 판매하며 수출 중심의 볼륨은 방어했으나, 내수 기반 취약이라는 구조적 과제를 다시 드러냈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전체 판매 감소율은 11.7퍼센트로 집계됐고, 세부적으로 해외 판매는 4만2천826대로 10.4퍼센트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국내 판매는 973대에 그치며 46.6퍼센트 급감했다. 특히 내수 판매가 1천대 아래로 내려앉은 상황은 한국 완성차 업계에서 보기 드문 수치로 평가되고 있다.
수출 시장에서는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사실상 실적을 견인했다. 트레일블레이저는 1만5천498대,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2만7천328대가 해외 시장으로 출고됐다. 두 차종만으로 4만대 수준의 수출 물량을 확보한 셈으로, 한국GM이 글로벌 소형 SUV·크로스오버 생산기지로서 유지하는 경쟁력을 수치로 보여주는 대목으로 읽힌다. 한국GM은 3월부터 6월까지 이어진 월 4만대 이상 판매에 더해 11월 실적까지 포함하면 올해 들어 다섯 차례 월 4만대 고지를 넘었다고 설명했다. 국내 수요 부진과 별개로 글로벌 생산·수출 거점으로서의 역할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다는 자평으로 풀이된다.

국내 시장에서는 구조적 난제가 더 분명해졌다. 11월 한국GM의 내수 판매 973대 가운데 819대가 트랙스 크로스오버에 집중됐고, 나머지 차종은 사실상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한 양상으로 나타났다. 브랜드 포트폴리오가 소수 차종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상황에 더해, 직영 전환 이후 축소된 판매망과 낮아진 쇼룸 가시성, 국산·수입 양쪽에서 심화된 경쟁 압력이 겹치면서 내수 판매 기반이 얇아졌다는 분석이 업계에서 제기된다.
한편, 글로벌 판매 지표에 비춰볼 때 한국GM의 생산 효율성과 수출 경쟁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도 뒤따른다. 단일 공장에서 트랙스 크로스오버, 트레일블레이저 등 글로벌 전략 차종을 집중 생산해 북미와 유럽, 신흥시장을 향해 대량 공급하는 구조가 물량과 원가 효율을 동시에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내수에서의 브랜드 체감도와 소비자 접점을 회복하지 못할 경우, 향후 제품 주기 변경기나 글로벌 수요 조정 국면에서 리스크가 증폭될 수 있다는 경고도 함께 제기된다.
한국GM은 12월에도 적극적인 마케팅과 프로모션을 통해 연말 수요를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구스타보 콜로시 한국GM 부사장은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의 품질과 안전성을 강조하며, 두 차종이 높은 글로벌 수요를 토대로 꾸준히 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연말까지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해 2025년을 안정적으로 마무리하겠다고 언급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GM이 수출 주도 성장에 더해 내수 회복 전략, 전동화 포트폴리오 확장, 판매 네트워크 재정비를 병행하지 않을 경우, 장기적으로 한국 생산 거점의 위상이 수출 물량 변화에 과도하게 좌우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