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사막, PS5 최고 기대작 선정…펄어비스 콘솔 공략 속도전
펄어비스의 차세대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붉은사막이 글로벌 콘솔 시장의 전면에 부상하고 있다. 소니가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를 통해 선정한 2026년 플레이스테이션5로 출시될 최고의 기대작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면서, 국산 자체 엔진 기반 AAA 게임이 차세대 콘솔 경쟁의 한 축으로 거론되는 양상이다. 극사실적 물리 효과와 자유도 높은 상호작용을 앞세운 붉은사막의 완성도가 글로벌 서비스 시점에 맞춰 어디까지 올라갈지가 국내 게임 산업의 기술 경쟁력을 가늠하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소니는 10일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를 통해 붉은사막을 마블 울버린,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 사로스 등과 함께 2026년 PS5 최고의 기대작 15선 영상 라인업에 포함했다. 해당 큐레이션은 소니가 플랫폼 내에서 직접 선정하는 mid to long term 기대작 콘텐츠로, 이용자 유입과 사전 관심도 제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한국 개발사가 차세대 대표 기대작 묶음에 포함된 것은 콘솔 시장에서 국산 IP 위상이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붉은사막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대목은 대규모 오픈월드와 물리 기반 상호작용,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펄어비스 자체 엔진이다. 기존 온라인 RPG나 액션 게임이 사전 스크립트에 기반한 제한적 상호작용을 제공했다면, 붉은사막은 필드 오브젝트와 캐릭터, 환경 요소를 실시간 물리 연산으로 처리해 다양한 상황이 동적으로 발생하는 구조를 구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전투 과정에서 오브젝트 파괴와 낙하, 대형 몬스터의 움직임, 지형지물 활용이 단일 연출이 아니라 물리 법칙에 따라 매번 다르게 전개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부각된다.
기술적으로는 최신 콘솔과 PC 하드웨어를 모두 겨냥한 고사양 렌더링 파이프라인이 적용된 상태다. 고해상도 텍스처와 실시간 광원 및 그림자 처리, 대규모 NPC와 몬스터를 동시에 표현하는 스트리밍 기술 등이 결합되면서 차세대 콘솔에서의 퍼포먼스 확보가 관건이 되고 있다. 펄어비스는 전작 검은사막을 통해 검증한 엔진 기술을 기반으로, 단일 오픈월드에서 시네마틱 연출과 실시간 전투를 끊김 없이 이어 붙이는 것을 목표로 개발을 이어가는 중이다.
시장 측면에서 붉은사막은 콘솔과 PC 멀티 플랫폼 전략을 통해 글로벌 매출원을 다각화하려는 시도의 정점에 놓여 있다. 펄어비스는 내년 3월 20일 붉은사막을 전 세계 동시 출시할 계획이며, 지원 플랫폼은 PS5와 엑스박스 시리즈 X S, 스팀, 애플 맥으로 구성된다. 콘솔과 PC를 동시 공략하는 크로스 플랫폼 출시 구조는 이용자 진입 장벽을 낮추는 동시에, 장기 라이브 서비스 모델로 전환할 여지도 남겨둔 포석으로 풀이된다. 현재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 예약도 진행 중이어서 초기 유저 풀 확보 경쟁이 본격화되는 국면이다.
붉은사막이 차세대 콘솔 세대 AAA 오픈월드 라인업에 합류했다는 점은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도 의미가 있다. 같은 기대작 목록에 포함된 마블 울버린, 레지던트 이블 레퀴엠 등은 이미 강력한 IP 파워를 가진 타이틀로, 서구권을 중심으로 높은 충성도를 확보한 상태다. 여기에 중국과 일본 개발사들도 자국 시장뿐 아니라 북미 유럽까지 노리는 대형 프로젝트를 줄줄이 예고해 둔 상황이라, 붉은사막은 게임 플레이와 기술적 완성도로 IP 인지도의 격차를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국내 콘솔 시장이 아직까지 PC 온라인과 모바일 중심 구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현실도 변수다. 콘솔 보급률과 패키지 구매 문화가 상대적으로 낮은 환경에서, 펄어비스는 글로벌 콘솔 시장에 주력하면서도 국내 기반 팬층을 어떻게 함께 끌고 갈지 전략을 세밀하게 조정해야 한다. 특히 고난도 액션과 방대한 오픈월드 콘텐츠는 숙련도와 학습 곡선을 요구하는 만큼, 초기 튜토리얼과 접근성 설계가 이용자 유지율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붉은사막은 개발 과정에서 글로벌 게임쇼를 적극 활용해 시장 반응을 미리 점검하는 전략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를 시작으로 서머게임페스트, 빌리빌리월드, 차이나조이, 팍스 이스트와 웨스트, 도쿄게임쇼 등 굵직한 행사에 참가해 시연 빌드를 선보였다. 지난해에는 전투와 액션에 집중한 보스전 빌드를 먼저 공개했고, 올해에는 오픈월드를 중심으로 한 퀘스트 라인 데모를 최초로 선보이면서 개발 방향 전환과 콘텐츠 확장을 보여줬다. 현지에서 시연에 참여한 게이머와 미디어, 인플루언서들은 생동감 있는 오픈월드 구성, 자유도 높은 상호작용, 사실적인 물리효과에 주목하면서, 소규모 연출보다 필드 전체를 무대로 삼는 플레이 경험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 콘솔 플랫폼 사업자의 관점에서 붉은사막 같은 대형 타이틀은 하드웨어 생태계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PS5와 엑스박스 시리즈 X S는 고성능 GPU와 SSD를 갖춘 차세대 콘솔로, 이를 충분히 활용하는 AAA 오픈월드 타이틀이 지속적으로 공급돼야 이용자 교체 수요와 신규 구매가 이어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가 붉은사막을 2026년 최고 기대작 목록에 포함한 것은, 플랫폼 입장에서도 그래픽과 월드 규모 면에서 차세대 콘솔의 성능을 보여줄 수 있는 타이틀로 판단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개발 기간 장기화, 제작비 증가, 글로벌 마케팅 비용 부담 등 대형 프로젝트 특유의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붉은사막이 고품질 그래픽과 물리 효과를 내세운 만큼, 출시 시점 성능 최적화와 버그 안정화가 소비자 평가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힌다. 최근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대형 신작들이 초기 최적화 실패로 혹평을 받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어, 펄어비스 역시 출시 빌드의 안정성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개발 막바지 작업을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서는 붉은사막의 성과가 국내 게임사의 콘솔 도전 의지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 기술과 예산 부담으로 인해 그동안 모바일 중심 프로젝트에 치중하던 기조에서, 직접 엔진을 활용한 콘솔·PC 대형 타이틀 개발로 전략을 전환할지 여부가 붉은사막의 시장 반응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국산 AAA 콘솔 게임이 글로벌 플랫폼에서 기대작으로 주목받는 것 자체가 의미가 크다며, 출시 후 이용자 평가와 판매 성과가 향후 5년간 국내 개발사 투자 방향을 가르는 참고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콘솔과 PC, 다양한 플랫폼을 동시에 겨냥한 붉은사막이 차세대 오픈월드 시장에서 어느 정도 존재감을 확보할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다만 자체 엔진과 물리 기반 상호작용, 글로벌 동시 출시 전략을 앞세운 펄어비스의 시도가 국내 게임 산업의 기술 스펙트럼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적지 않다. 산업계는 붉은사막이 소니가 꼽은 PS5 최고 기대작 타이틀에 걸맞은 완성도로 실제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