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반도체검사주 모멘텀 재점화…오킨스전자, SK·소프트뱅크 AI 협력 기대에 급등

권혁준 기자
입력

코스닥 상장사 오킨스전자 주가가 AI 반도체 협력 기대와 실적 턴어라운드에 힘입어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구체화되는 가운데 반도체 검사 장비·소켓 수요 증가가 예상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중소형 반도체 소부장 종목으로 확산하는 흐름이다.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설비 투자와 CXL 도입 속도가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한국거래소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금요일 오킨스전자 주가는 10,240원으로 마감해 전일 대비 16.10퍼센트 급등했다. 최근 한 달 동안 주가는 저점 8,620원에서 10,280원 사이에서 등락하며 바닥권을 탈피하는 흐름을 보였다. 특히 직전 거래일에는 매수세가 집중되며 20일 이동평균선을 강하게 상향 돌파했고, 거래량이 전일 대비 급증해 120만 주를 넘어서며 추세 전환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분석] SK·소프트뱅크 협력 이슈에… 오킨스전자 반도체검사주 모멘텀 재부각
[분석] SK·소프트뱅크 협력 이슈에… 오킨스전자 반도체검사주 모멘텀 재부각

주가 급등의 직접적인 촉매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회동 이슈다. 두 회장이 AI와 반도체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논의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후공정 검사 장비와 테스트 소켓을 공급하는 오킨스전자가 수혜 기대주로 부각됐다. 여기에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300퍼센트 이상 증가했다는 실적 모멘텀이 뒤늦게 반영되며 주가 하방을 지지하고 있다.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상승장을 주도했다. 최근 1개월 기준 외국인은 순매수 우위를 이어가고 있으며, 12월 5일 하루 동안 약 21만 주를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 기간 외국인 수급이 매수로 전환될 때 급등하고, 매도 전환 시 조정받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관찰돼 단기적으로 외국인 수급의 연속성이 핵심 변수로 거론된다.

 

업종 내 위치를 보면 오킨스전자는 시가총액 약 2,027억 원으로 코스닥 452위권에 속하는 중소형 반도체 소부장 종목이다. 상장주식수는 약 1,980만 주로 유통 물량이 가벼운 편이어서 개별 이슈 발생 시 주가 반응 속도가 빠른 특성을 보인다. 외국인 지분율은 약 11.02퍼센트로 업계 평균 수준에 근접해 있으나, 영업이익 증가율 등 성장성 지표는 대형사 대비 높은 편으로 평가된다.

 

실적과 재무 구조를 보면 턴어라운드 국면에 진입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오킨스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7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적자에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기저 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창사 이래 최대 분기 실적로, 반도체 업황 회복과 고부가 가치 제품 비중 확대 효과가 반영된 수치로 해석된다. 다만 부채비율이 약 215퍼센트 수준으로 높아 재무 건전성 관리 필요성이 제기되며, 작년 적자 여파로 PER은 아직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PBR은 약 2.79배로 형성돼 있어 향후 실적 개선 지속 여부에 따라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가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테마 측면에서는 CXL 관련 기대감이 핵심 재료로 떠올랐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차세대 메모리 인터페이스인 CXL 퀄리피케이션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CXL 인터페이스와 테스트 소켓을 공급하는 오킨스전자의 기술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CXL은 AI 서버와 HBM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차세대 규격으로, 대규모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맞물려 테스트 소켓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술력에 대한 외부 평가도 긍정적이다. 오킨스전자는 최근 2025 코리아테크 페스티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수상하며 R&D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고밀도 미세 피치 반도체 테스트 장비 개발 성과도 발표되면서, 단순 부품 업체를 넘어 기술 집약적 기업으로의 체질 개선 가능성이 부각되는 분위기다. 내년 초 예정된 세미콘 코리아 2025 참가를 통해 글로벌 고객사 레퍼런스 확대에 나설 것이란 기대도 반영되고 있다.

 

동종 업계와 비교하면 오킨스전자는 반도체 소부장 섹터 내 고성장·고변동성 종목으로 분류된다. 리노공업 등 주요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재무 안정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최근 보여준 영업이익 성장률은 업계 상위권에 속한다. 반도체 업황이 본격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경우 이익 레버리지 효과가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날 수 있어, 위험 감수 성향이 높은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거론된다.

 

단기 주가 전략 측면에서 시장은 1만 원선 안착 여부를 중요하게 보고 있다.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경우 과거 전고점인 11,500원 부근 돌파 시도가 가능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반대로 단기간 16퍼센트 이상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경우 9,000원대까지 기술적 조정이 진행될 수 있다는 시각도 병존한다. 중기적으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HBM 및 CXL 투자 스케줄과 글로벌 AI 서버 증설 속도가 주가 흐름을 좌우할 전망이다.

 

리스크 요인도 적지 않다. 재무적 투자자가 보유한 전환사채의 전환 청구가 간헐적으로 발생하면서 잠재적 매도 물량 부담, 이른바 오버행 우려가 존재한다. 또 반도체와 AI 테마주 특성상 글로벌 금리 정책과 경기 지표, 지정학 리스크 등 대외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해 단기 급등락이 반복될 소지가 크다. 전문가들은 변동성이 큰 구간인 만큼 레버리지 비율을 제한하고 분할 매수·분할 매도 전략을 활용하는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향후 오킨스전자 주가 흐름은 AI 인프라 투자와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CXL·HBM 투자 계획, 글로벌 경기 사이클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에서는 관련 기업들의 투자 계획과 업황 지표, 외국인 수급 변화를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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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킨스전자#sk그룹#소프트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