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사막 오픈월드 자유도"…펄어비스, 글로벌 시연으로 기대감 증폭
대형 콘솔급 오픈월드 액션 RPG 붉은사막이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쇼케이스 무대에서 실시간 시연을 통해 완성도와 볼륨을 재차 검증받았다. 펄어비스가 자체 엔진으로 구축한 광활한 월드를 퀘스트 진행과 자유 탐험, 생활 콘텐츠를 한 번에 보여주면서 내년 3월로 예정된 출시를 앞두고 흥행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서구권 인플루언서 중심의 글로벌 노출 전략이 붉은사막을 차세대 한국형 AAA 게임으로 각인시키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펄어비스는 글로벌 게임 스트리밍 행사 OTK 게임즈 엑스포 2025에서 붉은사막의 퀘스트라인 데모를 공개했다. 이번 빌드는 지난 8월 게임스컴에서 선보인 버전과 유사한 것으로 보이지만, 단일 전투나 컷신 중심이 아닌 오픈월드 상호작용과 동선 설계를 강조한 구성이 특징이다. 행사 말미에 편성된 붉은사막 세션은 대미를 장식하는 라인업으로 배치돼, 펄어비스 관계자가 직접 무대에 올라 쇼 호스트들과 약 30분간 영어로 교류하며 게임 플레이를 진행했다.

영상은 붉은사막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히는 광활한 오픈월드 전경을 비추며 시작됐다. 펄어비스 측은 데모 진행 중 화면에 보이는 모든 지역이 실시간 렌더링으로 구현되며, 로딩 구간 없이 실제 탐험이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오브젝트와 지형이 끊김 없이 이어지는 구조는 콘솔과 PC를 겨냥한 차세대 오픈월드 타이틀들이 지향하는 방향으로, 국내 스튜디오가 구현한 기술력이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전투 외적인 상호작용과 생활형 콘텐츠도 비중 있게 시연됐다. 시청자들은 주인공이 도끼뿐 아니라 전투 스킬을 활용해 나무를 벌목하는 장면을 통해 붉은사막의 물리 엔진을 확인했다. 타격 방향에 따라 나무가 쓰러지는 각도와 위치가 달라지고, 그 결과물로 생성되는 장작 개수까지 달라지는 등 세밀한 상호작용이 구현돼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는 단순 채집 모션에 머물렀던 기존 오픈월드 RPG와 달리, 환경과의 상호작용 자체를 게임 플레이 축으로 끌어올리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생활 콘텐츠 영역에서는 요리 시스템이 공개됐다. 시연에서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재료를 주변에서 훔치는 장면이 연출되며 현장 호스트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펄어비스 관계자는 월드 탐험을 통해 획득하는 레시피뿐 아니라, 플레이어가 원하는 조합으로 재료를 활용해 요리를 시도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설계는 캐릭터 능력치 보정이나 버프 제공을 넘어, 플레이 스타일과 빌드 다양성을 뒷받침하는 시스템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낳는다.
탐험 동기를 유발하는 수집·퍼즐 요소도 공개됐다. 시연에서 등장한 아티펙트 아이템은 구체적인 활용처가 즉시 드러나지 않는 미지의 오브젝트로, 사용법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를 게임 플레이의 한 축으로 삼은 구성이다. 검에 반사되는 빛을 활용해 지형 곳곳에 숨겨진 특수 아이템을 찾는 장면도 소개되며, 환경 조명과 반사 효과를 게임 메커닉으로 연결한 설계가 드러났다. 단순 지도 아이콘 의존형 탐색 대신 시각적 단서 기반의 탐험 구조를 지향하는 셈이다.
OTK 게임즈 엑스포는 글로벌 게임 크리에이터들이 직접 신규 타이틀을 소개하고 플레이하는 온라인 스트리밍 행사로, 서구권 게이머층에서 영향력이 크다. 이번 붉은사막 세션은 유튜브 구독자 420만 명을 보유한 유명 게임 인플루언서 아스몬골드가 공동 스트리밍을 맡으며 노출 효과를 키웠다. 아스몬골드는 MMO와 AAA RPG를 중심으로 다양한 게임을 리뷰하는 인물로, 코어 게이머 사이에서 비교적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스트리머로 알려져 있다.
아스몬골드는 라이브 스트리밍 도중 붉은사막의 자유도와 상호작용 수준을 언급하며, 출시 후 200시간에서 300시간 이상 플레이를 기대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메인 스토리뿐 아니라 부가 콘텐츠와 탐험 동선까지 고려한 플레이 타임 전망으로, 제작사가 공언해 온 대규모 콘텐츠 볼륨에 신뢰를 더하는 발언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개인적으로 자신이 원하던 유형의 게임이라고 덧붙이며, 서구권 RPG 팬층을 겨냥한 펄어비스의 방향성에 힘을 실었다.
붉은사막은 이미 게임스컴 등 글로벌 오프라인 무대를 통해 액션성과 연출력을 강조해 왔다. 여기에 스트리밍 기반 온라인 쇼케이스를 통해 실제 플레이 흐름과 유저 경험을 전면에 내세우는 전략으로 마케팅 저변을 넓히는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펄어비스가 검은사막으로 축적한 온라인 서비스 운영 역량과 자체 엔진 기술을 붉은사막에 결합하면서, 글로벌 콘솔·PC AAA 시장에서 한국 게임사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릴 잠재력이 있다고 본다.
출시 전까지는 최적화, 콘텐츠 밸런싱, 지역별 규제 대응 등 넘어야 할 과제도 남아 있다. 특히 방대한 오픈월드 구조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버그와 프레임 드롭, 스토리 밀도 문제는 상용 서비스 성패를 좌우할 변수로 꼽힌다. 그럼에도 서구권 인플루언서와 코어 게이머층이 시연 단계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만큼, 정식 출시 이후 실제 이용자 평가와 시장 안착 여부에 산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