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악재가 호재 됐다"…삼화페인트, 오너 리스크에 지배구조 개편 기대 급등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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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페인트 주가가 오너 2세의 별세 이후 경영권 승계 이슈를 둘러싼 지배구조 개편 기대감에 급등하고 있다. 건설 경기 침체와 3분기 어닝 쇼크로 펀더멘털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투자자들은 승계 구도 변화가 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단기 시세 차익을 노린 수급이 몰리면서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제기된다.

 

18일 오후 1시 33분 기준 유가증권시장에서 삼화페인트[000390]는 전일 대비 29.84% 오른 7,92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도달했다. 장중 가격제한폭(상한가)까지 치솟은 것으로, 지난 16일 전해진 김장연 회장 별세 소식이 촉매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어닝 쇼크’ 수준의 부진이 확인된 뒤에도 하락 압력이 크지 않았던 가운데, 지배구조 이벤트가 부각되며 매수세가 급격히 유입된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오너 리스크가 향후 경영권 승계 및 거버넌스 구조 재편 논의를 앞당길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특히 페인트업계 전반이 건설 경기 부진 여파로 성장성 둔화 우려를 안고 있는 만큼, 삼화페인트가 승계 과정에서 신규 전략 투자자 유치, 비핵심 자산 정리,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 주주가치 제고 성격의 조치를 내놓을 경우 밸류에이션 재평가 여지가 생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주가 급등을 ‘지배구조 프리미엄’이 선반영된 결과로 해석한다. 건설 경기 침체로 동종 경쟁사들이 보합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과 달리, 삼화페인트는 단기 이벤트성 테마를 바탕으로 나홀로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페인트 수요의 핵심인 건설·인테리어 시장이 구조적 둔화 국면에 머무는 가운데, 실적보다는 이벤트 중심으로 주가가 움직이고 있다는 지적도 동시에 제기된다.

 

증권가에서는 실적과 펀더멘털 악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급등세에 대해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한 중소형주 전문 애널리스트는 “오너 승계 이슈가 장기적으로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친화 정책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열려 있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현실화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며 “실적 반등 신호 없이 이벤트만으로 주가가 급등한 종목은 조정 시 낙폭도 큰 편이어서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향후 삼화페인트 측의 공식 입장과 지배구조 관련 후속 공시, 내년 실적 가이던스 등이 투자자 판단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외 건설 경기와 원자재 가격 흐름, 주주환원 정책 방향에 따라 주가 흐름이 크게 달라질 수 있어서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단기 테마성 급등을 넘어, 지배구조 변화가 실제 기업가치 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에 쏠리고 있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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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페인트#김장연#건설경기침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