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 열 개라도 할 말 없어"…문진석 인사청탁 논란에 공식 사과
인사청탁 논란과 더불어민주당 핵심 보직이 맞붙었다. 여당은 대통령실 라인의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고, 야당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4일 인사청탁 논란과 관련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사과했다. 문진석 수석부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부적절한 처신 송구하다"며 "앞으로 언행에 더욱 조심하겠다"고 밝혔다. 당 원내 지도부 핵심이 스스로 잘못을 인정한 셈이다.

논란의 발단은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비롯됐다. 문진석 수석부대표가 같은 대학 출신 인사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에 추천해달라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김남국 대통령실 소통비서관에게 보내는 장면이 언론 카메라에 포착됐다. 사진에는 문진석 수석부대표의 메시지뿐 아니라 "제가 훈식이 형이랑 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는 김남국 비서관의 답신 내용도 함께 잡혔다.
휴대전화 화면에 드러난 이 대화는 청탁성 문자라는 지적을 불러왔고, 특히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인선 과정에 대통령실이 개입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으로 번졌다. 여야 모두가 공정 인사와 민간단체 인선의 독립성을 강조해온 상황에서 국회 본회의장이라는 장소도 논란을 키웠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대통령실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격에 나섰다. 국민의힘은 김남국 비서관이 언급한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을 거론하며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이 이재명 정부 실세라는 사실이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남국 비서관의 즉각 사퇴 등을 촉구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도 부적절했다는 인식이 공유됐다. 민주당은 4일 관련 논란과 관련해 "매우 부적절하다는 것에 당내 이견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윤리감찰단 조사나 징계 절차 착수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공정성 논란에 선을 긋되, 사안의 수위를 어떻게 정리할지에 대해선 신중 모드를 유지하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선 문진석 수석부대표의 사과로 논란이 일단락되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여당이 대통령실 라인 전반으로 공세를 확대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야당 역시 인사 절차 투명성 논란에 직면할 수 있어서다. 특히 민간단체장 인선과 관련한 정치권 개입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 향후 국회 인사청문 정국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국회는 인사청탁 논란을 둘러싸고 여야가 거칠게 맞서며 공방을 이어갔다. 정치권은 문진석 수석부대표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과 여야 책임 공방을 두고 정면 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향후 인사 절차 전반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두고 추가 논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