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화 대출 35% 급증”…중국, 탈달러 전략 가속에 글로벌 금융 지형 변화 조짐
현지시각 24일, 중국(China)이 주도하는 ‘탈달러화(de-dollarization)’ 전략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중대한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해외 위안화 대출 규모는 전년 대비 35% 급증해 사상 최고치인 3조4천억 위안(약 4,800억 달러)에 도달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제 사회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와 함께, 달러(USD) 중심 질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중국은 위안화 중심의 무역결제 확대와 자국 금융시장 개방을 통해 달러 의존도 축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크립토폴리탄(Cryptopolitan)에 따르면, 케냐와 앙골라 등 신흥국은 기존의 달러 부채를 위안화로 전환했고, 전 세계 무역금융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은 3년 만에 2% 미만에서 7.6%로 치솟아 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위치를 차지했다. 한편, 해외 은행이 보유한 중국 위안화 자산은 4,840억 달러로 집계됐다.

국제결제은행(BIS)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신흥국 대상 위안화 대출이 3,730억 달러 증가했다고 분석하며, “2022년이 달러 및 유로 위주 신용구조에서 위안화 기반 체제로 변모하는 분기점”이었다고 평가했다. 인도네시아, 슬로베니아 등 각국은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을 추진 중이고, 카자흐스탄은 최근 33억 달러 규모의 위안화 채권을 3.3% 수익률로 발행했다.
중국 국가 결제망인 CIPS(국제결제시스템)도 올해 들어 분기당 거래액이 40조 위안을 넘어섰다. 이는 결제 인프라의 서방 독점 체제(SWIFT) 의존도를 낮추고, 제재 회피 및 금융주권 전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버트 호프만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달러 시스템의 불안정성이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위안화 기반 다중통화 체제로의 이행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USA), 유럽연합(EU)이 러시아(Россия·Russia) 무기 부품 거래로 중국 은행들까지 제재 압박 대상에 올리자, 중국은 위안화 결제 확대와 인프라 투자로 대응하고 있다. 애브솔루트 스트래티지 리서치의 애덤 울프는 “중국에선 어떤 제재 국면에서도 무역을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 위안화 국제화의 주요 의미”라고 해석했다.
홍콩(Hong Kong)은 외국인 투자자 대상 위안화 채권 유동성 강화 로드맵을 공개하고, 역외 레포 시장 개방에 나섰다. 시티그룹 폴 스미스는 “과거 후강퉁·선강퉁 제도보다도 더 굵직한 변화”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달러의 대체보다는 점진적으로 금융시스템 곳곳에 위안화를 스며들게 해 다극화 질서를 구축하려 한다고 보고 있다.
다만 위안화 자본의 통제 완화, 투자 신뢰도 및 유동성 확장 등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꼽힌다. 통화 국제화가 정치외교적 의도와 결합해 시장 심리의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점도 경계대상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과도한 낙관론은 금융 불안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은 단기적으로 달러 패권에 균열을 가하고, 중장기적으로 다극화된 글로벌 통화 질서의 서막을 알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제사회는 이번 전략이 실제로 어떻게 이행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