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AI 신기술에 3천억원 베팅…삼성전자, 노태문 대표이사 선임으로 2인 체제 복원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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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디바이스경험 DX부문을 이끄는 노태문 부문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중장기 인공지능 AI 혁신 기술 확보를 위해 최대 3천억원을 투입하는 새 투자 계획을 내놨다. 경영 체제를 재정비하는 동시에 미래 성장동력인 AI 분야에 선제적으로 자금을 배분하면서 향후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속도가 빨라질지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28일 이사회를 열고 노태문 DX부문장 사장을 대표이사 대표집행임원 로 신규 선임하는 대표이사 변경을 공시했다. 앞서 회사는 21일 발표한 2026년도 사장단 인사에서 한종희 부회장 유고 이후 DX부문장 직무를 대행해온 노 사장을 정식 부문장 및 대표이사로 선임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 대표이사 선임…AI 신기술 조합에 2천억원 출자
‘삼성전자’ 노태문 사장 대표이사 선임…AI 신기술 조합에 2천억원 출자

이번 인사로 삼성전자는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 DS 부문장 대표이사 부회장 과 노태문 DX부문장 대표이사 사장 이 이끄는 2인 각자 대표 체제를 8개월 만에 다시 구축했다.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등 DS 부문과 스마트폰·가전·TV 등 DX 부문의 책임 경영 구도가 재정비되면서, 반도체 경기 회복과 AI 수요 확대에 대응한 사업 전략 조율이 탄력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중장기 AI 혁신 기술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새로운 성장축을 마련하기 위해 2천억원을 출자하는 내용도 별도 공시했다. 출자는 삼성벤처투자주식회사가 결성하는 신기술사업투자조합 SVIC 76호 에 참여하는 방식이다.

 

회사 설명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조합 가입 시기는 다음 달로 예정돼 있으며, 출자조합 존속기간은 10년이다. 삼성전자는 투자 건이 발생할 때마다 수시로 납입하는 구조를 택해, 시장 상황과 유망 기술 동향에 따라 단계적으로 자금을 집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조합에는 그룹 내 주요 계열사들도 함께 참여한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벤처투자 등 5개 계열사가 각각 200억원씩 총 1천억원을 출자해 조합 전체 자금 규모를 키운다. 삼성전자는 자사 출자액 2천억원과 계열사 출자액 1천억원을 합쳐 총 3천억원 규모의 AI 혁신 기술 센싱 투자 재원을 확보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반도체와 모바일, 서버,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그룹 핵심 사업과 연계 가능한 AI 솔루션, 반도체 설계 자동화, 차세대 HCI와 데이터센터용 AI 인프라, 에지 AI 등 다양한 분야가 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I 경쟁력이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수요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한 만큼, 벤처·스타트업 단계에서 유망 기술을 조기 포착해 전략적 제휴나 인수합병으로 연결하려는 포석에 무게가 실린다.

 

벤처투자 시장에서는 대규모 LP 자금 유입이 중단기적으로 AI 관련 초기 기업 밸류에이션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와 금리 수준에 따라 집행 속도와 포트폴리오 구성이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실제 성과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시각도 병존한다.

 

삼성전자는 사회공헌 활동도 병행한다. 회사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연말 성금 103억5천만원을 출연한다고 별도 공시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성금 출연으로 연말을 맞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한 기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향후 삼성전자의 경영·투자 전략은 글로벌 AI 경쟁 구도와 반도체 수요, 거시경제 여건에 따라 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허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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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노태문#svic7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