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4,000선 숨고르기…천일고속·동양고속·뉴인텍 상한가에 개별주 랠리 지속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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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국내 증시는 단기 급등 이후 4,000선 부근에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지수 상승 탄력은 둔화됐지만 교통·여행·3D프린터·코로나19 관련주 등 개별 업종과 테마 중심으로 상한가가 속출하며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투자자들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FOMC 회의와 반도체 업황을 앞두고 지수보다는 중소형 성장주·테마주에 매수세를 집중하는 모습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9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3,987.98로 전 거래일 대비 0.17퍼센트 하락했다. 장중 한때 4,031.29까지 올라 나흘 만에 4,000선을 회복했다가 되밀리며 변동 장세를 이어갔다. 저점도 3,987.98 수준으로, 지수는 저점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 중이다. 코스닥 지수는 928.09로 0.04퍼센트 내린 약보합이지만, 장 초반 932.98까지 오르며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표] 12월 3일 증시 시황
[표] 12월 3일 증시 시황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이 지수 하단을 지탱하고 있다. 코스피에서 개인은 1,470억 원을 순매수하며 하방을 방어하는 가운데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212억 원, 321억 원 규모로 동반 순매도에 나서 지수 상단을 눌렀다. 코스닥 역시 개인 매수 우위 속에 외국인이 순매도를 이어가고, 기관 수급이 방향성을 내지 못하면서 지수는 강보합권에서 균형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환경은 위험선호 회복 쪽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간밤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S앤피500, 나스닥 등 3대 지수가 모두 상승 마감했고, 기술주와 인공지능 관련주,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투자 심리가 개선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퍼센트대 중반 오르며 글로벌 반도체 업황 기대를 재확인시켰고, 비트코인은 장중 7퍼센트 이상 뛰며 가상자산 시장 강세가 주식시장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국내 지표는 경기 회복 기대와 실물 둔화 시그널이 공존하는 구조다. 3분기 국내총생산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1.3퍼센트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를 소폭 상회하며 회복 기대를 키웠고, 11월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를 중심으로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 수출주와 IT·제조업 실적 개선 기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동시에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 PMI가 기준선인 50을 밑돌고 있고, 원·달러 환율 변동성, 주가수준 부담이 겹치며 단기적으로 지수 상단을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오는 12월 11일 예정된 미국 FOMC 회의를 앞두고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게 거론되면서 글로벌 유동성 환경이 우호적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기대도 위험자산 선호를 떠받치는 재료다.

 

업종별로는 경기 민감 소비와 서비스, 운송이 강세를 주도하고 있다. 도로와철도운송 업종이 7.10퍼센트 급등하며 업종 상승률 1위를 기록했고, 천일고속과 동양고속 상한가가 지수 상승을 이끌고 있다. 여행·레저 수요 회복 기대가 반영된 호텔,레스토랑,레저 업종은 2.16퍼센트 오르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고, 우주항공과국방 업종도 1.86퍼센트 상승해 방산·항공 관련주에 대한 관심이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사무용전자제품과 기계 업종은 각각 1.85퍼센트, 1.81퍼센트 오르며 설비투자와 산업재 수요 회복 기대를 반영했고, 다각화된통신서비스, 복합기업, 양방향미디어와서비스도 1퍼센트대 중반의 상승률을 기록하며 시장 내에서 비교적 안정적인 강세 축을 형성했다. 반면 에너지와 일부 경기방어 업종은 부진해 업종 간 온도 차가 뚜렷한 흐름이다.

 

테마별로는 정책 수혜 기대와 실생활 수요와 연계된 종목들에 매수세가 동시다발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3D 프린터 테마가 4.50퍼센트 급등하며 상위권에 올랐고 링크솔루션과 스맥 등이 동반 상승했다. 코로나19 음압병실과 음압구급차 관련 테마는 3.73퍼센트 오르며 오텍과 GH신소재가 대표 수혜주로 부각됐다. 마리화나 대마 테마는 인벤티지랩과 애머릿지 강세에 힘입어 3.62퍼센트 상승했고, 여행 테마는 롯데관광개발과 하나투어 주도로 2.15퍼센트 오르며 위드코로나 이후 누적된 여행 수요와 정책 및 환율 변동성 완화 기대를 반영했다.

 

공기청정기 테마는 오텍과 삼성전자가 묶이며 2.05퍼센트 올랐고, 탈모 치료 관련 인벤티지랩과 안트로젠이 동반 강세를 보이며 테마 상승률은 1.79퍼센트를 기록했다. 롯데관광개발과 파라다이스가 이끄는 카지노 테마는 1.61퍼센트, 롯데관광개발과 서부티앤디가 포함된 호텔·리조트 테마는 1.40퍼센트 상승했다. 쿠팡 관련주인 오텍과 쇼박스가 움직이며 쿠팡 테마도 1.36퍼센트 강세를 나타냈고, 인터넷 대표주 테마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동반 상승하며 1.33퍼센트 오르며 플랫폼·콘텐츠주 저가 매수 수요를 끌어냈다.

 

코스피 개별 종목 가운데서는 교통·관광 관련주가 상한가를 주도하고 있다. 천일고속은 399,000원으로 92,000원, 29.97퍼센트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고, 동양고속도 21,350원으로 4,910원, 29.87퍼센트 오른 상한가다. 두 종목의 급등은 도로와철도운송 업종과 여행·레저 관련 테마 전반으로 매수세를 확산시키고 있다. 최근 경기 회복과 내수 소비 개선, 이동 수요 증가 기대가 겹치면서 주가에 선반영되는 구도다.

 

대성산업은 5,300원으로 10.53퍼센트 상승하며 에너지와 산업재 수요 회복 기대를 반영했고, 롯데관광개발은 22,600원으로 1,650원, 7.88퍼센트 오르며 여행·카지노·호텔·리조트 테마를 관통하는 대표주로 부각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240,000원으로 15,500원, 6.90퍼센트 상승해 복합기업 업종 지수 강세를 이끌었고, CJ대한통운은 99,500원으로 6,100원, 6.53퍼센트 오른 채 물류·택배 업황 개선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

 

원자재 가격과 연동된 은 선물 상장지수증권도 강세다. 메리츠 레버리지 은 선물 이티엔 에이치, 신한 레버리지 은 선물 이티엔 에이치, 케이비 레버리지 은 선물 이티엔 에이치, 삼성 레버리지 은 선물 이티엔 에이치가 일제히 5퍼센트 안팎 상승률을 기록하며 은 가격 강세와 레버리지 효과에 따른 단기 수급이 몰리고 있다. 수급이 특정 자산과 파생상품에 집중되는 전형적인 테마 장세 양상이 코스피에서도 나타나는 셈이다.

 

코스닥에서는 중소형 성장주와 정책 수혜 기대 종목들이 강한 탄력을 받았다. 뉴인텍은 522원으로 120원, 29.85퍼센트 급등하며 상한가를 기록했고, 오텍은 2,410원으로 537원, 28.67퍼센트 오르며 코로나19 음압병실·음압구급차, 공기청정기, 쿠팡 관련 테마에서 동시에 수급이 유입됐다. 인벤티지랩은 87,600원으로 17,100원, 24.26퍼센트 상승해 마리화나와 탈모 치료 양쪽 테마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고, 율호는 964원으로 172원, 21.72퍼센트 오르며 중소형 IT·전자 부품 강세에 동참했다.

 

3D 프린터 대표주로 꼽히는 링크솔루션은 45,100원으로 7,500원, 19.95퍼센트 상승했고, 기업인수목적회사인 삼성스팩12호도 6,110원으로 1,000원, 19.57퍼센트 뛰며 스팩 상장과 합병 기대를 반영했다. 우양에이치씨는 13,130원으로 2,050원, 18.50퍼센트 올랐고, 지놈앤컴퍼니는 4,400원으로 640원, 17.02퍼센트 상승하며 바이오주 변동성 속에서 개별 호재에 따른 강세를 보였다. 스맥은 6,600원으로 940원, 16.61퍼센트 오르며 3D 프린터와 스마트공장 관련 기대와 함께 움직였고, 엘앤케이바이오는 13,650원으로 1,620원, 13.47퍼센트 급등해 의료기기·바이오주 강세 흐름에 합류했다.

 

정부가 코스닥 중심 중소형주 활성화를 위한 세제·제도 인센티브를 검토 중이라는 소식도 성장주·테마주 쏠림을 부추기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증권업계에서는 연말 랠리 구도가 펀더멘털보다는 수급과 이벤트 중심으로 전개되면서 단기 급등과 급락이 반복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책 변수와 맞물린 상장지수펀드 흐름에도 관심이 쏠린다. 이재명 대통령이 후보 시절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ETF 가운데 코스피 대표 상품인 코덱스 이백은 56,655원으로 전일 대비 0.04퍼센트 하락한 약보합을 나타냈다. 코스닥 대표 ETF인 코덱스 코스닥일백오십은 16,125원으로 0.15퍼센트 내렸고, 코덱스 이백티알은 20,350원으로 보합을 기록했다. 세 상품 모두 지수와 동행하는 흐름 속에서 이날 변동폭은 크지 않았지만, 코스피·코스닥 대표 지수를 추종하는 특성상 향후 미국 FOMC 결과와 국내 수급 여건, 반도체·수출 업황 변화에 따라 변동성이 확대될 소지가 큰 지표 상품으로 평가된다.

 

시장 전문가들은 지수보다는 개별 종목 장세 성격이 짙어졌다고 진단한다. 3분기 GDP와 11월 수출 호조, 반도체·자동차 업황 개선 기대, 미국발 금리 인하 가능성 등 긍정적 요인과 제조업 지표 부진, 환율 변동성, 밸류에이션 부담이라는 리스크가 공존하면서, 투자자들이 테마와 이벤트 위주의 단기 매매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이다. 당분간 4,000선 부근에서 등락을 반복하는 가운데 개별 업종과 종목의 수익률 차별화가 이어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증권가는 단기 급등주와 상한가 종목에 대한 추격 매수보다는 실적과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수출주와 내수 소비주, 지수 대표 ETF, 정책 수혜가 뚜렷한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분산 투자 전략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향후 국내 증시는 미국 FOMC 결정과 반도체 업황, 수출 흐름, 환율 등 핵심 변수에 따라 방향성이 재차 결정될 가능성이 커 시장의 경계 심리가 이어질 전망이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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