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체 분석으로 미래 자녀 선별”…미국 ‘오키드헬스’ 서비스, 우생학 논란과 불평등 우려 확산
현지시각 7월 18일, 미국(USA)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오키드헬스(Orchid Health)’가 시험관 시술(IVF) 과정에서 배아의 전장 유전체를 분석해 미래 자녀의 1,200여 개 질병 발병 가능성을 선별하는 서비스를 본격 상용화했다. 이번 서비스는 고가의 비용과 정보 비대칭성을 바탕으로, 미국은 물론 국제 사회에 생명윤리 논란과 함께 사회적 불평등 문제에 대한 직접적 우려를 촉발시키고 있다. 인간 유전체 기술의 상업화가 어디까지 허용될지 논쟁이 커지는 가운데, 과거 우생학적 발상이 첨단기술과 결합해 새로운 사회 갈등의 뇌관이 되고 있다.
오키드헬스는 현지 시각으로 7월 18일, 자사 플랫폼을 통해 IVF를 받는 여성 및 가정을 대상으로 특화된 배아 유전체 분석을 제공한다고 밝히며, 기존 단일 유전자 변이 질환(낭포성 섬유증, 다운증후군 등) 외에도 정신신경 질환, 퇴행성 뇌질환, 비만 등 복수 단일질환에 대한 발병 위험도까지 점수화해 예비 부모가 자녀를 선택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확대했다. 창업자인 누르 시디키는 “오키드는 병의 유전을 사전에 차단하는 첫 세대를 만들고 있다”며 ‘배아 스크리닝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같은 기술은 배아 5개 세포만을 채취해 30억 염기쌍 전체를 시퀀싱하는 방식으로, 각 배아별로 질병 위험도를 수치화해 신생아 선택 및 IVF 성공률 제고를 지원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오키드헬스 측은 유전자 스크리닝으로 임신 성공률과 부모의 유전병 불안감이 동시에 해결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장기적으론 미국의 출산율 회복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음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미국 국내외에서는 윤리적 우려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선별 서비스 이용료가 배아 1개 당 약 2,500달러, IVF 한 회당 2만 달러에 달해 경제적 여유가 있는 이들만이 유전적 ‘선택권’을 행사할 수 있어, 부유층 중심의 기술 독점과 사회 불평등 심화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일론 머스크(Elon Musk)와 그의 동료 시본 질리스(Siouan Zilis) 등 일부 명문가 VIP 고객에게는 공식 서비스 범위를 넘어 지능 등 추가적 선별이 비공식 제공된 것으로 알려지며, 현대판 우생학 논란도 거세지고 있다.
미국 임신협회는 “배아 단계에서 미래 인생의 궤적을 사전에 조작하게 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MIT의 앨리슨 브룩스 교수는 “사회에서 선택받는 이유와 그렇지 않은 이유가 더욱 분명해져, 기존의 구조적 불평등이 심화될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기술적 신뢰성 논란 역시 존재한다. 스탠퍼드대의 스위틀라나 야첸코 교수는 “5개 세포만으로 전체 유전체를 판독하면 오류가 발생하기 쉽고, 특정 질병의 유무를 확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유전자 분석의 한계를 지적했다. 글로벌 주요 매체는 이번 논란을 “첨단 바이오시장 성장 이면의 윤리적 시험대”이자 “신기술이 시장과 사회를 동시에 흔드는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전 세계 바이오·유전체 VC와 대형 제약사들은 오키드헬스와 유사한 혁신 스타트업에 투자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각국의 규제와 사회적 합의 수준에 따라, 유전체 분석 서비스 시장의 성장 궤적과 산업 생태계의 윤곽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사회가 인간 배아 유전체 서비스의 윤리, 과학, 비용 정당성 문제를 어떻게 조율할지에 시선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