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 멈춰선 시간”…채수근 해병 상병 순직 2주기, 유족·동료들 침통 속 추모
비가 내리던 19일, 경상북도 포항시 해병대 제1사단 추모 공원에서 고 채수근 해병 상병 순직 2주기 추모식이 열렸다. 2년 전 경북 예천군 내성천에서 집중호우로 인한 실종자 수색 작전에 나섰다가 급류에 휩쓸려 목숨을 잃은 채수근 상병의 희생을 기리는 자리였다.
추모식은 이날 오전 10시 주일석 해병대사령관의 주관 하에 개최됐다. 장소는 해병대 제1사단 추모 공원 내 고인의 흉상 앞이었다. 유족의 뜻을 반영해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비공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에는 유가족과 고인의 친구, 해병대 장병 등 가까운 이들만 참석해 고인을 애도했다.

현직 군인인 고인의 친구는 이날 추모사에서 “어떤 말로도 부족하다”며 침통한 심경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채 상병의 모친은 추모식에 앞서 언론에 “너무 보고 싶고 살아야 할 이유가 많았는데 지금은 모든 게 멈추어 버린 현실”이라면서, "어떻게 낳은 아이고 어떻게 키웠는데, 모든 게 되돌릴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 속상하고 죽을 만큼 힘들다. 계속 눈물만 나온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높이 0.75미터, 폭 0.55미터의 흉상이 세워진 추모 공원은 이날 빗속에서 유족과 동료들의 발걸음으로 잠시 멈춰섰다. 한 유족은 "공교롭게도 그날처럼 폭우가 쏟아지고 인명 피해도 발생하고 있어서 추모식을 취소할까 고민도 했다"면서, 끝내 조용히 비공개로 식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또, 현충원 참배는 다음 주에 별도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해병대 예비역연대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아 별도로 채수근 상병을 추모했다.
폭우와 그리움이 교차하는 채 상병 순직 2주기를 맞아, 정치권 안팎에서는 국가 차원의 희생자 예우와 수색작전 안전 대책 강화를 다시 한 번 요구하는 분위기도 형성되고 있다. 앞으로도 유족과 군 당국은 고인을 추모하며, 현장에서의 안전과 명예회복을 위한 추가적인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