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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만의 귀환”…6·25 전사자 서갑출 일병,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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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남긴 상흔과 국가의 책임이 다시 맞붙었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국군 장병의 유해가 75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오면서, 유해 발굴 사업의 의미와 과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11일 6·25전쟁 당시 전사한 호국영웅 고 서갑출 일병의 유해를 발굴해 유가족에게 인도했다고 밝혔다. 서갑출 일병은 1950년 8월 입대해 국군 제7사단 소속으로 기계·안강 전투에 참전했다가 같은 해 9월 전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계·안강 전투는 낙동강 방어선에서 국군 수도사단이 북한군 제12사단의 남하를 막아낸 전투로 평가된다. 당시 국군은 절대 열세 속에서도 방어선을 지켜내며 후일 반격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고인의 유해를 유족에게 전달하는 호국영웅 귀환 행사는 이날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 거주하는 고인의 며느리 이정순 씨의 자택에서 열렸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가족과 함께 유해를 모시고 전사 경위를 설명하는 등 예우 절차를 진행했다.

 

서갑출 일병은 올해 신원이 확인된 20번째 호국영웅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2000년 4월 유해발굴 사업이 시작된 이후 신원이 확인된 국군 전사자는 서 일병을 포함해 총 268명으로 집계됐다.

 

군 안팎에서는 유해 발굴과 신원 확인이 전쟁 세대가 저무는 시점에 더욱 절박한 과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미확인 전사자가 여전히 다수 남아 있어,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발굴 작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국방부는 앞으로도 전국 전투 현장을 중심으로 유해 발굴을 지속하고, DNA 분석 등을 통해 신원 확인 절차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유해발굴 사업을 국가책임 과제로 유지하면서, 전사자 예우와 유가족 지원 방안을 함께 검토해 나갈 예정이다.

한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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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갑출일병#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호국영웅귀환행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