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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천문 계산으로 본 새해 일출”…천문연, 데이터 서비스 강화 노린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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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 천문 계산 기술이 생활 밀착형 데이터 서비스로 확장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위성 측지와 정밀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전국 주요 지역의 2025년 12월31일 일몰 시각과 2026년 1월1일 일출 시각을 산출해 공개했다. 단순한 시간 안내를 넘어, 해발고도에 따른 관측 시각 편차까지 제시하며 천문 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서비스 고도화 방향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공공 천문 데이터가 위치기반 서비스, 기상·재난 정보 시스템과 결합되면서 데이터 경제의 한 축으로 부상하는 흐름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2026년 새해 첫 해는 오전 7시 26분 독도에서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이어 오전 7시 31분 울산 간절곶과 방어진에서 관측이 가능해지며, 내륙 지역으로 일출 관측 가능 시간이 확산된다. 수도권 기준으로는 서울에서 오전 7시 47분에 올해보다 한층 늦은 시각의 첫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한국천문연구원은 설명했다.  

전날인 2025년 12월31일 가장 늦게 해가 지는 곳은 신안 가거도다. 이 지역에서는 오후 5시 40분까지 지는 해를 볼 수 있다. 육지에서는 전남 진도 세방낙조에서 오후 5시 35분까지 일몰을 감상할 수 있다. 서울의 경우 12월31일 오후 5시 23분에 해가 지고, 이튿날인 1월1일 오전 7시 47분에 새해 첫 해를 맞이하게 된다.  

 

주요 광역시·특별자치시별로도 정밀 시각이 제시됐다. 부산은 12월31일 오후 5시 21분 일몰, 1월1일 오전 7시 32분 일출로 예측됐다. 대구는 오후 5시 22분 일몰, 오전 7시 36분 일출, 인천은 오후 5시 25분 일몰, 오전 7시 48분 일출이 각각 예상됐다. 세종은 오후 5시 25분 일몰, 오전 7시 43분 일출, 대전은 오후 5시 25분 일몰, 오전 7시 42분 일출이다. 광주는 오후 5시 30분 일몰, 오전 7시 41분 일출, 울산은 오후 5시 20분 일몰, 오전 7시 32분 일출로 계산됐다.  

 

이번에 공개된 시각은 해발고도 0m를 기준으로 한 계산값이다. 천문연은 고도가 높을수록 일출 시각은 빨라지고 일몰 시각은 늦어지는 특성이 뚜렷하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해발고도 100m에서 관측하는 일출은 기준값보다 약 2분가량 빨라지는 것으로 추산된다. 정밀 천문 알고리즘은 태양의 겉보기 위치, 지구 자전과 공전, 대기 굴절, 관측 지점의 위도·경도·고도 등 복수의 변수를 반영해 시간 편차를 산정한다.  

 

천문학에서 정의하는 일출과 일몰의 기준도 명확하다. 일출은 태양 원반의 윗부분이 지평선 또는 수평선 위로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을 뜻한다. 반대로 일몰은 태양 윗부분이 지평선 또는 수평선 아래로 완전히 사라지는 시점을 의미한다. 실제 관측 환경에서는 대기 상태, 지형, 건물 등 장애물에 따라 체감 시각이 달라질 수 있어, 천문연 산출값은 이론적으로 최적화된 기준 시각의 성격을 가진다.  

 

특히 이번 발표는 천문 데이터의 생활·산업 활용도를 보여준다. 정확한 일출·일몰 시각은 연말·연초 해맞이·해넘이 관광 수요 예측과 안전 관리, 교통·조명 인프라 운영, 태양광 발전 효율 분석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된다. 디지털 맵, 위치기반 서비스 앱, 야외 촬영·관측용 소프트웨어 등에서도 천문연 데이터가 API 또는 참고 정보로 연동되는 사례가 늘어나는 추세다.  

 

해외에서도 정밀 천문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공공 서비스와 상업 서비스가 확대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기상 위성, GNSS 기반 정밀 측위 기술을 바탕으로 일사량, 조도, 태양 고도 정보를 실시간에 가깝게 제공해 스마트 시티, 에너지 관리, 국방 시스템에 활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한국천문연구원 데이터를 중심으로 민간 IT 기업들이 시각·위치 정보를 통합한 서비스 고도화를 꾀하는 흐름이 감지된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생활천문 서비스의 핵심 거점으로 천문우주지식정보 홈페이지를 운용 중이다. 이용자는 생활천문관 메뉴를 통해 전국 각 지역의 일출·일몰 시각을 비롯해 다양한 천문 현상 정보를 조회할 수 있다. 향후에는 정밀 위치와 고도 정보, 기상 데이터와의 결합을 통해 보다 개인화된 관측 시간 추천 서비스가 구현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천문업계에서는 정밀 계산 기술을 바탕으로 한 공공 천문 데이터가 디지털 서비스 산업과 융합될 여지가 크다고 본다. 한 천문 분야 전문가는 천문 데이터가 관광, 안전, 에너지, 위치기반 서비스 등과 연결되면서 고부가가치 데이터 자산으로 활용될 여지가 커지고 있다며 공공 연구기관과 민간 IT 기업 간 데이터 연계 체계가 마련되는 시점이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는 정밀 천문 정보가 디지털 플랫폼에 얼마나 폭넓게 녹아들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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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천문연구원#일출시각#생활천문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