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전틱 AI 표준 다진다…카카오 MCP 공모전 가동
에이전틱 AI로 불리는 자율형 인공지능 기술을 둘러싼 표준 경쟁이 가속하는 가운데 카카오가 개발자 생태계 선점에 나섰다. AI 모델이 외부 데이터와 도구를 활용하는 방식을 표준화한 MCP 기반 개방형 플랫폼을 앞세워 개발자 참여를 끌어내고, 이를 통해 카카오 서비스 전반에 확장 가능한 에이전틱 AI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MCP를 중심으로 한 도구·서비스 연동 표준이 향후 국내 AI 서비스 구조를 좌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카카오는 19일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 기반 MCP 개발 공모전 MCP Player 10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MCP는 모델 컨텍스트 프로토콜의 약자로, AI 모델이 외부 데이터베이스나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도구와 통신하는 방식을 표준화한 규약이다. 하나의 AI 서비스 안에서 여러 외부 기능을 호출해 복합 작업을 처리할 수 있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는 7월 MCP를 기반으로 한 개방형 플랫폼 PlayMCP를 베타 서비스로 공개했다. PlayMCP는 AI 모델이 활용할 수 있는 MCP 서버를 모아두는 허브 역할을 하며, 최근에는 이용자가 등록된 도구를 직접 분류하고 관리할 수 있는 도구함 기능을 추가하며 확장성을 높였다. 특히 이번 공모전을 통해 PlayMCP에 탑재될 MCP 서버 종류를 다양화하고, 실제 사용 시나리오에 최적화된 도메인 특화 도구를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MCP 구조에서 서버는 특정 기능을 담당하는 모듈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기업 업무용 일정 관리, 도메인별 데이터베이스 검색, 사내 시스템 연동 등 각각을 하나의 MCP 서버로 설계해 놓으면, AI 모델은 통일된 MCP 규약을 통해 필요한 서버를 선택적으로 호출해 작업을 처리하게 된다. 기존 방식처럼 서비스마다 별도 API 연동 로직을 구현할 필요가 줄어들어, AI 도입 기업과 개발자 모두에게 통합 개발 환경을 제공하는 효과가 있다.
이번 MCP Player 10 공모전은 PlayMCP를 기반으로 새로운 MCP 서버를 설계하고 구현하는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개발자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내년 1월 18일까지 PlayMCP 공식 웹사이트에 MCP 서버를 업로드해 응모할 수 있다. 카카오는 제출된 서버의 창의성, 사용자 편의성, 기술적 안정성 등을 종합 검토해 내년 2월 3일 최종 수상자를 발표할 계획이다.
최종 선발된 10명의 개발자에게는 총 2100만 원 규모의 개발 지원금이 지급된다. 1등부터 3등까지는 카카오페이 포인트로 차등 지원금을 제공하고, 추가 수상자에게도 개발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재원을 배분한다. 카카오는 수상 개발자들을 대상으로 서비스 협업과 마케팅 지원 기회를 제공해, 공모전에서 나온 MCP 서버가 실제 카카오 서비스나 외부 파트너 서비스에 연동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에이전틱 AI는 사용자의 지시를 단순 수행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목표를 세분화하고 여러 도구를 조합해 작업을 완수하는 AI를 뜻한다. 이 구조에서 MCP는 AI 에이전트가 활용할 수 있는 도구 상자를 표준화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여러 기업이 만든 MCP 서버가 하나의 플랫폼에서 호환될 경우, 개발자는 단일 인터페이스만 학습해도 다양한 비즈니스 도구를 AI에 연결할 수 있어 생산성 향상이 기대된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 역시 유사한 개념의 에이전트 프레임워크와 도구 연동 표준을 앞세워 생태계를 구축하는 흐름이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AI가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직접 연동되는 환경이 빠르게 확산하며, 표준 프로토콜을 선점한 플랫폼이 에이전틱 AI 허브로 자리 잡는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의 PlayMCP가 MCP 표준 확산을 전면에 내세운 사례로, 향후 다른 클라우드 사업자나 스타트업들의 참여 여부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카카오의 이번 공모전이 에이전틱 AI용 도구 생태계 형성 속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바라본다.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MCP 서버가 얼마나 확보되고, 이들 서버가 카카오 서비스와 외부 파트너 시스템에 어느 수준까지 통합되는지가 관건이다. 산업계는 MCP 기반 에이전틱 AI 생태계가 국내 AI 서비스 구조의 전환점을 만들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