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소비자물가 오르는데 생산자물가 하락”…중국(China), 엇갈린 물가 흐름에 경기 우려 확산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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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시각 기준 10일, 중국(China) 베이징(Beijing)에서 발표된 물가 지표가 소비자와 생산 부문의 상반된 흐름을 드러내며 중국 경기의 복합적 신호를 보여주고 있다. 소비자물가는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수요 회복 기대를 키우는 가운데, 생산자물가는 더 깊은 하락세에 빠져 deflation(디플레이션) 우려가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0.7% 상승해 10월 0.2%에서 오름폭이 확대됐다. 2024년 3월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로,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와 동일한 수준이다. 국가통계국은 이로써 중국 소비자물가가 두 달 연속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 11월 소비자물가 0.7%↑…8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
중국 11월 소비자물가 0.7%↑…8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

당국은 최근 과잉생산 억제를 겨냥한 각종 정책 조치가 생산 활동과 재고 조정을 유도하면서, 내수 진작 정책과 맞물려 소비 부문 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CPI 상승폭이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이라기보다 디플레이션 국면에서 점진적으로 벗어나려는 초기 단계라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생산자 측 가격 흐름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년 동월 대비 2.2% 하락해 전월보다 하락 폭이 커졌다고 국가통계국은 전했다. 시장 전망치였던 마이너스 2.0%를 밑도는 부진한 수치로, 공장 출고가가 계속 낮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가통계국은 소비자물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생산자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중국 내 수요 구조와 산업 전반의 가격 압력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내수 소비가 일부 회복 조짐을 보이는 반면, 제조업과 중간재 부문에서는 공급 과잉과 수요 부진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국제 금융시장은 중국의 CPI 반등을 디플레이션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신호로 보면서도, PPI의 깊은 마이너스가 글로벌 교역과 수출 가격 전략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다. 주요 외신들은 중국의 과잉생산 억제 정책이 생산 구조 재편을 압박하는 동시에, 수요 측면에서 충분한 회복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성장 둔화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전문가들은 CPI와 PPI 간 괴리가 지속될 경우 중국 정부가 추가적인 내수 진작과 산업 구조조정 정책을 병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향후 수개월 동안 물가 흐름이 안정적 회복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생산자 물가 부진이 소비 부문에도 부담을 줄지에 따라 중국 경기 향방과 글로벌 물가 환경에 미칠 영향이 달라질 전망이다. 국제사회는 이번 발표가 중국의 경기 부양 전략과 무역정책 조정에 어떤 변화를 동반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도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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