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바이오프린팅 4등급 허가”…티앤알바이오팹, 기술 상용화 기대에 19% 급등
3D 바이오프린팅 기반 의료기기 허가와 정부 연구개발(R&D) 기대 성과가 동시에 부각되며 코스닥 상장사 티앤알바이오팹 주가가 급등했다. 단기 과열 논란 속에서도 인체 조직 재생 기술의 상업화 기대가 커지며 개인 투자자 중심의 매수세가 쏠리고 있다. 향후 실적 개선과 추가 인허가가 실제로 이어질지에 시장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10일 코스닥 시장에서 티앤알바이오팹은 전 거래일보다 19.38% 오른 3,080원에 거래를 마쳤다. 거래량은 595만 주를 넘어 직전 거래일 대비 급증했고, 시가총액은 1,412억 원 수준으로 코스닥 620위에 올랐다. 3D 프린팅 기반 인공지지체 신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최고 등급인 4등급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가 재평가 움직임이 강해졌다는 평가다.
![[분석] 3D 프린팅으로 인체 조직 만든다… 티앤알바이오팹, 식약처 4등급 허가에 19% 폭등](https://mdaily.cdn.presscon.ai/prod/129/images/20251210/1765352806056_278218545.jpg)
주가는 지난달 1,200원대에서 바닥을 다진 후 한 달여 만에 3,000원 선을 돌파하며 약 150%에 이르는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최근 5거래일 중 4거래일이 상승 마감이었고, 2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한 이후 이격도를 키우며 랠리를 이어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 차익 실현 부담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모멘텀이 작용하면서 기술적 과열보다 재료의 힘이 두드러진 흐름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수급을 보면 개인 투자자가 사실상 주가를 이끄는 양상이다. 키움증권과 신한투자증권 등 주요 개인 투자자 창구를 중심으로 매수와 매도가 활발히 오가며 치열한 손바뀜이 이뤄졌다. 지난 12월 1일 외국인 투자자가 58만 주가량을 대량 매도하며 차익을 실현했지만, 이후 개인의 대기 매수세가 이를 흡수하면서 주가 하방을 지지했다. 업종 내 외국인 지분율은 3.04%로 낮은 편이어서 향후 외국인 수급 유입 시 추가 주가 탄력성을 기대하는 시각도 존재한다.
티앤알바이오팹은 3D 바이오프린팅과 인체 조직 재생 소재를 주력으로 하는 바이오 기업이다. 알테오젠, 에이비엘바이오 등 시가총액 조 단위 대형 바이오 기업과 비교하면 체급은 작지만, 3D 바이오프린팅이라는 특화 영역에서 차별화된 기술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장주식수는 약 4,585만 주로 유동성이 풍부해 수급에 따라 단기 변동성이 크게 확대될 수 있는 구조다.
재무구조는 아직 성장통 국면에 머물러 있다. 2024년 결산 기준 영업이익은 약 133억 원 적자가 예상되며, 최근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 중이다. 부채비율은 2022년 93% 수준에서 2024년 306%까지 치솟아 재무 건전성 관리가 과제로 떠올랐다. 매출액은 50억 원 안팎에 머무르고 있어 현 시점 실적만으로는 주가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장은 현재 실적보다는 기술 이전, 의료기기 매출 본격화 가능성에 밸류에이션 초점을 맞추는 모습이다.
이번 급등의 결정적 촉매는 3D 프린팅 융복합 의료기기 ‘애드덤’의 허가다. 애드덤은 3D 프린팅으로 제작한 폴리카프로락톤(PCL) 지지체 위에 실제 인체 유래 세포외기질(ECM)을 코팅한 제품으로, 조직 재생을 돕는 생물학적 기능을 결합한 4등급 의료기기다. 기술적 난도가 높고 인허가 기준이 엄격한 분야에서 식약처 허가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연구실 수준에 머물렀던 기술이 실제 의료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단계로 올라섰다는 상징성이 부각된다.
정부 차원의 R&D 인정도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티앤알바이오팹의 기술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선정한 2025년 산업기술 R&D 기대성과 10선에 포함됐다. 바이오프린팅 기반 인체 조직 재생 기술을 차세대 국가 핵심 기술 후보군으로 보는 공식 평가가 더해지면서 중장기 성장 스토리에 대한 신뢰를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회사 블리스팩 인수를 통한 화장품 사업 진출 역시 바이오 기업 특유의 실적 변동성을 보완할 수 있는 현금창출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동종 바이오 기기 업체와 비교하면 수익성에서는 뒤처지지만 기술 독창성이 프리미엄 요인으로 꼽힌다. 영업이익률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적자 기조 탓에 의미 있는 비교가 어렵지만, 3D 오가노이드 및 바이오프린팅 기술 역량은 국내외에서 경쟁사가 많지 않은 영역이라는 평가다. 다만 펩트론, 알테오젠처럼 확실한 기술수출 이력과 구체적인 매출 실적이 쌓이기 전까지는 밸류에이션이 수급에 크게 좌우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향후 주가 흐름은 애드덤의 실제 매출 발생 시점과 해외 인허가 진척도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3,000원 선 안착 여부가 중요 지지선으로 거론된다. 이 가격대를 지키면 투자심리 개선과 함께 직전 고점 돌파 시도가 재개될 수 있는 반면, 급등 피로 누적으로 2,500원 선을 하회할 경우 조정 폭이 커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중장기적으로는 블리스팩과의 사업 시너지가 실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2025년 상반기가 주가 레벨 업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세가 실적 기반이 아닌 기대감 기반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바이오 섹터 특성상 허가 이슈 해소 후 재료 소진에 따른 주가 급락 위험이 상존하고, 부채비율 상승과 영업 적자 지속은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 이슈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 리스크로 거론된다. 시장에서는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의 무리한 추격 매수보다는 조정 시 분할 매수 등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향후 티앤알바이오팹 주가 방향성은 애드덤의 상업적 성과와 추가 기술이전 여부가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