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값 온스당 4,220달러 돌파…연준 금리 인하 기대에 국내외 시세 괴리 확대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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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시세가 연준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와 달러 약세 흐름을 재흡수하며 온스당 4,220달러를 넘었다. 12월 1일 오전 9시 기준 국제 금시세 국내기준가는 748,997원, 같은 시각 한국거래소 금 1돈 시세는 750,488원으로 집계되며 국내 금값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하 기대와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맞물리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시 금으로 쏠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향후 연준 통화정책 방향과 환율, 국내 수급에 따라 금값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에 시장의 이목이 모이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 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국내 금값은 전일 대비 0.6 퍼센트 하락했지만, 11월 28일 시세 745,838원과 비교하면 4,650원, 0.6 퍼센트 오른 수준이다. 최근 7일간 721,875원에서 750,488원 사이에서 움직이며 상향 압력이 뚜렷했고, 1주일 평균 대비 13,468원 1.8 퍼센트, 30일 평균 대비 21,511원 3.0 퍼센트 높은 가격대다. 1년 최고가 851,250원보다는 100,763원, 11.8 퍼센트 낮지만, 최저가 421,875원과 비교하면 77.9 퍼센트 오른 상태여서 중장기 상승 사이클이 유지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분석] 연준 금리 인하 기대·달러 약세 속 국내외 금값 괴리 확대(금값시세)
[분석] 연준 금리 인하 기대·달러 약세 속 국내외 금값 괴리 확대(금값시세)

글로벌 시장에서는 연준의 완화 기조 복귀 가능성이 금값을 떠받치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트레이딩 이코노믹스 자료에 따르면 12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80 퍼센트 이상 반영되면서 국제 금값은 4개월 연속 상승했다. 실질금리 하락과 달러 약세가 이어지며 금의 상대적 매력이 강화된 가운데, 국제 시세는 11월 말 이후 4,000달러 위를 안정적으로 지키는 흐름이다. 일부 연준 인사들이 낮은 이자율 선호를 간접적으로 언급한 점도 시장의 기대를 키우는 배경으로 거론된다.

 

중앙은행들의 매입 수요도 구조적인 지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10월 한 달 동안 신흥국 중앙은행들이 약 87톤을 순매수한 이후 실물시장의 타이트한 수급 구조가 부각됐고, 11월 말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가를 재차 시험하는 과정에서도 이 같은 매입 수요와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 자금 재유입이 촉매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긴장, 미중 갈등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상존하며 안전자산 선호가 지속돼 금값의 하방을 제한하는 모습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이른바 김치 프리미엄으로 불리는 국내외 금값 괴리가 다시 확대되는 양상이다. 글로벌 가격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도 국내 시세가 환율, 내수 수요, 투자 심리 영향으로 상대적으로 빠르게 움직이는 구조가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12월 1일 오전 원달러 환율은 1,467원으로 전일 대비 3.6원 내렸지만, 국내 금값은 최근 1주일 기준으로 상방 압력이 더 강하게 형성됐다. 달러 환산 가격과 실물 수급이 어긋날 때 나타나는 전형적인 국내 특유 가격 괴리 현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와 중동 등 일부 시장에서도 자국 통화 약세로 소비자 금값이 고점 부근에 묶이는 사례가 관찰되고 있어, 한국도 유사한 흐름을 보인다는 분석이다.

 

기술적 측면에서 국제 금값은 3,900달러에서 4,200달러 구간을 핵심 지지와 저항선으로 두고 매수세와 차익 실현이 공존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10월 급등 과정에서 과열됐던 포지션이 조정을 거치며 11월 초 변동성이 커졌고, 이후 4,000달러 선이 1차 지지로 작용하며 11월 후반 반등을 이끄는 패턴이 확인됐다. 단기적으로는 연준의 12월 회의 결과와 미국 생산자물가지수, 소매판매 등 주요 지표 발표, 그리고 달러 흐름에 따라 4,130달러에서 4,245달러 사이에서 등락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향후 국내 금값 흐름을 가늠하기 위해선 국제 시세 방향과 원달러 환율, 국내 프리미엄 수준을 동시에 점검해야 한다는 조언이 제시된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실제로 어느 시점부터, 어느 폭으로 금리를 인하할지와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이 현재 추세를 유지할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될지 등을 주요 변수로 주목하고 있다. 아울러 국제 시세가 조정을 받더라도 환율과 프리미엄 영향으로 국내 가격이 다른 궤적을 보일 수 있는 만큼, 투자자들은 향후 통화정책 회의 일정과 미국 경제 지표, 투자 심리 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국과 시장 참가자들은 금리와 물가, 환율 흐름에 따라 금 시장 변동성이 추가 확대될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전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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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값#연준#한국거래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