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스피 급락장 속 7 상승 마감” 신영와코루, 강남 부동산 재평가에 품절주 랠리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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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지수가 약세를 보인 12월 15일 신영와코루 주가가 정반대 흐름을 연출했다. 강남 서초권 부동산 개발 기대와 자산가치 재평가, 품절주 특유의 수급 쏠림 현상이 겹치며 주가가 급등했고, 투자자들은 본업 실적보다 숨겨진 자산 가치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향후 서초권 개발 진행 속도와 지배구조 변화가 주가 향방을 가를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5일 신영와코루는 전 거래일보다 7.17 상승한 18,530원에 마감했다. 장중 한때 22,45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고, 상승률은 21를 넘어섰다. 거래량은 112만 주를 돌파해 평소 대비 수십 배 수준으로 폭증했으며, 상장주식수가 900만 주에 못 미치는 점이 부각되며 강한 시세 탄력을 뒷받침했다.

신영와코루[00580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신영와코루[005800] 최근 1주일 주가 추이 (출처: 네이버증권)

주가 흐름을 보면 지난달 말까지 15,000원 안팎의 박스권에서 횡보하던 종목이 최근 3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바닥권 탈출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이날 종가는 5일선과 20일선을 동시에 상향 돌파하며 단기 추세 전환 신호를 보였다. 장중에는 코스피 낙폭 확대와 차익 실현 매물이 겹치며 상단에서 일부 눌렸지만, 종가 기준으로는 신고가 랠리를 이어갔다.

 

이번 급등의 배경에는 서초구 잠원동 일대와 서울 고속버스터미널 복합개발 계획 등 이른바 서초 벨트 개발 이슈가 자리한다. 신영와코루는 강남 핵심 입지에 알짜 부동산을 보유한 기업으로, 시장에서는 대표적인 자산주로 분류해 왔다. 개발 청사진이 구체화되면서 장부가보다 훨씬 낮은 현재 시가총액이 다시 조명됐고, 자산 가치 회귀에 베팅하는 매수세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수급 측면에서도 변화가 두드러진다. 최근까지 매도 우위를 보이던 외국인은 12월 11일부터 3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돌아서며 물량을 적극적으로 담고 있다. 반면 기관은 이날 하루에만 30억 원 안팎을 순매도하며 단기 차익 실현에 나섰다. 유통 물량이 적은 품절주 특성상 적은 자금으로도 주가 변동폭이 커지기 쉬운데, 이번 거래량 급증은 매수·매도 주체 간 손바뀜이 집중됐음을 보여준다.

 

밸류에이션 지표는 자산 대비 저평가 구간에 머무르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코스피 858위인 신영와코루의 PBR은 약 0.22배로, 영원무역이나 F앤에프 같은 대형 섬유·패션주에 견줘도 절대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다만 ROE는 1~2 수준에 그쳐 자본 효율성은 업종 평균을 하회하고 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외국인 지분율은 26.38 수준으로 회사 규모 대비 꾸준한 수급 기반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실적 측면에서는 턴어라운드 신호가 관측된다. 3분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4.2 증가했고, 지배주주 순이익은 같은 기간 188.86 급증하며 흑자 기조를 강화했다. 부채비율은 9 수준으로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가깝고, 유보율은 7,500를 웃도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장에서는 풍부한 현금성과 보유 부동산 덕분에 현재 0.2배 수준의 PBR이 청산 가치에도 못 미치는 과도한 저평가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지배구조 변화 역시 투자 포인트로 거론된다. 지난 7월 최대주주가 이성원 대표로 변경되며 3세 경영 체제가 공식화됐다. 업계에서는 이 시점을 기점으로 보수적이었던 경영 기조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승계 이후에는 상속세 재원 마련과 지분 방어를 위해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비핵심 자산 매각 등 주주환원 정책이 강화되는 사례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단기 주가 전망을 두고는 경계와 기대가 교차한다. 이날 형성된 긴 윗꼬리 캔들은 2만 원대 초반 구간에서 매물 부담이 만만치 않음을 시사한다. 시장에서는 17,000원 선이 단기 지지선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여부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가격대를 지켜낸다면 서초권 개발 이슈와 자산 활용 계획을 모멘텀으로 추가 상승 여지도 남아 있지만, 이탈 시에는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품절주 특성에 대한 리스크 관리도 주문한다. 유통 주식수가 적은 종목은 상승 국면에서 탄력이 뛰어나지만, 하락 국면에서는 매도 물량을 받아줄 수급이 부족해 급락으로 이어질 소지가 상존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현재 상승이 본업의 구조적 성장보다는 부동산 등 자산 가치와 개발 기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관련 이슈가 약화되거나 투자 심리가 식을 경우 거래량 위축과 함께 소외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향후 신영와코루 주가 흐름은 서초권 개발 계획의 구체화 정도와 3세 경영 체제 하에서의 자산 활용 전략, 주주환원 정책에 따라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내년 정기 주주총회와 배당 정책 발표 등 주요 이벤트를 통해 회사의 방향성이 드러날지 주시하는 분위기다.

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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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와코루#서초개발#품절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