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코칩 상한가 29.98% 급등…삼성전기 전고체 배터리·AI 인프라 수혜 기대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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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칩 주가가 전고체 배터리와 AI 인프라 수혜 기대에 힘입어 상한가를 기록했다. 최근 한 달간 이어진 강한 상승세가 12월 들어 거래량 폭증과 함께 가속화되면서 개인투자자를 중심으로 수급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기와의 긴밀한 협력 관계와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맞물린 구조적 수혜 가능성을 주목하면서도 단기 급등에 따른 변동성 확대 우려를 동시에 제기하고 있다.

 

KRX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3일 장중 기준 코스닥 상장사 코칩 주가는 18,210원을 기록하며 전 거래일 대비 29.98% 급등했다. 최근 한 달 동안 9천 원대 박스권을 유지하던 주가가 1만 8천 원대까지 수직 상승하면서 기술적 흐름도 뚜렷이 바뀌었다. 12월 들어 거래량이 급증하며 5일, 20일, 60일 이동평균선을 모두 강하게 상향 돌파했고, 지난 9월 이후 약 6개월간 이어진 하락 추세선도 완전히 벗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특징주 분석] 삼성전기 전고체 양산 및 AI 인프라 수혜… 코칩(Cochip) 2차전지주 수급 탄력 강화
[특징주 분석] 삼성전기 전고체 양산 및 AI 인프라 수혜… 코칩(Cochip) 2차전지주 수급 탄력 강화

시장에서는 삼성전기와 연계된 전고체 배터리와 MLCC 공급망 수혜가 코칩 주가를 견인한 핵심 요인으로 보고 있다. 코칩은 삼성전기와 32년 이상 MLCC 유통 파트너십을 이어온 가운데, 삼성전기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웨어러블용 초소형 전고체 배터리 양산 계획을 구체화하면서 유력 공급망 파트너로 부각됐다. 삼성전기가 2026년 상반기 전고체 배터리 양산을 추진함에 따라 코칩이 보유한 칩셀카본 등 초소형 슈퍼커패시터 기술이 차세대 2차전지 시장으로 확장될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글로벌 AI 인프라 투자도 투자 심리에 불을 붙였다. 오픈AI와 오라클, 삼성전자로 이어지는 이른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700조 원 규모로 거론되는 대규모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논의가 구체화되면서, AI 데이터센터에 필수적인 고용량 MLCC와 에너지 저장 장치 수요가 폭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코칩이 이 밸류체인에 포함되며 단순 유통업체가 아닌 기술 수혜주로 재평가를 받는 흐름이다.

 

수급 측면에서는 개인 매수세가 주가를 밀어 올리고 있다. 외국인은 11월 말까지 집중적인 매수 우위를 보였지만 12월 1일 8,171주, 2일 2,900주를 순매도하며 일부 차익을 실현했다. 기관 역시 11월 27일 2,817주 순매수 이후 소폭 매도세가 이어졌다. 다만 12월 들어 거래량이 크게 늘어난 데 비해 외국인과 기관의 이탈 규모는 제한적이며, 개인 중심의 강한 매수세가 상한가를 지지하는 구조가 나타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칩은 시가총액 1,548억 원 수준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기준 568위에 해당하는 중형주다. 상장주식수는 약 850만 주로 유통 물량이 비교적 적어 수급에 따른 가격 변동 폭이 크다. 같은 2차전지 업종 내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등 대형 셀 메이커들이 전기차 수요 둔화 여파로 조정 국면을 겪는 것과 달리, 코칩은 전고체 배터리와 AI 인프라라는 신규 성장 동력에 힘입어 업종 평균을 크게 웃도는 등락률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지분율은 1.81% 수준으로 삼성SDI의 24.34% 대비 크게 낮다. 시장에서는 향후 외국인 수급 유입이 확대될 경우 시가총액 대비 유통 물량이 가벼운 구조상 주가 탄력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현재 코칩의 주가수익비율 PER은 43.67배로 업종 평균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투자업계에서는 AI와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성장 모멘텀이 선반영된 결과로 해석하면서, 삼성전자와 LG에너지솔루루션 등 국내 대표 AI·2차전지 수혜주의 밸류체인과 연동된 테마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재무 지표를 보면 단기 이익 성장성은 둔화되지만 재무건전성은 빠르게 개선되는 흐름이다. 코칩의 2024년 예상 매출액은 334억 원, 영업이익은 29억 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수익성 둔화가 전망된다. 그럼에도 부채비율은 2023년 63.55%에서 2024년 17.43%로 크게 낮아졌고, 당좌비율은 256.82%에 달해 유동성 리스크는 미미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무차입에 가까운 재무 구조 덕분에 고금리 환경에서도 금융비용 부담이 크지 않고, 신사업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사업 포트폴리오 측면에서는 웨어러블과 온디바이스 AI 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주목된다. 스마트워치, 무선 이어폰 등 초소형 전자기기의 고성능화로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를 대체할 전고체 배터리와 슈퍼커패시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국면에서 코칩이 보유한 초소형 에너지 저장 기술이 산업 전환기에 부합한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코칩이 AI 데이터센터와 웨어러블, 초소형 2차전지라는 세 가지 모멘텀을 동시에 확보한 점을 차별화 요소로 꼽고 있다.

 

경영진의 지분 변동도 투자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최근 임직원 보상 목적의 자사주 처분이 있었지만, 동시에 일부 주요 임원이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확대한 사실이 공시되면서 회사 중장기 성장성에 대한 내부 자신감이 시장에 전달됐다는 해석이다.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내부 매수 신호가 상승세를 뒷받침하는 촉매로 작용한 셈이다.

 

다만 시가총액이 1,500억 원대에 불과한 중형주라는 점에서 변동성 리스크는 상존한다. 유통 물량이 적은 구조상 특정 테마 이슈에 따라 수급이 한쪽으로 쏠릴 경우 주가가 과도하게 움직일 수 있으며, 외국인과 기관의 대규모 수급이 단기간 집중될 경우 가격이 급등락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의견과 목표주가에 대한 애널리스트 컨센서스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도 투자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소다.

 

단기적으로는 상한가 가격대인 18,210원 부근에서의 매수 잔량 유지 여부가 중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 가격대를 지지선으로 안착할 경우 신고가 경신 시도가 이어질 수 있고, 1만 8,000원 선을 기준으로 오버슈팅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제시된다. 반대로 단기 차익 실현 매물이 늘어나 1만 6,000원 선을 하향 이탈할 경우 단기 조정 국면이 심화될 수 있어 리스크 관리 필요성이 강조된다.

 

중장기 관점에서는 두 가지 실적 모멘텀이 핵심 변곡점으로 거론된다. 첫째는 삼성전기의 전고체 배터리 양산이 2026년 상반기에 계획대로 진행되는지 여부, 둘째는 AI 데이터센터향 MLCC와 에너지 저장 장치 수주 확대가 코칩의 실적 숫자로 언제부터 본격 반영되는지다. 글로벌 AI 투자 속도가 조절되거나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일정이 지연될 경우 현재 주가에 선반영된 기대가 조정될 수 있으며, 상한가 이후 변동성이 극대화될 가능성에도 유의해야 한다.

 

시장에서는 코칩을 스타게이트 밸류체인과 초소형 2차전지 테마의 교집합에 위치한 종목으로 분류하며 관심을 키우고 있다. 다만 단기 급등 구간에 진입한 만큼 투자자들은 기술적 과열 신호와 특정 테마 의존도가 높은 사업 구조를 함께 감안해 대응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증시 전반에서는 AI 인프라와 차세대 배터리가 앞으로도 핵심 투자 테마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 속에, 코칩의 향후 실적과 수급 흐름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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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칩#삼성전기#전고체배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