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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포인트에서 기적”…음보코, 리바키나 꺾고 결승→오사카와 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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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치포인트에서 기적”…음보코, 리바키나 꺾고 결승→오사카와 격돌 예고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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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공기가 조금씩 가라앉던 몬트리올 센터코트 위, 음보코의 손끝은 승부의 방향을 끝내 바꿔놓았다. 2시간 46분의 혈투. 관중의 함성도, 코칭 스태프의 표정도 그저 숨죽인 채 지켜볼 수밖에 없던 매치포인트 순간, 18세 빅토리아 음보코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결국 위기의 고비마다 되찾은 공격 리듬이 승부를 갈랐다.

 

음보코는 7일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여자프로테니스투어(WTA) 옴니엄 뱅크 내셔널 단식 준결승에서 2022년 윔블던 챔피언 엘레나 리바키나에 맞서 2-1(1-6 7-5 7-6<7-4>) 역전승을 일궈냈다. 경기 초반 1세트를 1-6으로 내주면서도 2세트에서 7-5로 반격, 흐름을 되살렸다. 마지막 3세트는 치열한 접전 끝에 타이브레이크(7-4)로 결판났다. 매치포인트 위기에서 뽑아낸 공격, 불안하고 조였던 표정이 환희로 바뀌는 순간, 스탠드는 뜨거운 박수로 가득 찼다.

“매치포인트 위기 극복”…음보코, 오사카와 내셔널뱅크오픈 결승 격돌 / 연합뉴스
“매치포인트 위기 극복”…음보코, 오사카와 내셔널뱅크오픈 결승 격돌 / 연합뉴스

통계에서도 음보코는 의지를 증명했다. 네트 플레이와 서브 리턴 정확도 모두에서 리바키나와 대등한 수치를 기록하며, 세트당 평균 랠리 횟수 21개에 버금가는 집중력이 눈에 띄었다. 이번 대회에서 333위로 출발한 세계 랭킹도 결승 진출로 30위권 진입을 눈앞에 두게 됐다.

 

반면, 결승 상대는 4대 메이저 챔피언이자 복귀 후 새 역사를 써가는 오사카 나오미다. 오사카는 같은 날 4강전에서 클라라 타우손을 2-0(6-2 7-6<9-7>)으로 꺾었다. 2023년 7월 딸 출산 후 다시 코트로 돌아선 오사카는 올해 1월 ASB 클래식에서 준우승, 5월 프랑스 생말로 WTA125 우승을 거뒀다. 그러나 투어 이상급 대회 정상에는 아직 오르지 못했다.

 

이번 결승은 음보코에게 생애 첫 투어 우승의 기회이자, 오사카에게는 출산 후 처음으로 투어 이상급 정상에 도전하는 무대다. 팬들의 기대와 긴장, 그리고 각 선수의 새로운 역사는 이미 시작됐다.

 

경기의 마지막을 지켜본 관중들은 한동안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꿈과 도전, 기적과 복귀가 교차하는 올 시즌 내셔널뱅크오픈 결승. 최신 결과와 생생한 현장 분위기는 여자프로테니스 투어 공식 중계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문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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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보코#오사카#리바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