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한 잔 말아주세요 스토브서 출시 K노벨 도전장
비주얼 노벨 장르가 플랫폼 전략의 주요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스마일게이트가 운영하는 게임 플랫폼 스토브가 테일즈샵과 손잡고 스토리 중심 신작을 선보이며 서사형 게임 수요 공략에 나섰다. 감성 스토리텔링과 경영 시뮬레이션 요소를 결합한 이번 작품은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비주류였던 비주얼 노벨 시장의 저변 확대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업계는 스토브의 행보를 스토리 지식재산 확보 경쟁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스마일게이트스토브는 23일 비주얼 노벨 개발사 테일즈샵의 신작 사랑 한 잔 말아주세요를 자사 플랫폼에 정식 출시했다. 이번 작품은 기적의 분식집과 썸썸 편의점으로 이어진 테일즈샵 스토어 유니버스 세계관을 잇는 후속작으로, 동일한 세계관 안에서 새로운 인물과 사건을 풀어내는 확장 모델을 택했다.

사랑 한 잔 말아주세요는 현대 무협 세계관을 도입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무림과 일반 사회가 공존하는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무림 고수를 꿈꾸던 주인공이 우연한 계기로 술집 바텐더가 돼 생계를 꾸려가는 과정을 그린다. 이야기의 중심축은 손님에게 칵테일을 만들고 대화를 나누는 일상 장면으로 구성되며, 선택지에 따라 인간관계와 스토리 분기가 달라지는 전통 비주얼 노벨 구조를 따른다.
테일즈샵 특유의 감성 스토리텔링과 캐릭터 서사가 전면에 배치된 점도 특징이다. 이용자는 손님의 사연에 맞춘 칵테일을 제공하고, 대화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호감도와 관계가 변화한다. 개발사는 술 한 잔과 대화가 단순 연출 요소를 넘어 캐릭터 성장과 무공 수련, 삶의 전환을 동시에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여기에 경영 시뮬레이션 요소가 가미됐다. 가게 운영 전략과 메뉴 구성, 손님 응대 방식이 수익 구조와 스토리 전개에 영향을 주도록 설계해 기존 텍스트 중심 노벨 게임보다 상호작용성을 높였다. 무협과 로맨스를 결합한 장르 혼합, 국화 매듭 노리개 같은 한국적 소품 활용 등도 K비주얼 노벨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수익 모델 측면에서는 본편과 시즌 패스를 동시에 선보이며 라이브 서비스 구조를 채택했다. 시즌 패스에는 내년 7월까지 순차 제공될 캐릭터 서비스 팩 등 다운로드 가능 콘텐츠 다섯 종이 포함돼, 스토리와 캐릭터를 장기적으로 확장하는 방식이다. 개발 비중이 큰 서사형 게임에서 초기 일괄 판매에 그치지 않고, 추가 에피소드와 코멘터리 등 부가 콘텐츠로 수명을 늘리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유료 패키지 전략에서 굿즈와 연계된 팬덤 마케팅도 병행한다. 출시 초기에는 본편 5퍼센트, 시즌 패스 10퍼센트 할인과 함께 국화 매듭 노리개 아크릴 키링 실물 굿즈를 제공한다. 본편과 시즌 패스를 모두 구매한 이용자에게는 사랑잔 추첨 이벤트 참여 기회도 주어진다. 단순 디지털 판매를 넘어 굿즈 결합 상품으로 소비자 체류 시간을 늘리는 방식이다.
게임 플랫폼 경쟁 측면에서 스토브의 이번 행보는 스토리 중심 지식재산 확보 경쟁의 일환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플랫폼에서 인디 비주얼 노벨이 꾸준히 성장해 온 가운데, 국내 플랫폼이 한국 개발사와 독점 혹은 우선 공개 계약을 확대해 자체 라인업을 차별화하려는 흐름과 맞닿는다.
업계에서는 테일즈샵이 구축해 온 스토어 유니버스가 추가 작품으로 얼마나 탄탄한 세계관과 팬층을 확장할지 주목하고 있다. 서사형 지식재산은 웹툰,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으로의 2차 확장이 용이해 플랫폼 입장에서도 중장기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산업계는 이번 신작이 K비주얼 노벨이라는 브랜드를 대중 시장으로 넓힐 수 있을지, 그리고 스토브의 스토리 중심 라인업 강화 전략이 실제 이용자 유입으로 이어질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