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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마켓 재편”…AWS, 마켓플레이스 전면 개편으로 조달 혁신 노린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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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도입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조달 방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 AWS 가 AI 전용 탐색 기능과 패키지형 상품, 맞춤형 가격 제안 도구를 더해 자사 마켓플레이스를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기업이 AI 솔루션을 고르고, 가격을 협상하고, 실제 배포하는 전 과정을 하나의 창구에서 처리하도록 만들어 디지털 전환 속도를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복잡한 소프트웨어 구매 체계를 단순화하려는 이번 개편이 클라우드 생태계 경쟁의 새로운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AWS는 현지시각 1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한 연례 행사 리인벤트에서 AWS 마켓플레이스에 에이전트 모드, 익스프레스 프라이빗 오퍼, 멀티 프로덕트 솔루션 등 신규 기능을 공식 발표했다. 올해 초 도입한 AI 에이전트와 도구 전용 검색 기능에 더해, 탐색과 비교, 가격 제안, 구매와 배포까지 이어지는 전체 흐름을 하나의 사용자 경험으로 묶은 것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기업이 필요한 AI 기반 제품을 이전보다 더 정확하고 빠르게 도입해 시장 출시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이전트 모드는 소프트웨어 탐색과 비교를 대화형으로 전환한 기능이다. 사용자는 AWS 마켓플레이스 웹사이트나 MCP 모델 콘텍스트 프로토콜 을 지원하는 AI 애플리케이션에서 자연어로 요구 조건을 입력해 관련 솔루션을 추천받을 수 있다. 여기에 추가 질문을 덧붙이거나 내부 문서를 업로드해 조건을 세밀하게 좁혀가면, 시스템이 요구 사항에 맞춰 동적으로 갱신되는 비교 표를 생성해 여러 솔루션을 나란히 검토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최종적으로는 곧바로 결제 절차에 진입하거나, 내부 의사결정용 맞춤 구매 제안서를 자동 생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익스프레스 프라이빗 오퍼는 가격 협상 과정을 자동화한 기능이다. 파트너사가 사전에 설정한 조건에 따라 AWS 마켓플레이스가 고객 자격을 자동으로 검증한 뒤 몇 분 안에 맞춤 가격 제안을 제시하는 구조다. 루바 보르노 AWS 글로벌 스페셜리스트 및 파트너 담당 부사장은 이 기능을 통해 판매자는 다양한 가격 옵션을 손쉽게 구성·제안할 수 있고, 영업 조직은 반복적인 견적 업무 대신 전략적 거래에 집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수작업 이메일과 개별 협상이 필요했던 절차를 플랫폼 안으로 흡수함으로써 AI SaaS 조달의 마찰 비용을 줄이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멀티 프로덕트 솔루션은 여러 제품과 서비스를 하나의 패키지로 판매하는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SaaS, AI 에이전트, 파트너사의 전문 서비스 등을 하나의 솔루션으로 묶어 단일 창구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사용자는 개별 제품을 각각 검토해 조합하는 대신, 특정 업무 목적이나 산업군에 맞춰 미리 구성된 패키지를 선택하는 방식으로 도입 시간을 줄일 수 있다. 현재 AWS 마켓플레이스에는 엑센츄어와 엘라스틱, 프레시디오와 지스케일러, 딜로이트와 아마존 커넥트 등 다양한 파트너 조합이 포함된 60개 이상의 멀티 프로덕트 솔루션이 등록돼 있다.

 

배포 단계도 속도전이 핵심이다. AWS는 마켓플레이스를 통한 솔루션 도입 시 전통적인 방식 대비 약 30퍼센트 빠르게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를 위해 SaaS 퀵 런치 기능을 통해 구독 이후 초기 설정과 배포 과정을 표준화했고, 데이터브릭스와 크라우드스트라이크를 위한 가이드 기반 설정 기능을 제공해 복잡한 환경 구성을 자동화했다. IAM 임시 위임 기능을 새로 도입해 파트너사가 고객 계정에 연동되는 제품을 초기 구축하고 관리하는 과정도 간소화했다.

 

AI 에이전트와 전문 서비스 활용이 늘어나면서 요금 체계도 유연하게 조정됐다. AWS 마켓플레이스는 시간·재료비 기반, 마일스톤 기반, 성과 기반 등 다양한 결제 모델을 허용해 프로젝트 특성에 맞는 비용 구조를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AI 에이전트와 도구에는 계약형 과금과 사용량 기반 과금이 모두 지원돼, 파일럿 프로젝트에서 대규모 운영 단계로 전환되는 과정에서도 비용 관리 방식을 단계적으로 바꿀 수 있다. AWS는 파트너 입장에서는 신규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가격 전략 폭이 넓어지고, 고객은 실제 업무 패턴에 맞는 지불 모델을 택해 도입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이미 AI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이 자사 마켓플레이스와 AI 스튜디오 중심으로 개발사와 고객을 묶어내는 전략을 펴는 가운데, AWS는 AI 솔루션 조달 과정의 마찰을 줄이는 방향으로 차별화를 시도하는 모습이다. 특히 대화형 검색, 자동 견적, 패키지형 솔루션, 퀵 런치가 결합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는 벤더 탐색에서 실제 가동까지 이어지는 전체 도입 주기를 단축할 수 있는 구조가 마련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AI가 단일 제품 경쟁을 넘어, 어떤 플랫폼이 더 빠르고 안전하게 솔루션을 조합해 제공하느냐의 경쟁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고 보고 있다. 복잡한 조달·계약·배포 절차를 단일 환경에서 처리하는 AWS 마켓플레이스의 이번 개편이 실제 현장에서 얼마나 활용될지, 그리고 다른 클라우드 사업자들의 마켓플레이스 전략을 어떻게 자극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산업계는 새로운 기능들이 기업 고객의 의사결정 구조와 보안·규정 준수 요구에 맞춰 안착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정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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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마켓플레이스#aws#ai에이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