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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WS동맹 앞세워 미국 질주”…메가존, 3000억 매출 도전 시동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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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관리서비스 사업자 메가존클라우드가 북미 시장에서 공격적인 성장을 예고했다. 미국 법인을 중심으로 내년 매출 3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내걸고, 아마존웹서비스와의 글로벌 파트너십과 생성형 인공지능 전문 역량을 전면에 내세워 사업 확장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국 1세대 MSP가 미국 현지 기반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결합해 본격적인 탈(脫)로컬 전략에 나선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AWS 리인벤트 행사 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년 미국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행사에는 염동훈 메가존클라우드 대표와 함께 올해 미국 법인에 합류한 존 프로비던스 최고매출책임자, 스콧 웨버 최고기술책임자가 참석해 매출 목표와 고객 전략, 조직 운영 방침을 공유했다.  

염동훈 대표는 미국 C레벨 인선이 완료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존 프로비던스와 스콧 웨버는 이전 회사에서 조직을 키워 매각까지 이끌고, 이후 미국 대형 컨설팅 기업에서 비즈니스를 주도한 경험을 갖춘 인물로 소개됐다. 여기에 지난 7월 PwC 출신 밥 모어가 미국 법인 최고경영자로 합류하면서, 현지 사업을 이끌 핵심 리더십 라인업이 일단락됐다.  

 

메가존클라우드의 미국 행보는 AWS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이 핵심 기반이다. 메가존클라우드는 AWS가 한국에 공식 진출하기 전부터 AWS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해온 대표적인 1세대 MSP로, 설계부터 구축·운영까지 전 주기를 관리해온 경험을 쌓아왔다. 이번 리인벤트에서는 아시아태평양 및 일본 지역 올해의 컨설팅 파트너상과 공공부문 컨설팅 파트너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기술력과 시장 영향력을 재확인했다.  

 

AI 역량도 전면에 부각됐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올해 초 AWS 생성형 AI 컴피턴시를 확보한 데 이어, 에이전틱 AI 스페셜라이제이션까지 추가로 획득했다. 생성형 AI 컴피턴시는 대규모 언어 모델과 이미지·코드 생성 기술을 실제 기업 환경에 적용할 수 있는 검증된 역량을 의미하고, 에이전틱 AI는 사용자의 의도를 이해해 스스로 업무를 분해하고 실행하는 에이전트형 AI 구현 능력을 뜻한다. 두 인증을 동시에 갖춘 파트너는 아직 많지 않아, 미국 시장에서도 차별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염동훈 대표의 AWS 이력도 주목된다. 그는 AWS와 구글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약 30년 동안 활동해온 인물로, 특히 AWS 글로벌 파트너 조직을 이끌며 약 10만개 파트너 생태계를 총괄했다. 이 과정에서 파트너 기여 매출을 2배 이상 키운 경험을 인정받았다. 염 대표는 AWS가 파트너를 평가할 때 특정 국가 출신 여부보다 글로벌 레퍼런스를 중시한다며, 메가존클라우드가 한국을 넘어 여러 지역에서 성공 사례를 쌓아온 만큼 액센츄어나 딜로이트와 같은 관점에서 평가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 법인의 초기 사업 포지셔닝은 메가존클라우드가 강점을 가진 클라우드 이전, 데이터 현대화, AI·에이전트 개발에 맞춰졌다. 산업별로는 자동차와 제조업을 우선 공략하고, 이후 금융, 디지털 네이티브 기업, 게이밍, 리테일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한다는 구상이다. 그동안 현대자동차 등 한국 기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프로젝트가 주를 이뤘다면, 앞으로는 미국 로컬 고객 비중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미 현지 레퍼런스도 쌓기 시작했다. 염 대표는 새로운 리더십 합류 이후 미국 프로 스포츠 단체인 PGA투어와의 협업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또 이름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글로벌 운동·신발 브랜드와의 프로젝트도 곧 착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고객 구성이 향후 북미 시장에서의 레퍼런스 마케팅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입지 전략은 3개 거점 체계로 짜였다. 메가존클라우드는 어바인, 뉴욕, 달라스를 서부·동부·중부를 잇는 허브로 삼고 채용과 고객 발굴, 파트너십 확대를 병행한다. 어바인 사무실은 현대자동차 미국 법인과 협업하는 핵심 거점으로, 기존 한국 기반 팀이 이미 현지에 상주하며 스타트업과의 연계도 모색하고 있다.  

 

뉴욕은 미국 법인 본사 역할을 맡는다. 경영진이 위치해 있을 뿐 아니라, IT 수요가 높은 중견·신흥 기업이 밀집한 지역 특성상 신규 고객 발굴과 인력 확보에 유리하다는 판단이다. 텍사스 달라스는 운영 비용과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으면서도 IT 전환 수요가 높은 기업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중부 시장 확대를 위한 전략 거점으로 선정됐다.  

 

한국과 베트남 조직을 연계한 24시간 개발·운영 체계도 차별화 포인트로 제시됐다. 염 대표는 한국 본사의 약 2000명 인력과 베트남 조직 60명을 활용해 미국 프로젝트를 상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업무가 마무리되는 시간대에 한국과 베트남 팀이 즉시 이어받는 식으로, 시차를 활용해 개발과 운영을 멈추지 않는 구조를 구현한다는 설명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프로젝트 진행 속도와 대응성 측면에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대목으로 평가된다.  

 

메가존클라우드 미국 법인의 매출 목표는 공격적이다. 내년 3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으로, 이는 지난해 미국 법인 매출 약 291억원의 10배에 이르는 수치다. 단기간 내 매출을 10배 이상 키우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AWS 파트너 생태계 내 네트워크와 다양한 산업군을 아우르는 레퍼런스를 기반으로 달성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염 대표는 AWS에서 일하던 시절 구축한 미국 내 파트너 및 AWS 관계자 네트워크가 메가존클라우드 미국 법인의 성장에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지 리더십의 사업 개발 역량과 글로벌 인력 풀, 그리고 AWS와의 관계가 결합된다면 북미 MSP 시장에서 의미 있는 위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에서는 메가존클라우드의 이번 행보가 한국 MSP 기업의 미국 진출 모델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이 생성형 AI와 데이터 현대화 수요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실제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지에 시장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배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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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존클라우드#aws#미국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