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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SH치료제 DD01” 디앤디파마텍, JP모건서 임상데이터 공개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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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질환 치료 패러다임을 겨냥한 국산 혁신 신약 후보가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신약 개발 기업 디앤디파마텍이 내년 1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의 아시아태평양 트랙 발표 기업으로 선정됐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44회를 맞는 제약바이오 업계 최대 규모 행사로, 글로벌 제약사와 바이오벤처, 헬스케어 투자자가 한자리에 모여 유망 파이프라인과 기술이전, 공동개발 등을 논의하는 자리다. 업계에서는 이번 초청이 MASH 치료제 DD01의 상업적 잠재력을 검증받는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디앤디파마텍은 5일 자사 대사이상 관련 지방간염, 이른바 MASH 치료제 DD01의 중간 임상 데이터를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서 발표한다고 밝혔다. 발표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유망사를 조명하는 APAC 트랙 세션에 배정됐으며, 내년 1월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진행되는 공식 프로그램 중 하나로 편성됐다. 발표자로는 이슬기 대표이사가 나선다.

DD01은 디앤디파마텍이 자체 개발한 펩타이드 기반 장기 지속형 이중 작용제로, 체중조절·당대사에 관여하는 GLP1 수용체와 에너지 소비를 촉진하는 글루카곤 수용체를 동시에 겨냥하는 기전이다. GLP1 기반 비만·당뇨 치료제가 전 세계에서 급성장하는 가운데, 여기에 글루카곤 수용체 작용을 더해 지방간 감소와 체중감량을 동시에 겨냥한다는 전략이다. 회사 측은 이중 표적을 통해 지방 축적 감소 속도와 전신 대사 개선 효과를 기존 단일 표적 약물 대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디앤디파마텍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DD01의 MASH 2상 임상시험에서 올해 6월 12주차 1차 평가지표 결과를 먼저 공개했다. 당시 분석에서 DD01 투여군은 경쟁 후보물질 대비 빠른 간 지방조직 감소와 체중감소 효과를 보였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구체적인 수치는 이번에 추가로 확보된 24주차 데이터와 함께 JP모건 현장에서 투자자와 제약사를 대상으로 공유될 예정이다.

 

이번 발표에서는 12주에 이어 24주 투약을 마친 환자들을 포함한 중간 연구 성과가 소개된다. 중장기 데이터는 지방간 감소 효과의 유지 여부, 체중감량 속도와 안전성 프로파일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로 평가된다. 특히 MASH 치료제 개발에서 문제로 지적돼온 체중 재증가, 장기 투약 시 이상반응 발생 여부 등을 얼마나 통제했는지가 글로벌 빅파마의 관심사로 꼽힌다.

 

디앤디파마텍은 현재 전체 환자를 대상으로 48주 투약을 진행 중이다. 연내 전 대상자의 48주 투약을 종료한 뒤, 내년 5월경 조직생검 결과를 포함한 탑라인 데이터를 공개할 계획이다. 조직생검 기반 조직학적 평가는 지방간 감소뿐 아니라 간 섬유화 개선 정도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 향후 3상 설계와 허가 전략 수립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업계에서는 DD01이 조직학적 섬유화 개선까지 입증할 경우, MASH와 비만·당뇨를 함께 겨냥하는 차세대 대사질환 신약 후보로 포지셔닝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MASH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질환이 악화돼 간 염증과 섬유화가 동반되는 단계로, 아직 승인된 표준치료제가 없다. 비만·당뇨 인구 증가와 함께 잠재 환자군이 급증하고 있지만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가장 치열하게 개발 경쟁을 벌이는 분야 중 하나로 꼽힌다. GLP1 계열 약물이 비만 시장을 재편하고 있는 가운데, 간질환 개선 효과를 확실히 증명한 파이프라인은 아직 많지 않아 DD01과 같은 이중 작용제에 대한 투자자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다수의 MASH 신약 후보가 후기 단계 임상을 진행 중이다. 미국과 유럽 제약사들은 지방간 감소뿐만 아니라 간 섬유화와 심혈관계 안전성까지 포함하는 다중 지표에서의 효과를 입증하기 위해 복합기전 약물을 앞세우는 추세다. 이런 가운데 디앤디파마텍이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 공식 프로그램에 이름을 올린 것은, 국내 기업이 글로벌 경쟁 구도 안에서 기술이전 협상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회를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시장에서는 이번 발표가 디앤디파마텍의 기술이전 협상 구도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유망 파이프라인의 초기 조건 제시와 사전 논의를 위한 자리로 활용돼 왔기 때문에, DD01의 24주 데이터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의 반응이 향후 공동개발 또는 라이선스아웃 협상 속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도 있다.

 

이슬기 대표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해외 빅파마와의 접점을 넓히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DD01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의 관심이 한층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기술 이전 성과와 경쟁력 있는 임상 결과 확보를 위해 임상 설계 고도화와 파트너십 논의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산업계는 DD01이 조직학적 탑라인 결과까지 긍정적인 신호를 보여줄 경우, 국내 대사질환 신약 파이프라인 가치 재평가의 촉매가 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박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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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앤디파마텍#dd01#jp모건헬스케어컨퍼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