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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게임 만드는 청소년 축제…스마일게이트, 부산서 디지털 창작 확산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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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을 활용한 디지털 창작 교육이 청소년 현장으로 확산되고 있다. 게임 산업을 기반으로 한 AI 창작 프로그램을 통해 아이들이 직접 가상의 게임 세계를 설계하고 이미지를 만들어보는 시도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게임 기술을 교육 콘텐츠로 전환해 지역 청소년의 디지털 리터러시와 표현력을 키우는 사례로 보고, AI 활용 역량 격차를 줄이는 지역 거점 모델로 평가하는 시각도 제기된다.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는 지난달 29일 부산 이스포츠경기장 옐로 스페이스에서 청소년 대상 AI 창작 행사 드림 온 페스타 인 부산을 개최했다고 3일 밝혔다. 부산 지역아동센터 8개소에서 아동과 청소년, 교사 등 60여 명이 참여했으며, 인공지능을 활용해 게임 콘텐츠 이미지를 제작하는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텍스트를 바탕으로 이미지를 생성하는 AI 도구 등 게임 산업에서 활용되는 창작 기술을 교육용으로 재구성한 것이 특징으로 보인다. 참가 청소년들은 AI 기반 그래픽 생성 도구를 활용해 머릿속에 떠올린 가상의 게임 장면과 캐릭터를 설명 문장으로 입력하고, 이를 토대로 만들어진 이미지를 수정·보완하며 완성본을 만들어 보는 과정을 경험했다. 기존에 전문 디자이너와 고성능 장비가 필요했던 게임 아트 제작 과정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압축해 체험하도록 한 셈이다.

 

행사는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으로 주관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은 사회공헌 업무협약을 맺고 이스포츠경기장 장소 대관 등 직간접적인 지원을 제공했다. 이로써 지역 공공기관이 게임 기업 재단과 협력해 디지털 교육 인프라를 공유하는 구조를 만든 것으로 해석된다. 스마일게이트 창업재단 오렌지플래닛 동문사 툰스퀘어도 참여해 AI 기반 창작 특강과 실습형 교육 콘텐츠를 맡았다.

 

특강 연사로 나선 툰스퀘어 이호영 대표는 청소년들이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활용해 상상을 구체화할 수 있는 다양한 사용 예를 소개했다. 단순히 이미지를 찍어내는 수준을 넘어, 캐릭터 설정과 배경 스토리, 감정 표현 등 게임 콘텐츠의 핵심 요소를 어떻게 텍스트로 설명하고, 이를 바탕으로 AI 결과물을 단계적으로 다듬어 갈 수 있는지 사례 중심으로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통해 AI를 수동적인 도구가 아닌 협업 파트너로 인식하도록 돕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창작 워크숍에서는 참가 청소년들이 팀을 이루어 가상의 게임 콘셉트를 정한 뒤,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이용해 주요 장면과 캐릭터 이미지를 직접 제작했다. 각 팀은 자신들이 구상한 세계관을 글로 정리하고, AI가 생성한 이미지를 비교·선택하는 과정을 통해 표현하려는 방향성과 가장 가까운 결과물을 찾는 활동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같은 경험이 향후 게임, 애니메이션, 메타버스 등 디지털 콘텐츠 산업 전반에 필요한 기획·커뮤니케이션 능력을 키우는 훈련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이번 행사는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진행됐다는 점에서 디지털 격차 완화 측면의 의미도 거론된다. 고성능 컴퓨터와 상용 AI 툴에 대한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낮은 취약 계층 청소년에게 최신 창작 기술을 체험할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AI 활용 역량의 지역·계층 간 차이를 줄이는 교육 실험으로 평가될 여지가 있다. 특히 게임과 이스포츠에 친숙한 청소년들이 자연스럽게 AI 원리를 접할 수 있는 콘텐츠 구성은 참여 동기를 높이는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IT 업계에서는 이미 생성형 AI를 활용한 게임 개발과 사용자 참여형 콘텐츠 제작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해외 대형 게임사들은 내부 개발 효율화를 위해 AI 기반 아트·사운드 도구를 도입하고 있으며, 일부 플랫폼은 이용자가 직접 AI로 캐릭터와 맵을 생성해 공유하는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국내 기업이 청소년 단계에서부터 AI 창작 경험을 확장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국내 디지털 콘텐츠 산업의 인력 저변을 넓히는 투자로 연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사회공헌 측면에서는 AI 활용에 대한 윤리와 저작권 이해를 함께 다루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AI가 생성한 이미지의 저작권 처리, 데이터 학습 과정에서의 원저작자 권리, 편향된 표현 가능성 등에 대한 기본 교육이 병행돼야 실질적인 디지털 시민 역량이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도 실제 창작 과정에서의 책임 있는 활용과 협업 태도를 강조한 안내가 제공된 것으로 알려졌다.

 

권연주 스마일게이트 희망스튜디오 이사는 희망스튜디오는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확산하는 사회문제해결 플랫폼이라고 소개하며 지역사회 청소년이 자신의 관심사와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도록 많은 공공기관과 기업 파트너들이 희망스튜디오 플랫폼에 동참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산업계와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민관 협력형 AI 창작 프로그램이 지역 단위로 지속 확대될 경우, 디지털 인재 양성과 사회공헌을 결합한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배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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