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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폴딩 화면 수리비 논란”…삼성, 1회 반값 지원에도 부담 여전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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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플 폴딩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초고가 폴더블폰이 시장에 나오면서, 혁신 기술의 상징과 동시에 수리비 부담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주 국내에 먼저 선보인 갤럭시Z트라이폴드는 세계 최초 트라이폴드 상용 스마트폰으로, 완판 소식과 함께 프리미엄 수요를 확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동시에 내부 메인 디스플레이 파손 시 수리비가 판매가의 절반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며, 고가 디스플레이 기술의 유지 비용이 향후 폴더블 대중화의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5일 해외 IT 전문 매체 샘모바일 등 외신에 따르면 갤럭시Z트라이폴드의 내부 메인 디스플레이 교체 비용은 약 165만7500원에서 183만4500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출고가 359만400원인 점을 감안하면, 파손 시 화면 교체만으로 기기 가격의 절반 가까운 비용이 소요되는 셈이다. 외부 커버 디스플레이의 경우 13만7000원에서 22만6000원 사이로 예상돼 기존 폴더블폰과 유사한 수준으로 관측된다.

갤럭시Z트라이폴드는 지난 12일 국내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 직후 초도 물량이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359만원을 웃도는 가격에도 주요 삼성스토어 매장에는 이른 시간부터 대기 행렬이 생겼고, 온라인 판매처에서는 판매 시작 약 5분 만에 품절 안내가 나왔다. 프리미엄 가격에도 초기 반응이 나쁘지 않은 것은 세 번 접히는 트리플 폴딩 구조가 제공하는 새로운 사용 경험과 희소성이 초기 수요를 자극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초도 물량이 극도로 제한적이었던 점은 감안할 필요가 있다. 삼성전자가 공식 수량을 공개하지 않은 가운데, 해외 IT 팁스터 란즈크 등은 전국 주요 매장별 15대에서 30대 수준으로 총 700대 안팎이 공급된 것으로 추정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초까지 2500대에서 5000대, 이후에는 누적 약 1만대 수준까지 판매량을 단계적으로 늘리는 시나리오를 점치고 있다. 초기 판매량보다는 신기술 수용도와 시장 반응을 가늠하기 위한 시험대 성격이 강하다는 해석이다.

 

수리비 논란의 핵심은 트라이폴드만의 독특한 디스플레이 구조다. 외부 커버 화면은 6.5인치 크기로 별도의 접히는 부분이 없는 일반 패널이어서 기존 폴더블이나 바형 스마트폰과 생산·수리 구조가 크게 다르지 않다. 반면 내부 메인 디스플레이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 접히는 트리플 폴딩 구조에 초박형 유리와 다층 보호막, 복수의 힌지 모듈이 결합된 초정밀 부품으로, 제조 수율과 부품 단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 교체 시 전체 모듈을 통째로 갈아야 하는 구조가 유지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삼성전자가 올해 선보인 갤럭시Z폴드7의 메인 디스플레이 교체 비용이 76만4000원에서 91만2000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트라이폴드 내부 화면 수리비는 두 배 가까이 비싼 셈이다. Z폴드7 외부 커버 디스플레이는 12만6000원에서 21만3000원 사이로 추산되며, 이 구간은 트라이폴드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트라이폴드만의 차별점인 트리플 폴딩 구조가 수리비 상승의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하는 구조다.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고가 수리비에 대비하기 위해 주로 활용하는 파손 보장 서비스 삼성케어플러스에서도 트라이폴드가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 점은 소비자 부담을 키우는 변수로 꼽힌다. Z폴드7의 경우 삼성케어플러스 가입 시 메인 디스플레이 최대 자기부담금이 약 27만3600원, 커버 디스플레이는 6만3900원 수준으로 낮아진다. 폴더블 사용자는 디스플레이 파손 가능성을 감안해 이러한 보험성 서비스를 사실상 필수 옵션으로 선택해 왔다.

 

트라이폴드에는 이 같은 정규 파손 보장 서비스가 적용되지 않으면서, 사용자들은 메인 화면 파손 시 160만원을 훌쩍 넘는 비용을 온전히 부담해야 하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폴더블 기술 특성상 장기간 사용 과정에서 미세한 충격과 반복적인 폴딩으로 인한 내구성 문제가 언제든 표면화될 수 있는 만큼, 실제 파손 확률에 대한 불안감은 기존 바형 스마트폰보다 높게 형성되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초기 한정 고가 신제품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트라이폴드 구매자에게 별도 수리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기기 파손으로 디스플레이 수리가 발생할 경우 1회에 한해 수리비의 50퍼센트를 할인해 주겠다는 방침이다. 예상 최대치인 약 183만4500원을 기준으로 하면, 소비자는 약 90만원대 수준에 메인 디스플레이를 교체할 수 있게 된다. 일반 스마트폰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금액이지만, 트라이폴드 추정 원가와 구조 복잡성을 고려했을 때 제조사 차원의 일정 부분 비용 분담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트라이폴드를 대량 생산 전 단계의 실험적 플래그십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트리플 폴딩 기술이 현실적인 가격과 수리 생태계를 갖추기 위해서는 생산 수율 개선과 부품 모듈 구조 단순화가 필수적이라는 분석이다. 초기에는 수요층이 한정된 만큼 보험사와 연계한 별도 파손 보장 상품이나, 제조사 차원의 교체 비용 상한제 등 다양한 비용 완충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폴더블폰이 프리미엄 틈새 시장에서 점차 대중 시장으로 확장되는 과도기에 있다. 중국 제조사들은 듀얼 폴딩, 롤러블 등 폼팩터 실험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트리플 폴딩을 대량 상용화한 사례는 없다. 기술 경쟁이 구조 설계와 화면 크기 확장에 집중돼 온 만큼, 앞으로는 수리비와 보험, 보증 기간 등 사용 후 관리 영역까지 포함한 총소유비용 경쟁이 새로운 차별화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이동통신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이 대중 스마트폰으로 완전히 자리잡으려면 최초 구매 가격뿐 아니라 파손 시 부담까지 감당 가능한 수준으로 내려와야 한다며 트리플 폴딩 같은 초고가 신기술은 당분간 마니아 시장 중심으로 운영되겠지만, 제조사가 수리비와 보증 정책에서 어느 정도까지 책임을 나누느냐가 향후 수요 확대의 관건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산업계는 이번 트라이폴드의 수리 정책과 소비자 반응을 바탕으로 폴더블 혁신과 비용 부담 사이 균형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신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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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z트라이폴드#삼성전자#삼성케어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