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저평가, XRP는 기관 유입 독주”…가상자산 디커플링, 2026년 장세 재편 신호
2025년 연말을 앞둔 현지시각 기준 20일,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과 리플 XRP를 둘러싼 자금 흐름이 뚜렷이 갈리는 현상이 관측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네트워크 지표상 저평가 신호가 강화되는 가운데 장기 보유자의 축적이 이어지는 반면, 리플 XRP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기관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며 상반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서는 2026년 본격 상승장을 앞두고 주요 투자 주체들의 전략적 분화가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인 분석 플랫폼 코인오태그는 20일(현지시간) 보고서에서 “비트코인과 리플 XRP의 자금 흐름이 구조적으로 엇갈리는 디커플링이 진행 중”이라며 “비트코인은 온체인 지표 기준 저평가 국면이지만, 리플 XRP는 ETF를 매개로 한 기관 비중 확대가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활성 지갑 수, 온체인 전송량 등 주요 지표는 견조하지만 가격은 상대적으로 뒤처진 모습이다. 반면 XRP는 현물 ETF 상장 이후 북미와 유럽 소재 자산운용사를 중심으로 꾸준한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배경에는 양 자산의 성격과 규제·상품 환경 차이가 자리한다.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으로 불리며 장기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평가돼 왔고, 반감기를 전후해 대체로 강세장을 형성해 왔다. 2024년 반감기 이후 조정을 거친 2025년은 역사적으로 축적 구간과 맞물려 있어 중장기 투자자들이 매집에 나서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코인오태그는 “온체인상 장기 보유 물량 비중이 높아지면서 단기 투기 수요가 줄고, 가격 대비 펀더멘털 괴리가 커지는 저평가 구간이 형성됐다”고 해석했다.
리플 XRP의 경우 미국(USA)과 주요 규제권역에서 법적 불확실성이 줄어든 점이 ETF 시장 확대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가 뒤따른다. 리플 측이 오랜 기간 이어졌던 미국 금융당국과의 분쟁 과정에서 일부 법원 판결을 통해 토큰의 성격과 유통 구조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확보한 뒤, 유럽연합(EU)을 포함한 여러 관할에서 규제 리스크가 감소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이런 흐름이 북미와 유럽 ETF 운용사들의 상품 출시로 이어지면서, XRP를 결제·송금 인프라 자산으로 보는 중장기 자금이 ETF를 통해 유입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자금 흐름의 분화는 각국 정책 당국과 기관 투자자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과 유럽의 일부 연기금·대형 자산운용사는 여전히 비트코인을 핵심 디지털 자산으로 보면서도, 변동성 관리와 규제 명확성을 이유로 XRP ETF 등 알트코인 기반 상품의 비중을 소폭 늘리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아시아·호주 지역에서는 싱가포르(Singapore), 호주(Australia) 등을 중심으로 규제 친화적 관할을 택해 양 자산 모두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려는 헤지펀드·패밀리오피스의 행보가 관측된다.
국제 시장에서는 이런 디커플링을 2026년 이후 장세 재편의 전조로 해석하는 시각이 공존한다.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은 내부 노트를 통해 “비트코인은 여전히 디지털 자산 시장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지만, 규제가 정비된 특정 알트코인에 기관 유입이 집중되는 국면이 함께 전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경제 매체들도 비트코인의 온체인 저평가와 XRP ETF의 자금 흡수력을 병행 조명하며, “자산별 미시 구조가 다르게 움직이는 것이 가상자산 시장 성숙의 한 단면”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향후 전망과 관련해 코인오태그는 “2026년을 겨냥한 글로벌 자금의 포지셔닝이 이미 시작됐으며, 비트코인은 축적 구간을 거쳐 상장지수상품과 파생상품 시장을 통해 다시 한 번 레버리지 수요를 끌어들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동시에 “XRP는 ETF 및 국경 간 결제 인프라 연계 수요가 꾸준히 확대될 경우, 전통 금융권의 유입이 비트코인과 다른 궤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과 리플 XRP 사이의 디커플링이 미중 패권 경쟁, 각국 규제 정책, 국제 결제·송금 네트워크 재편 등 거시 요인과 맞물려 중장기적으로 더 뚜렷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자들이 2026년 이후 장세를 염두에 두고 자산별 역할을 재정의하는 가운데, 이번 자금 흐름의 변화가 향후 디지털 자산 시장 구조에 어떤 파장을 남길지 국제 사회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