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언더파 질주”…김지수, KLPGA 드림투어 5차전 제패→통산 3승 달성
차분하게 퍼팅 라인에 선 순간, 숨소리마저 조용해졌다. 전남 무안의 초여름 바람을 가르며 김지수의 손끝이 마지막 그린을 스쳤다. 박수 아래에서 터진 버디 한 방, 그 꾸준한 땀방울이 이날 트로피를 부여잡았다. 세 번째 우승, 숫자 이상의 의미가 그를 감싸는 저녁이었다.
김지수는 8일 전남 무안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드림투어 5차전 최종 2라운드에서 18홀 동안 버디 6개, 보기 2개로 4언더파 68타를 기록했다. 사흘 내내 이어진 마음의 진폭은 이틀 합계 9언더파 135타로 응답했다. 풍부한 샷 감각과 신중한 퍼트가 어우러진 김지수의 플레이가 그린 위와 페어웨이에서 번뜩였다.

압박 속에서도 중장거리 버디 퍼트가 연속으로 이어지면서 현장에는 감탄의 기류가 스며들었다. 잔잔한 침묵과 폭발적 환호가 공존했던 경기장은 김지수의 균형 잡힌 라운드, 흔들림 없는 집중력을 목도했다. 이서윤, 장은수, 허윤서가 7언더파 137타로 공동 2위에 올랐으나, 김지수의 마지막 승부처 집중력 앞에 승패의 간극은 또렷하게 벌어졌다.
이번 우승은 2019년 한세·휘닉스CC 드림투어 2차전, 영광CC 드림투어 15차전에 이은 김지수의 드림투어 통산 3승이다. 2020년부터 정규투어와 드림투어를 오가며 쌓아온 경험이 이날 라운드에 겹겹이 빛을 더했다. 경기 후 밝힌 “계속 도전하겠다”는 다짐에는, 승리에 안주하지 않는 단단함이 묻어났다.
이날 우승으로 김지수는 상금 1,050만원을 품으며, 올 시즌 랭킹 경쟁에서도 좀 더 확실한 우위를 점하게 됐다. 드림투어는 이제 새로운 경쟁 구도를 향해 달린다. 푸른 필드 위에서 다시 한 번 스윙을 가다듬는 김지수, 그 움직임에 또 다른 서사가 기대된다.
바람이 지나는 골프장의 저녁, 두 손에 걸려드는 묵직한 트로피와 함께 여운이 남는다. 땅 위의 흔들림을 다독이며, 김지수는 다음 라운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김지수가 주연이 된 이날의 승부는 프로골퍼의 성실한 하루를 기록한다. KLPGA 드림투어 5차전은 5월 8일 전남 무안에서 펼쳐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