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서치로 맛집 찾는다…식신, 검색 플랫폼 전면 개편
인공지능을 활용한 검색 기술이 외식 산업의 사용자 경험을 다시 쓰고 있다. 푸드테크 기업 식신이 자사 서비스 전면 개편을 통해 AI 기반 검색 플랫폼으로 변모하면서, 맛집 탐색 방식 자체가 검색 포털 중심에서 전문 AI 서치로 이동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단순 키워드 나열이 아닌 문맥 이해와 요약 기능을 결합해, 사용자가 일상 언어로 묻기만 하면 최적의 식당과 핵심 정보를 한 번에 얻는 구조로 설계했다는 점에서 플랫폼 경쟁의 새로운 변수로 거론된다.
식신은 29일 자사 서비스에 인공지능 기반 검색 기능을 적용하고, 서비스 콘셉트를 맛집 넥스트 서치 플랫폼으로 재편했다고 밝혔다. 핵심 변화는 첫 화면을 검색창 중심으로 구성하고 AI 서치 기능을 전면에 배치한 점이다. 사용자는 친구에게 말하듯 자연어로 질문을 던지면, 시스템이 의도와 맥락을 분석해 조건에 맞는 식당을 선별해준다. 식신은 기존 방식이 특정 단어가 얼마나 포함됐는지를 기준으로 결과를 보여줬다면, 이번 개편에서는 상황을 해석해 추천 목록을 구성하는 방향으로 알고리즘을 전환했다고 설명한다.

이번 개편의 기술적 특징은 세 가지 기능으로 요약된다. AI 서치는 자연어 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의 문장을 파싱해 위치 정보, 동행자 유형, 가격대, 분위기 같은 숨은 조건을 추출하고, 이를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매장 정보와 매칭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회사 회식 장소를 추천받고자 할 때 단순히 직장인 맛집이 아니라 인원 수, 예산, 접근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결과를 내놓는 형태다. 식신은 이 과정에서 단일 키워드 필터링보다 실제 방문 의사결정에 연관된 변수를 더 많이 반영하도록 고도화했다는 입장이다.
AI QnA 기능은 사용자의 추가 질문에 응답하는 대화형 인터페이스 역할을 한다. 매장까지의 거리, 주차 가능 여부, 예약 필요성, 영업 시간처럼 실제 방문 전에 가장 많이 묻는 정보를 중심으로 답변을 구성해, 리뷰를 일일이 읽지 않아도 핵심만 볼 수 있게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여기에 AI 하이라이트 기능이 더해져, 온라인에 흩어진 리뷰와 평점을 분석한 뒤 매장의 대표 메뉴, 장단점, 방문 팁을 요약본 형태로 제공한다. 방대한 이용자 생성 콘텐츠를 요약해 보여주는 생성형 AI 요약 기술을 결합한 셈이다.
시장 측면에서 보면 이번 개편은 맛집 검색의 중심축을 일반 지도·검색 서비스에서 전문 푸드테크 플랫폼으로 옮기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국내외 검색 플랫폼이 이미 AI 요약과 추천 기능을 강화하고 있지만, 식신은 오직 맛집 추천 한 영역에 특화된 데이터를 구축해왔다는 점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노리고 있다. 축적된 맛집 정보와 사용자의 실제 방문·리뷰 데이터를 AI 모델 학습에 활용할 경우, 대형 포털 대비 더 세밀한 취향 반영과 지역 특화 추천이 가능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에서는 이미 음식·외식 영역에서 AI 추천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미국과 유럽의 일부 서비스는 사용자의 과거 주문 데이터, 알레르기 정보, 이동 패턴 등을 통합해 개별화된 레스토랑 추천과 메뉴 추천을 제공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지도 기반 검색과 리뷰 기반 랭킹이 주류였던 만큼, 자연어 기반 질의와 AI 요약을 전면에 내세운 맛집 전문 검색 플랫폼은 아직 초기 단계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식신의 행보가 향후 대형 플랫폼과의 제휴 혹은 경쟁 구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하고 있다.
규제와 제도 측면에서는 직접적인 인허가 대상 기술은 아니지만, 데이터 활용과 알고리즘 투명성이 중장기 관전 포인트로 거론된다. AI 추천 결과가 특정 매장을 편향적으로 노출하거나, 광고와 추천 간 경계가 불분명해질 경우 공정 경쟁 논란이 제기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위치 정보와 방문 이력 등 민감한 이용자 데이터가 추천 정밀도를 높이는 데 활용될수록, 개인정보 보호와 이용자 동의 절차를 얼마나 명확히 설계하느냐가 푸드테크 서비스의 신뢰도에 직결될 수밖에 없다.
식신은 이번 개편을 통해 맛집 탐색 패턴 자체를 바꾸겠다는 목표를 드러냈다. 안병익 식신 대표는 이번 개편이 단순 기능 업데이트가 아니라 사용자의 탐색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려는 시도라고 강조하며, 맛집 추천에 집중해온 만큼 상황과 맥락에 맞는 식당 검색에서는 가장 좋은 답을 제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AI 서치를 앞세운 식신의 전략이 실제 사용자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며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푸드테크 분야에서 AI 기반 특화 검색 플랫폼 모델이 확산될지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