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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 11월 수출 선전”…전체 판매 소폭 증가→내수 부진 속 전략 조정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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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가 11월 글로벌 판매 실적에서 수출 증가에 힘입어 간신히 플러스 성장의 곡선을 그렸다. 전기차 보조금 소진으로 국내 시장에서의 발걸음은 무거워졌지만, 내연기관과 전동화 모델이 조화를 이룬 수출 포트폴리오가 감소분을 상쇄한 구조가 드러났다. 내수 침체와 수출 선전이 교차하는 양극화 흐름 속에서, 금융 프로그램과 제품 믹스를 앞세운 판매 전략 재정비가 KG모빌리티의 당면 과제로 부상한 상황으로 해석된다.

 

KG모빌리티는 11월 한 달 동안 국내외 시장에서 총 8천971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국내 판매가 3천121대로 5.7% 줄어든 반면, 해외 판매는 5천850대로 5.6% 늘어나며 전체 수량을 끌어올렸다. 숫자만 놓고 보면 성장 폭은 크지 않지만, 내수 부진 심화 국면에서도 수출이 방파제 역할을 하며 전체 실적을 지탱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KG모빌리티 11월 수출 선전”…전체 판매 소폭 증가→내수 부진 속 전략 조정
KG모빌리티 11월 수출 선전”…전체 판매 소폭 증가→내수 부진 속 전략 조정

국내 시장에서는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소진되며 무쏘EV의 판매 속도가 급격히 둔화된 점이 가장 큰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 무쏘EV는 11월 219대 판매에 그치며 KG모빌리티의 전동화 전략 전개에 부담을 남겼다. 국내 전기차 수요가 보조금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구조가 다시 한 번 확인됐고, 완성차 업체 입장에서는 연간 예산 소진 시점에 따른 분기별 판매 편차를 어떻게 완화할 것인지가 중요한 경영 과제로 제기된 셈이다.

 

해외 시장에서는 전통 강자인 코란도와 토레스 계열이 고른 수요를 확보하며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란도는 1천163대가 수출되며 여전히 브랜드의 기반 모델 역할을 했고,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 토레스는 801대를 기록해 KG모빌리티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전동화 모델 토레스EVX가 853대로 이름값을 하며 수출 포트폴리오 내에서 전기차 비중을 조금씩 키워 가고 있고, 티볼리 역시 680대의 수출 실적으로 소형 SUV 수요를 충족시켰다. 내연기관과 전기차, 소형과 중형 SUV가 균형을 이룬 구성이 수출 실적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구조로 분석된다.

 

KG모빌리티가 수출 시장에서 의미 있는 회복세를 보이는 배경에는 신흥시장 중심의 SUV 수요 확대와,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이 높게 평가되는 제품 포지셔닝이 맞물린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는 과정에서, 합리적 가격대의 내연기관 SUV 수요가 일정 부분 유지되고 있으며, 토레스와 코란도 등이 바로 그 수요에 대응하는 모델로 기능하고 있다. 동시에 토레스EVX와 같은 전기 SUV가 수출 물량을 조금씩 늘려 가며, KG모빌리티가 내연기관 중심 브랜드에서 점진적으로 전동화 비중을 높여 가는 과도기를 보여주고 있다.

 

내수 시장 대응과 관련해 KG모빌리티는 금융 프로그램을 통한 수요 방어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회사는 국내 최고 수준의 중고차 잔존 가치를 보장한다고 내세운 슬림페이 플랜 할부 프로그램을 통해 고객 혜택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초기 구매 부담을 줄이고, 향후 잔존 가치에 대한 불확실성을 완화해 SUV 구매를 망설이는 소비자의 심리를 자극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보조금 공백으로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시장 환경에서, 금융 상품과 잔존 가치 보장 프로그램은 보조금 의존도를 낮추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KG모빌리티가 11월에 보여준 수출 호조와 내수 부진의 대비를, 국내 SUV 수요 구조 변화와 전기차 정책 환경의 영향을 동시에 반영한 결과로 보고 있다. 전동화 전환 속도, 보조금 제도 개편, 중고차 가치에 대한 소비자 인식 변화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완성차 기업의 전략은 차종 구성뿐 아니라 금융, 애프터마켓, 중고차 가치 관리까지 확장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내수에서는 금융 프로그램과 SUV 라인업 재정비로 수요를 방어하고, 해외에서는 코란도와 토레스, 토레스EVX를 축으로 한 SUV 수출 확대에 집중하는 투트랙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관건은 내수 전기차 수요를 좌우하는 보조금 정책의 흐름과,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SUV 수출 수요가 어느 수준까지 유지될 수 있는가에 모아진다. KG모빌리티의 11월 실적은 수출 경쟁력이 일정 수준 공고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는 동시에, 내수 전동화 전략에서 정책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과제를 동시에 제시한 사례로 평가된다.

서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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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g모빌리티#무쏘ev#토레스ev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