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체인 속도 연중 최고치”…리플XRP, 고래 재유입 속 디파이 확대 기대와 경고 공존
현지시각 기준 12월 4일, 가상자산 전문 매체 크립토폴리탄(Cryptopolitan)은 리플 XRP(엑스알피)의 온체인 속도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고 전했다. 최근 몇 달간 소매 투자 심리 위축으로 침체 국면이 이어진 가운데, 네트워크 활동이 다시 활기를 띠며 시장의 시선이 리플 생태계로 재집중되는 흐름이다. 이번 변화는 가격 박스권, 미결제약정 증가, 거래소 보유량 감소, 고래 재유입, 신규 디파이(DeFi) 활용처 부상 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보도에 따르면 리플 XRP의 온체인 속도는 12월 2일을 기점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온체인 속도 증가는 토큰의 이동 빈도와 손바뀜 강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네트워크 상에서의 거래·전송 활동이 활발해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가격은 최근 좁은 박스권에서 등락을 이어가다 2.17달러 선까지 회복한 상태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도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이 저점이었던 12억 3000만 달러에서 13억 9000만 달러로 늘어나면서 향후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거래소 내 유통 물량 변화도 주목된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세계 최대 거래소 중 하나인 바이낸스(Binance)의 리플 XRP 보유량은 지난 두 달 간 30억 개에서 26억 개로 감소했다. 통상적으로 중앙화 거래소 보유량 감소는 투자자들이 코인을 외부 지갑으로 이동시키며 장기 보유에 나서는 신호로 해석되며, 즉각적인 매도 압력이 완화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이 같은 조치는 주변 가상자산에도 심리적 파장을 미치고 있어, 일부 알트코인 투자자들도 보유 전략을 재점검하는 분위기다.
온체인 활성화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고래(대량 보유자)들의 재진입과 신규 유동성 스테이킹 플랫폼 ‘파이어라이트(Firelight)’의 등장 등이 거론된다. 데이터 분석 결과, 특정 일자 기준 신규 지갑들이 하루 만에 약 7700만 개의 리플 XRP를 매수한 정황이 포착됐다. 이는 대규모 자산을 보유한 고래들이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 구간에서 물량을 다시 모으고 있음을 시사한다. 2025년 한 해 동안 소매 투자자들이 고점부근에서 매수한 물량을 떠안으며 손실 구간에 머무르는 동안, 일부 고래들은 조정을 이용해 재매집에 나서는 양상이 부각되고 있다.
리플 생태계 내 디파이 활용처 확대도 온체인 활동을 자극한 요인으로 꼽힌다. 파이어라이트는 플레어 네트워크(Flare Network)를 기반으로 리플 XRP에 유동성 스테이킹(Liquid Staking) 기능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토큰 보유자가 자산을 예치해 스테이킹 보상을 받는 동시에 파생 토큰을 활용해 추가 디파이 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러한 구조는 리플 XRP의 활용도를 높이고 수요를 견인하며, 네트워크 상 거래와 자산 이동을 촉진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 메사리(Messari) 데이터에 따르면 리플 XRP의 시장 점유율(Mindshare)도 최근 22% 상승해, 투자자 인식 차원에서의 존재감이 다시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외신이 제시한 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무조건적인 가격 상승 기대를 앞세우기에는 리스크 요인이 적지 않다. 우선 온체인 속도 증가는 토큰이 얼마나 자주 이동하고 거래되는지 보여줄 뿐, 매수세와 매도세 중 어느 쪽이 우위에 있는지를 직접적으로 증명하지 않는다. 거래 회전율이 높아졌다는 사실만으로 수급 불균형이 매수 쪽으로 기울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지표 해석의 한계는 다른 대형 가상자산에서도 반복적으로 나타난 바 있다.
리플 레저(XRPL) 생태계의 디파이 규모가 여전히 제한적인 점도 구조적 제약으로 거론된다. 보도자료는 XRPL의 디파이 총 예치 자산(TVL)이 약 7300만 달러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는 이더리움(Ethereum), 솔라나(Solana) 등 주요 스마트콘트랙트 기반 체인과 비교할 때 현저히 낮은 수치로, 리플 생태계 확장 속도가 경쟁 체인 대비 더딘 편이라는 평가로 이어진다. 디파이 TVL 격차는 개발자 유입, 신규 프로토콜 출시, 크로스체인 연계 등에서도 리플이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유동성 스테이킹 구조에 내재된 위험성도 경고 신호로 제기된다. 유동성 스테이킹은 예치된 원자산을 담보로 파생 토큰을 발행해 추가 수익을 노리는 구조인 만큼, 담보 가치가 급락할 경우 연쇄적인 청산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고레버리지 전략과 결합할 경우 가격 급변 시 담보 부족이 빠르게 현실화될 수 있어, 단순 스테이킹이나 현물 보유 대비 높은 위험을 내포한다. 국제 금융 당국과 규제 기관들도 유동성 스테이킹과 유사한 레버리지형 디파이 상품에 대해 투자자 보호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해 왔다.
연중 내내 소매 투자자와 고래 간 포지션 차이가 뚜렷했던 점도 향후 가격 흐름의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소매 투자자들은 높은 가격 구간에서 매수에 나섰다가 조정 국면에서 손실을 본 반면, 일부 고래들은 조정 이후 다시 물량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런 구조는 가격이 재차 상승할 경우 소매 투자자의 차익 실현 욕구와 고래의 매도 전략이 동시에 작동해 상승 탄력을 제약할 수 있다는 관측과, 반대로 고래 중심의 매집이 장기적 상승 에너지를 축적한다는 시각이 맞서는 대목이다.
국제 가상자산 시장 전반에서도 리플 XRP의 움직임은 알트코인 섹터의 위험 선호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USA) 통화정책, 글로벌 유동성 환경, 규제 리스크 등 거시 변수에 따라 디지털 자산에 유입되는 자금 규모가 좌우되는 만큼, 리플의 온체인 회복세가 다른 주요 코인으로 확산될지 여부가 관심사다. 일부 시장 참여자들은 리플의 온체인 지표 개선을 알트코인 전반의 위험자산 선호 심리 회복 신호로 해석하는 반면, 규제와 금리 변수에 따라 언제든지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갈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리플 XRP의 시세 흐름이 두 가지 축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본다. 첫째는 파이어라이트를 포함한 유동성 스테이킹 서비스가 실제로 어느 정도 수요를 확보하며 생태계에 안착하는지 여부다. 디파이 내 활용처가 늘어나야 온체인 속도와 거래 회전율이 지속적으로 유지되면서 안정적인 수요 기반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둘째는 글로벌 거시경제 환경 변화에 따른 시장 전반의 유동성 공급 지속성이다. 미국과 유럽의 통화정책 기조, 규제당국의 디지털 자산 정책 방향, 기관투자가의 참여 확대 여부 등이 모두 리플 시장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국제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리플 XRP의 온체인 활력이 단기적인 기술적 반등에 그칠지, 아니면 장기적 생태계 성장의 전조가 될지에 대한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온체인 지표 개선과 고래 재유입이라는 긍정적 신호 속에서도 디파이 확장 속도, 규제 리스크, 유동성 스테이킹 구조의 취약성 등 복합적인 변수가 상존하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은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와 함께 추세의 지속 가능성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국제사회는 이번 온체인 회복세가 실질적인 생태계 성장으로 이어질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