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애머릿지 16 상승 마감"…트럼프 마리화나 완화 수혜에 CB 오버행 불안도 공존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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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머릿지 주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마리화나 규제 완화 지시 소식에 반응하며 급등했다. 단기 모멘텀은 강하게 형성됐지만, 최근 이뤄진 전환사채 전환가액 하향 조정으로 잠재적 매도 물량이 크게 늘어난 점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단기 테마 장세에 편승하기보다 오버행 리스크와 펀더멘털을 함께 점검해야 한다는 신중론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애머릿지는 18일 정규장에서 전 거래일보다 16.02 상승한 775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 초반부터 매수세가 몰리며 장중 상한가를 위협하는 등 변동성이 확대됐고, 거래대금도 평소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파악된다. 시장 참가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마리화나 규제 완화를 지시했다는 소식이 관련주 전반의 투자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애머릿지는 마리화나 관련 사업과 연계된 사업 구조를 보유한 종목으로 분류되며, 해당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단기적인 수급 쏠림이 반복돼 왔다. 이날도 같은 테마군 종목들이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개인 투자자 중심의 매수세가 유입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트럼프발 호재가 국내 상장사의 실적과 얼마나 직접적으로 연결될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시각도 적지 않다.

 

특히 최근 회사가 보유한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이 하향 조정된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환가 하향 조정, 이른바 리픽싱이 이뤄지면 같은 채권으로 더 많은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어, 일정 시점 이후 시장에 대량의 신규 물량이 출회될 가능성이 커진다. 업계에서는 애머릿지의 경우 리픽싱이 반영되면서 최대 약 370만 주 안팎의 오버행 물량이 잠재적으로 대기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증권가 관계자들은 단기적인 가격 급등 이후 대규모 전환 물량이 실제 시장에 쏟아질 경우 주가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통상 CB 투자자들은 전환 시점에 따라 차익 실현을 우선 고려하는 경우가 많아,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난 상태에서 일반 투자자들의 매수 여력이 부족해지면 변동성이 행보로 전환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상승이 구조적인 실적 개선 신호인지, 아니면 해외 정치 이슈에 따른 일시적인 테마 장세인지에 대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한 중소형주 애널리스트는 마리화나 규제 완화 이슈가 실제로 사업에 반영되기까지는 정책 구체화 과정과 제도적 정비가 필요하다며 단기 뉴스에 주가가 과도하게 앞서갈 경우 조정 위험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애머릿지의 과거 주가 흐름을 보면 유사한 테마성 이슈가 등장할 때마다 단기간 급등 이후 되돌림이 반복된 바 있다. 실적과 재무 구조 개선이 뚜렷이 확인되기 전까지는 변동성 확대 구간에서 보수적인 접근이 요구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최근 리픽싱에 따른 희석 부담과 오버행 우려를 감안해, 추격 매수보다는 지분 구조와 재무 상황 점검을 우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향후 주가 흐름은 트럼프 행정부의 마리화나 정책 구체화 수준, 회사의 실제 사업 성과, 전환사채 물량 소화 속도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관련 정책의 실질적인 진전과 함께 애머릿지 자체의 실적 개선 여부를 확인하려는 관망세가 일부 확대되고 있다.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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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머릿지#트럼프#전환사채